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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앞둔 老스승 아름다운 마침표

안양과천교육청 정지풍 교육장 ‘고별과학수업’
영재학생들에 곡식·자기력 관련 실험 학습 진행

 

“막대자석 위에 유리판을 놓고 다시 그 위에 파라핀 종이를 올려놓고 철가루를 떨어 뜨리세요. 자기력의 방향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유리판을 나무막대로 가볍게 두드리세요”

24일 오전 안양과천교육청 3층 대회의실에서는 아주 특별한 노교육자의 ‘고별 과학수업’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퇴임 하루를 앞둔 정지풍 교육장(62)이 부설영재교육원 초교 5년생 2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지막으로 수업을 펼친 것이다.

유독 과학수업을 진행한 것은 도내 초등과학연구회장과 발명영재단장을 맡고 있는 그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가 이날 교단에 선 것은 햇수로 21년만이다. 지난 89년 화성 갈천초교 평교사를 끝으로 관리자의 길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날 수업은 ‘여러가지 곡식 씨앗 관찰하기’와 ‘영구 자기력선 만들기’라는 두가지 학습주제로 관찰 분류 및 실험 수업이 진행됐다.

“밀알은 갈색이예요. 왜 모내기를 할 때 일정한 줄을 띄우고 하는지 아세요? 그건 통풍과 일조량을 골고루 벼이삭이 받게끔 하는 거예요”

42년 경력, 노교육자의 과학 수업은 영재학생들의 이해를 도우면서 스스로 발상하고 터득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갔다.

수업에 참여한 영재학생들은 이날 벼, 보리, 밀 등의 이삭을 직접 만져보는 ‘산교육’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얻었고, 참관한 50여명의 초중등 교사 교감 교장들도 진지하게 경청하며 노교육자의 ‘수업 열정’과 ‘교수법’에 갈채를 보냈다.

그는 이날 90분의 수업 준비를 위해 손수 제주도까지 발품을 팔며 밀 이삭을 구입할 정도로 마지막까지 엄청난 열성을 보였다.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그는 영재학생들에게 이렇게 주문했다.

“의문나면 더 관찰하고, 늘 문제의식과 관심을 가지세요. 탐구하는 정신만이 학습 능력을 배가시켜요. 만족하지 말고 늘 연구하고 실험하는 자세를 잊어서는 안돼요”

그는 참관한 교사들에게도 “지난 1968년 교사로서 첫 발을 내딜 때부터 정년을 맞는 지금 이 순간까지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싶다’는 염원은 한결같다”면서 “모든 교사들이 ‘수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수업에 ‘애착력’을 가질 때 교육은 발전한다”고 자신의 교육철학을 강조했다.

한편 정 교육장은 지난 1950년 9월28일 서울수복 때 월남, 수원고, 인천교대를 나와 1968년 화성 상신초교 교사로서 첫 발을 내딛어 1989~1993년 서탄, 권선초교 교사, 93~99년 평택 안양교육청 장학사, 2005년 경기도과학교육연구원 교육연구관, 2006~2008년 안양과천교육청 학무국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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