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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낚는 ‘반값할인 미끼’

결혼·이사철 맞아 주요 매장들 할인·광고 경쟁
혜택 품목 한정·가격 비교 결과 되레 비싸기도
“세일 상품 동난채 고가품 판매 유도” 고객 분통

 

가전매장 얌체상술 ‘도마위’

3월 결혼·이사 시즌을 맞아 전자제품 유통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 광고 공세에 나선 가운데 특정 날짜와 시간에 한정 품목만 내놓거나 광고 내용과 달리 할인 폭을 경쟁 업체에 맞춰 바꾸는 등 ‘반짝 특수’를 노린 얌체 상술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3시쯤 오산시 중심을 관통하는 1번 국도변.

10m 간격으로 전자제품 판매점 5곳이 입점해 있는 이 일대는 아침부터 고객들의 시선을 끌려는 도우미들의 퍼포먼스와 호객 방송으로 장터를 방불케 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가격 경쟁에 불을 붙인 건 A사.

A사는 12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전국 280개 매장에서 삼성과 LG 등 34개 브랜드의 냉장고와 TV 등을 최고 50%까지 싸게 파는 전국 동시세일행사를 벌이고 있다.

또 각 지역별로 스피커를 갖춘 대형 트럭을 동원했고 매장 내에선 텔레마케터를 고용, 이례적으로 할인 안내 사실까지 알렸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정오가 지나자 고객들이 몰렸다.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었고 싸다는 광고에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로 매장 안은 분주했다.

그런데 한 예비 신혼부부가 영업사원의 말을 듣기가 무섭게 뭔가 속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실제 광고와는 달리 50% 할인 품목은 한정 돼 이미 동이 났고 대부분 100만원이 넘는 고가 상품 안내에만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광고를 보고왔는데 원하는 50% 세일 상품은 다 팔렸다. 결국 비싸게 살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바로 옆 B사의 경우는 매장 정면에 ‘9주년 기념 60% 대세일’ 이라는 대형 플래카드를 걸었다.

A사를 의식한 광고로 밖에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업체는 60% 할인 혜택을 극소수로 제한했다.

업체 관계자는 “인근 신도시 아파트 부녀회장들이 찾아와 가격 흥정을 벌여 자기 아파트 입주민만 할인 혜택을 달라고 지점장과 협상까지 제안 한다”며 “60% 할인 광고를 애초에 특정 주민만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고 내보냈다”고 시인했다.

이날 가족과 B사를 찾은 주부 박모(32)씨는 “766ℓ짜리 냉장고 구입을 위해 업체 서너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비교했는데 여기가 오히려 비쌌다”며 “업체의 얄팍한 상혼에 우롱 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급가와 실제 판매가를 놓고 손님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급가를 높게 표시해 놓고 많이 깎아 주는 것처럼 장사해온 관행은 이미 업체 간 공공연한 비밀이다”라고 털어놨다./이창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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