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23.4℃
  • 흐림강릉 24.9℃
  • 서울 23.9℃
  • 대전 23.9℃
  • 대구 27.8℃
  • 흐림울산 27.9℃
  • 흐림광주 26.7℃
  • 부산 26.2℃
  • 흐림고창 28.3℃
  • 구름많음제주 30.6℃
  • 흐림강화 23.0℃
  • 흐림보은 23.9℃
  • 흐림금산 24.3℃
  • 흐림강진군 28.9℃
  • 흐림경주시 28.4℃
  • 흐림거제 26.7℃
기상청 제공

[경기초대석] 경기여성비전·능력센터 조정아 소장

예전엔 육아 때문에 일포기…지금은 아이들 교육 때문에
이유만 달라졌을 뿐…여성 경력단절 여전

 

 

 


“여성, 세계를 품고, 미래로 나아가다.”

경기도의 양대 여성기관인 경기여성비전센터와 경기여성능력개발센터를 이끌고 있는 조정아 소장(41).

그는 10년이 넘는 동안 경기도의 여성과 함께 하며 경기도 여성을 위해 나아가 전 세계 여성을 위해 새로움을 꾸준히 창조하고 있다.

과거 여성이 죽어간 곳에서 현재 여성을 살리고 있는 그를 만나 새롭게 기능조정에 나선 여성비전센터와 컨버전스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여성능력개발센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여성비전센터와 경기여성능력개발센터의 소장을 겸직하고 있다. 두 기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비전센터는 역사가 40년 정도로 상당히 오래된 기관이다. 근대화 과정에서 여성 계몽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했으나 최근에는 평생교육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능력개발센터는 12년 전 설립될 때부터 경력단절여성들의 경제활동을 지원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출발했다. 현재는 창업과 IT 등을 교육하는 여성정보의 허브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비전센터가 좀더 넓은 범위의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관이다.

지난해 수원에 여성회관이 생기면서 비전센터의 기능을 바꿔야겠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현재 새로운 방향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올 6월 정도면 새로운 안이 나오고 하반기부터는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창업과 취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을 직접 상담한다고 들었다. 상담 전과 상담 후 여성들의 반응은 어떤가.

▲창업, 교육 등을 시작하려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 e-러닝센터에서도 온라인으로 상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여성능력개발센터의 경우 30, 40대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정보가 부정확하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채 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여성들은 상담을 통해 동기와 목표를 설정하는데 도움을 받는다.

경력단절 여성들은 또한 자신감이 부족하다. 실력이 있어야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에 IT, 창업 등 전 교육과정이 상담과 함께 제공된다. 지식뿐만 아니라 여성의 마음과 태도 등을 바꾸는 것도 돕는다.

먼저 취업한 이들을 만나면서 정보와 자신감을 얻기도 하고 여성친화적 시설, 또래집단 활동 등을 통해 여성들이 다시 사회로 나가는데 자신감을 되찾는다.

많은 여성들의 생명 앗아간 이자리
택시기사 ‘귀신 나온다’ 승차거부도
현재 女희망요람 공간으로 탈바꿈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다른 나라 여성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센터를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외국여성들이 가장 매력적으로 여기는 경기여성능력개발센터만의 자랑이 있다면.

▲2002년부터 UN, OECD에서 우리 기관을 여성경제활동 지원을 위한 BEST PRECTICE 최우수 사례로 계속 소개했다. 우리 기관은 경력단절여성들의 정규직 취업률이 67%이고 이들의 한 달 월급은 150만원 정도다.

창업 성공률도 54%정도로 상당히 높다. 이는 창업한 뒤 5년 이상 생존률로 교육을 받고 2년 뒤 나갈 때의 창업 성공률은 85%정도다.

전세계적으로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정책을 펴는 기관이 별로 없었는데 우리 기관은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독특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우리가 펼친 사업중에는 한국 최초가 많은데 동시에 세계 최초인 사업들이다.

창업보육센터, 창업 준비실, 창업 지원실 등은 작은 규모지만 새로운 모델이다. e-러닝, 역량진단센터 등도 최초로 도입됐다.

