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dementia)는 정상적인 정신능력을 잃어버린 상태로 대뇌 신경 세포의 손상 등으로 지능, 의지, 기억 따위가 지속적으로 상실되는 경우다. 정상적인 지적 능력이 다양한 후천적 요인에 의해 상실하는 경우를 통칭한다.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 질환이 60가지가 넘을 정도로 많고 원인질환에 따라 치매 증상과 경과도 차이가 크다. 따라서 치매는 단일 질환이 아니라 일련의 증상들을 통칭하는 증후군인 셈이다. (도움말=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김기웅)
◇치매 조기 진단 중요
복합 질환 치매의 진단은 환자가 단지 치매 상태인가를 평가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매를 유발한 원인 질환을 규명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치매는 원인 질환에 따라 증상뿐만 아니라 치료 방법도 다르고 경과나 예후도 달라지기 때문에 결코 진단을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치매 진단은 빠를수록 좋다. 쉽게 찾던 곳을 찾기 위해 방황해도 외면하거나 방치해오다 헛것을 보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때가 돼서야 병원을 찾은 경우가 많다.
알쯔하이머병 등 대부분의 노인성 치매는 진행성 질환으로 조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반드시 다양한 정신병적 증상과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한다.
이런 증상들은 치매의 핵심 증상인 인지기능의 감퇴보다 오히려 더 큰 절망감을 가족들에게 안기며 최소한의 보호 의지마저 잃게된다. 조기 진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요즘 의학 발달로 치매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악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효과적인 치료제가 양산돼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기만 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걸리면 끝장이야, 늙으면 다 그런 거야 식의 편견 역시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한다.
◇치매 치유될 수 있다
치매는 대부분 노년에 발병돼 완치가 어렵다손 치더라도 발병 혹은 진행을 5~10년 정도 지연시킬 수 있어도 치매로 인한 불편 없이 여생을 보낼 수 있다.
이미 다양한 인지기능 개선제들이 치매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널리 이용되고 있고 뇌세포 손상을 억제하거나 손상된 뇌세포의재생을 촉진해 치매를 보다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새로운 약물의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치매에 대한 공포가 사라질 날도 멀지 않다.
이제 치매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넘어야 할 가장 높은 벽은 바로 치매에 대한 막연한 무력감이다. 이제는 치매에 대해 희망을 이야기할 때다.
◇치매와 유전성
일차 혈족(부모, 형제, 자녀) 중에 치매 환자가 두 명 이상일 때를 가족성 치매라 일컫는다. 가족성 치매가 모두 유전 때문은 아니지만 비가족성 치매에 비해 유전성 치매의 빈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유전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면 진단이나 치료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수 있다.
가장 흔한 유형의 치매인 알쯔하이머병은 5%가 유전성이며 발병이 이르고 악화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통상 40~50대에 발병하지만 20~30대에 걸리는 수도 있으며 발병 초기부터 성격 변화, 우울, 환각 등의 정신병적 증상이나 근경련증, 보행장애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보인다.
일차 혈족 중 60세 이전에 발병한 치매 환자가 2명 이상일 때에는 유전성 치매를 의심하고 진단에 적극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