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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나는 한국문화 체험

주부교실 수원시지회 결혼이민자 대상 프로그램
청국장·떡·전 등 한국음식 만들기 수업 큰 호응

“조청을 소금물에 푼 다음에 메주가루랑 고춧가루를 넣으면 고추장이 된대요”

베트남, 중국, 파키스탄, 몽골 등 각국 아줌마들이 곱게 앞치마를 둘러메고, 매운 눈을 비비며 ‘보리 고추장’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요리전문가의 강의를 들으며 저마다 다른 언어로 질문하고 메모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인다.

적게는 반년에서 많게는 5년, 10년 이상을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결혼이민자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나 통하지 않는 언어만큼 힘들어 하는 것은 ‘음식’이라고 말한다.

한국으로 시집온 지 2년됐다는 타위(22, 캄보디아) 씨가 “시댁 형님들과 시어머니께 열심히 배웠는데도 제가 만들면 무슨 맛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고추장하고 떡 만드는 거 다 배우면 집에가서 맛있게 요리 만들어드리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하다.

매운 고추장의 맛이나 구수한 된장, 청국장에서부터 떡, 전, 갖은 나물요리에 이르기까지 이미 제나라 음식에 적응이 돼 버린 입맛을 한국의 것으로 바꿔야 하는 일은 노력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어려움을 같이 나누고 한국의 문화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배워보고자 모인 외국인 주부들.

전국주부교실 수원시지회가 16일부터 18일까지, 23일부터 25일까지 외국인복지센터에 마련한 ‘결혼이민자 한국생활 익히기’ 프로그램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강사진으로부터 된장, 고추장, 떡, 밑반찬 등 우리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고 화성행궁 문화체험을 통해 한국 역사를 배울 수 있다.

더불어 결혼이민자들을 위한 생활법률 강의시간에는 대화와 상담의 과정을 통해 그간의 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이해하며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 중 무엇보다 인기를 끄는 것은 ‘한국음식만들기’시간 이다.

프로그램 중에 만든 떡은 그날 빚고 쪄서 집으로 가져갈 수 있고, 고추장은 2개월여의 숙성기간을 거쳐 가정으로 배달된다.

자신이 스스로 한국 음식을 만들고 가정에 가져가서 시어머니, 시아버지, 남편, 아이들에게 선보일 때의 설렘과 기대가 커다란 성취감으로 이어진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이항채첵(26, 몽골) 씨는 “무엇보다도 남편과 시어머니께 무언가 만들어드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쁜 일이다. 새롭게 접한 문화들이 모두 신기하고 즐겁기만 하다”고 말했다.

또 “가족들이 잘 해주시지만 한국 온 지 8개월밖에 안돼서 많이 외롭고 힘들기도 했었는데 이곳에서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서 참 좋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낯선 곳에서의 어려운 생활을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더 나은 생활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

앞으로도 그들이 ‘한국 아줌마’로 살아가는 데 커다란 응원과 힘이 될 수 있는 유용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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