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재보선이 끝나자마자 여야 정치권은 원내대표 경선이라는 새로운 이슈를 맞이하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원내대표를 누가 차지하느냐 하는 것은 당내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 하는 ‘주도권’의 문제로, 여야 모두 재보선 승리를 위해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삼가왔다. 하지만 4.29재보선이 끝나자 총구를 외부에서 내부로 돌려 정치권이 본격적인 내부투쟁에 돌입한 것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원내대표 경선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 하는 모습이다. 재보선 참패로 인해 친박측을 끌어안아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친이측 인사중 출사표를 던진 인사는 안상수 의원(의왕·과천)과 정의화 의원 2명이다. 현재로선 이들 인사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지만, 재보선 참패로 인해 친박측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결과를 섣불리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오히려 친이측에서 친박계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위력이 확인된 만큼, 집권 2년차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친박측을 적극 껴안아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원내대표는 대야 협상을 이끄는 당의 핵심 요직이어서, 김 의원을 원내대표로 맞이하는 것에 대한 친이측의 거부감은 여전하다.

친이계 한 의원은 “국정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여야관계를 진두지휘하는 여당 원내대표에 친박계 인사를 기용할 경우, 언제 무슨 상황이 빚어질지 모른다”며 친이측 인사들의 정서를 전했다.

원내대표 경선을 둘러싸고 여러 갈래로 엇갈린 당내 기류는 6일로 예정된 박희태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당청회동에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주류와 비쥬류간 대결이 더욱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측인 정세균 대표와 비주류측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이번 재보선에서 무승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주류측에서는 김부겸 의원(군포)이 이미 출사표를 던졌고, 송영길 최고위원(인천 계양 을)과 이미경 사무총장 등이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의원은 386그룹의 맏형격으로 성명서 등를 통해 정 전 장관의 출마를 반대했고, 이미경 사무총장도 정 전 장관의 출마와 복당에 대해 연일 성토하며 비주류측과 각을 지고 있다.

비주류측에서는 이종걸 의원(안양 만안)과 이강래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고, 중도 노선을 표방하는 이석현 의원도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종걸 의원은 정 전 장관의 출마를 적극 지지한바 있으며 상황에 따라 이강래 의원과 후보단일화를 이룰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