-센터 건물은 1995년 성매매 여성을 강제 수용해 교육을 시키다 화재가 나 40여명이 숨진 곳이다. 여성이 죽어간 곳에서 여성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처음 1997년 센터에 왔을 때만 해도 택시기사들이 귀신이 나온다며 승차거부를 했다. 직원들 중에도 귀신을 봤다는 이들이 있었다.

그 당시 땅을 팔자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여성들이 많이 희생된 곳에서 사회로부터 차단된 여성들에게 사회경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새로운 생명을 주는 곳으로 탈바꿈하자고 생각을 바꿨다.

놀라운 일은 이 곳 직원은 물론, 입주업체 관계자들 가운데 10여년씩 아기를 갖지 못하다 이 곳에 와서 아기를 가진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또 재밌는 것은 직원들이 이 곳에 오면 결혼, 아기, 새집장만 중에 한 가지를 꼭 이룬다는 것이다.

센터는 현재 여성들에게 새로운 삶을 살도록 하는 동시에 실제 새 생명이 태어나는 공간이 됐다.

경력단절여성 경제활동지원 드물어
UN·OECD 등 최우수 사례로 소개
베트남 등 각국 벤치마킹 문의 쇄도


-조 소장이 1997년 전문직 공무원으로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와 인연을 맺은 뒤 10여년이 훌쩍 넘었다. 10년 전의 여성과 10년 후 현재의 여성 사이에 차이점이 있다면.

▲그대로인 것은 경력단절여성이 아직 많다는 사실이다. 육아로 10년 가까이 시간을 보낸 뒤 직장생활을 해야겠다는 욕구를 갖는 여성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많다.

달라진 점은 예전에는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면 지금은 아이들의 교육 때문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여성들의 경력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좋아졌다는 점도 있다. 과거에는 일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대부분 직장경력이 거의 없이 전업주부만 하다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과거의 경력과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분들이 많다. 프리랜서 등으로 경력을 유지하다가 창업하는 이들도 많다.

연령대도 올라가고 있다. 예전에는 30대 초중반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40, 50대도 온다. 결혼이 늦기 때문인 것 같다.

긍정적인 변화중 하나는 학벌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창업하거나 취업을 할 때 학력을 갖고 취업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은 온라인을 통하다 보니 학벌은 의미가 없고 그 사람의 성품, 열정 등이 성공여부를 결정한다.

공간 제약 없는 IT·창업 교육 계획
올해 첫 ‘온라인 패키지 과정’ 신설
사회복귀 향한 욕구 충족위해 노력


-공공기관으로서 여성 지원사업을 펼치는데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이 있다면.

▲주부들은 자신의 수입이 없고, 직업을 갖기 위해 사회로 나온다고 하면 집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관은 수익은 보장할 수 없어, 정책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IT는 21세기의 주된 산업이지만 여성은 주변인이다. IT, 창업 등은 교육하려면 인프라 구축에 예산이 상당히 투입되는데 이런 부분은 관공서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수익은 되지 않지만 정책적으로 필요한 교육을 할 수 있다.

관공서이기 때문에 예산을 아낄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외부업체들이 경기도라는 이름을 보고 인프라를 무상으로 제공해준다. 때문에 관공서의 공익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질높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교육을 할 때 위탁을 많이 하는데 시장보다 낮은 가격으로 교육을 할 수 있다. 업체들은 관공서라 리스크가 없고 국내 인지도가 있어 선호한다.

불리한 점은 관공서다 보니 인력운영의 자율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예산집행 과정이 경직됐다는 점이다.

-여성을 상대로 하는 교육은 콘텐츠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앞으로 여성교육에서는 어떤 콘텐츠가 추가돼야 한다고 보는가. 새롭게 구상하는 교육이 있다면.

▲비전센터의 경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도내 31개 시·군에 인적자원기구는 많이 갖춰져 있어 이와 다른 역할을 찾고자 한다.

능력개발센터는 오프라인 위주의 서비스만 할 경우 이동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에서도 똑같이 서비스를 하려고 노력중이다.

올해는 처음으로 온라인 패키지 과정을 만들었다. 기존에는 IT와 창업을 별도의 교육과정을 통해 교육했다.

그러나 요즘은 융합, 컨버전스 시대인 만큼 IT, 창업, 온라인, 오프라인 교육을 모두 합친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컨버전스 교육을 강화하려 한다.

/사진=조병석기자 cbs@kgnews.co.kr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