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나온 육군 일병이 가혹행위를 암시하는 메모를 남기고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 군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지난 6일 오후 6시50분쯤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A아파트 9층에 사는 J(21)일병이 1층 화단에 쓰러져 있는 건을 주민이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30여분만에 숨졌다.
J 일병은 지난달 28일 9박10일간의 휴가를 나와 이날 복귀할 예정이었으며 ‘철모로 때렸다,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찍었다, 고통스럽다, 죽고 싶다’는 등의 메모를 남긴 채 목숨을 끊었다.
큰아버지(53)는 “조카가 군에 들어가기 싫다는 말을 아버지에게 했다”며 “부대 책임자들은 이 지경이 되도록 무엇을 했는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에 대해 “J 일병과 친한 한 병사로부터 구타행위를 기록한 메모장 내용은 주특기 집체교육 때 수첩을 가져오지 않은 한 선임 병사가 장 일병 메모장을 빌린 뒤 친한 병장과 장난친 내용을 적은 것이라는 진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군 당국은 유족 측으로부터 J 일병이 남긴 메모지와 수첩, 사진, 핸드폰 등을 확보해 부대 내 가혹행위 여부에 대해 동료 병사들을 상대로 수사를 하고 있다.
한편 군은 메모장을 J 일병이 직접 작성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필적감정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