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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색감 내려앉은 농촌 고요한 이끌림

안양 롯데화랑 15일부터 ‘이성영’展

 

 

수많은 선들이 언어가 되어 화폭에 풀어진다.

풍경을 조용히 내려놓은 산수화는 굳이 말 하기를 강요하지 않지만 끊임없이 속으로 대화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 어떤 책보다도 두꺼운 의미들, 수다스러운 생각, 백지장의 공허함만큼이나 무심한 선의 기운이 가득한 전시회가 열린다.

안양 롯데화랑은 16일부터 22일까지 ‘이성영’전을 연다.

농가의 평화로운 풍경들을 담은 작품들은 느리고 한가로운듯 하나 강한 흡입력으로 관람객들을 이끈다.

머물러 있으나 끊임없이 움직이는 자연의 숨은 기운이 그의 손끝을 통해 전달된다.

작가 이성영의 ‘다시 바라보기’식 구사는 그려놓은 그림에 대한 일반적인 감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사람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만든다.

바라보는 ‘나’가 세상을 마음껏 재해석해낸 것만 같은 느낌을 전달하는 것.

물론 작가의 오랜 수양, 힘을 담은 선, 정신의 전달이 담겨 있겠으나 그는 풍경 그대로의 모습이라든가 형태의 중요함 또한 소홀히 하지 않았기에 설득력을 더한다.

더불어 작가 이성영은 잊혀진 공간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때 그는 완성된 작품을 통해 ‘다시 돌아가기’식의 소통을 유도한다.

소박한 언덕이 전하는 어린 날들의 추억, 논두렁 밭두렁의 행간으로부터 느껴지는 데자뷰, 이름모를 풀, 꽃, 나무들로부터 조용한 떨림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고운 색감이 은은하게 물들어 있는 작품들은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도 뜻 모를 회귀본능을 일으킨다.

그곳에서 여럿이 아닌 혼자만의 산책을 통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모두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바라보는 풍경에 대한 해석은 ‘다시 고백하기’의 지점에 이른다.

산수화의 기운을 느끼며 오고간 여러가지 해석과 투영, 소통은 관람객들의 언어가 되고, 의미를 싣게 되며, 찾아내지 못했던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에 다다르는 것이다.

보는 행위로부터 느껴지는 어떤 향기는 그의 묵향일지 스스로가 느끼는 내면의 향기인지 분명 가늠해봐야 할 것.

회손되지 않은 생생한 풍경으로부터 절뚝거렸던 우리들의 시간이 재생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든든하고 편안한 기운이 감도는 이성영의 그림을 통해 애정어리고 따뜻한 풍경을 마음 속에 담아낼 소중한 기회를 줄 것이다.

(문의: 031-463-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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