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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人의 작가,三個의 매체,三色의 광명

파주 갤러리 한길 내달 24일까지 ‘빛이 있으라’展

 

 

어둠도 질서 없이 제멋대로 흐르기만 했던 혼돈의 세계가 다시 입을 벌리고 있다.

빛으로 가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어둠이 덮여 있고 어둠으로 가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희미한 빛만이 꼬리처럼 따른다.

무엇 하나 마음껏 이룰 수 없었던 이들에게 신이 손을 들어 다시, ‘빛이 있으라’ 하시니 머리 위에는 태양이 명명히 빛나고 마음에는 달빛이 흐르는데….

파주 갤러리 한길은 9월 24일까지 일본의 시게노 이치무라(Shigeno Ichimura), 토시유키 난조(Toshiyuki Nanjo)와 한국의 김명숙의 ‘빛이 있으라(Let there be Light)’전을 연다.

엄청난 중력으로 빛을 빨아들이는 그들의 작품을 따라가다보면 걷잡을 수 없이 팽창하는 시간과 공간을 느끼게 된다.

다시 빛을 만나는 듯한 반가움이 혼란스러웠던 마음에 작은 명상과 고요한 안정을 주는 것.

세 명의 작가는 서로 다른 매체를 이용해 빛을 탐구하고 다룬다.

시게노 이치무라는 회화와 조각(오브제)의 경계를 넘나들며 긴밀한 균형을 유지한다.

캔버스에 적은 양의 아크릴 물감을 똑똑 떨어뜨리고 그 위에 은색 물감으로 표면 전체를 덮으면 볼록볼록 튀어나온 점들이 패턴을 이룬다.

그렇게 탄생한 그의 작품 ‘떨어뜨림’은 기하학적이고 무정형으로 만들어진 무늬와 형상을 통해 신비로운 빛과 반사의 세계를 보여준다.

20년 이상 뉴욕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는 그가 미국 일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빛 속에 있음을 알게된다.

또 토시유키 난조는 사진을 도구로 사용해 빛 그 자체를 탐구하는 작가다. 수면과 수면에 반사된 빛을 찍는 그는 물 위에 새겨진 태양의 흔적, 빛이 어떻게 그곳에 존재했는지에 대해 기록한다.

그의 작품은 태양과 수면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이 결국은 하나였음을 깨닫게 한다.

더불어 김명숙은 인간의 눈이 실제로 파악할 수 없는 것, 유일하게 회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묘사하려고 노력하는 작가다.

극사실주의 작가로 불리는 그의 작품과 세계는 추상의 일면을 보여주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그는 물속에 잠긴 작은 유리구슬을 그린다. 이 작고 투명한 물체는 반사된 빛, 구슬 안으로 투과돼 스며든 색과 빛을 보여준다.

빛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회는 미술사에서 끊임없이 다뤘던 빛의 또 다른 관심과 흥미를 조명한다.

아울러 국제 현대 미술의 맥락 속에서 ‘21세기 동아시아 예술’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보여주고 확인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문의: 031-949-9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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