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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위기의 서민'

물가·금리등 줄줄이 인상… 서민들 한숨만
“아파도 그냥 참자” 병원·약국도 발길 줄어

고유가 충격이 물가 폭등과 금리 인상으로 확대되면서 서민들이 허리를 졸라매고 있고, 이러한 소비침체가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고통으로 가중되는 등 서민경제가 본격적인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계속 오르는 등 한국 경제의 스테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어 서민들의 어려움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물가 오르고 대출 금리 오르고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네 = 회사원 최모(38)씨는 다달이 빠져나가는 대출이자만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지난해 초 내 집 마련의 기쁨도 잠시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대출 금리를 보면 집을 다시 팔아야 하는지 고민이 앞선다.

최 씨는 “당시에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마련해야 하는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최근 대출금리가 계속 상승하면서 다달이 내야 하는 대출이자도 10만원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출 이자에 물가 폭등까지 한 달 열심히 일해서 월급을 타도 남는게 없다”며 “이제 더이상 졸라맬 허리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중 금리가 본격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서민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 지표금리인 5년만기 국고채금리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지난 2002년 이후 최고치인 6%대를 넘나들고 있고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적용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5.6%를 육박하고 있다.

시장금리가 이처럼 상승하자 은행들도 속속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수원화성축협은 지난 21일부터 일반대출 기준금리를 기존 8.54%에서 8.69%로 인상했다.

수원화성축협 관계자는 “최근 계속되는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리스크 관리 위원회의 금리 변경안 의견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소비심리위축, 먹는 것은 물론 아픈 것도 줄인다 = 최근 계속되는 물가폭등과 대출금리 인상이 서민가계의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서민들의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22일 오후 4시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이곳에서 채소를 판매하고 있는 김모(54)씨는 산더미같이 쌓아놓은 마늘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오늘 하루 종일 마늘 두 포대밖에 못 팔았다”며 “예전 이 시간이면 팔 물건이 없어서 장사를 접어야 하는데 요즘은 손님이 없어서 물건만 쌓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 먹는 가게들이 장사가 안되니깐 물건을 사러 오지 않는다”며 “도매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서민들의 소비심리 위축은 영세자영업자들에게 큰 타격으로 돌아왔다.

수원시 인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48)씨는 “작년에 비해 매출이 20%정도 줄었다”며 “비싼 메뉴는 물론이고 가장 저렴한 백반메뉴도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비침체는 먹거리 뿐 아니라 병원에서도 나타나 서민들의 생활 전반에 대한 지출을 모두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상돈씨는 “지난해보다 약을 지으러 오는 고객들이 10%가량 줄었다”며 “최근 경기가 좋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아픈 것도 참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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