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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농업전문 경영인] ⑦ 여주 덕실농원 간종철 대표

‘발암물질 억제’ 폴리페놀·‘장질환 예방’ 식이섬유 함유 등 유익한 성분 두루두루
손 많이 가는 까다로운 작업 묵묵히… 두 번의 큰 시련 있었지만 오뚜기 정신 발휘

 


‘건강 으뜸’ 보랏빛에 물들다


바야흐로 건강 열풍 시대다. 몸에 좋은 것이면 무엇이든 잘 팔린다. 웅담이나 사슴 피, 보신탕 같은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육식의 종말을 말한다. 돼지와 소 등 가축의 상업화로 인해 이전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병균이 우리를 괴롭힌다. 단적인 예가 구제역이나 광우병이다. 사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돼지와 소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죽음의 순간에 이 생명들이 뿜어내는 절규와 비명의 울음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곰곰이 되짚어 보라.

만물 중 어느 하나 귀하지 않은 생명이란 없다. 육식은 곧 파멸을 의미한다는게 채식주의자들의 주장이지만 사실 몸에도 좋지 않다는게 상식이다. 콜레스테롤이 체내 혈관에 축적 되면 비만과 함께 심장병 발생 위험이 커진다. 그 만큼 수명 단축이 촉진된다. 특히 암 같은 치유 회복 질병은 식습관의 명암과도 같다. 채식과 소식으로도 우리 몸은 충분하다. 그러나 늘 육식으로 과식하는 몸은 결국 파국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여주군 점동면 덕평리 498 일대 12만㎡의 비옥한 토양에서 자라나는 가지는 이처럼 육식으로 병든 우리 몸을 치유하는 효과를 톡톡히 발휘한다.

이곳 덕실농원이 문을 연건 7년 전부터다. 처음부터 가지를 전문으로 길렀다. 오이도 부분적으로 씨앗을 뿌렸지만 가지만한 장점을 지닌 품종이 없다는 게 농원 간종철(44)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가지의 향암 효과는 정말 탁월해요. 실제로 일본의 식품연구소의 연구 결과 가지는 돌연변이를 막아주고 알카로이드와 식이섬유 성분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확신은 가지 농사 23년의 경력에서 나온다. 간 대표가 주목하는 건 가지의 보라색 빛깔이다. 가지의 보라색을 내는 성분인 안토시아닌 성분이 우리 몸에 매우 유익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농장에서 난 가지를 먹고 건강을 회복한 사람들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자주 듣는다는 그는 가지의 항암 효과를 찬양했다.

그는 “가지의 기능이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발암물질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 폴리페놀의 성분이 함유 돼 있기 때문이다”며 “폴리페놀은 암세포 억제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가지의 장점은 또 있다. 바로 가지 성분 중 식이 섬유 때문이다. 식이 섬유는 대표적인 장건강영양소로 변비 질환 개선에 효능이 있고 장내의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등 장질환 예방 효과까지 있다고 한다.

간 대표는 이를 입증하려는 듯 대학에서 태권도를 전공하는 자신의 큰 딸의 가지 사랑 체험론을 내세웠다.

그는 “가지를 꾸준히 섭취한 딸이 만성 변비나 다이어트 시 나타나는 변비도 사라졌다”며 “고혈압이 있는 아내 역시 가지를 먹으면서 어지럼증은 물론 피를 맑게 해주는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가지의 효능은 이 뿐 만이 아니다. 찬 가지의 성질은 체질이 뜨거운 사람의 열을 내려 혼미해진 정신을 맑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또한 높은 비타민 함유량을 지닌 가지는 세포들의 스트레스를 없애주며 피로회복에도 좋아 만성피로에 적격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렇게 효과 만점인 가지는 마트나 시장을 가면 흔히 살 수 있지만 최근에는 일조량이 부족해 도매 공급 가격도 뛰었다고 한다.

사먹는 입장에서는 비쌀 지 모르지만 발산하는 효과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게 간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가지가 흔해 보이지만 생장 기간은 최장 10개월에 이른다”며 “그 만큼 사람 손이 많이 가고 정성도 들어야 알찬 가지를 수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지는 그냥 자라나는 게 아니다. 야간에는 16도, 주간은 27도를 맞춰주어야 한다. 또 도마도톨이라는 성분을 가지가 꽃이 필 때 분무기로 뿌려 수정을 시켜줘야 여름이면 15일, 겨울은 25일 만에 가지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 간 대표의 농장에서 자라나는 가지는 3만여 주에 이른다. 한 주 당 생애 40~50개의 가지를 생산하는 점을 계산하면 모두 150만 박스(가지 50개)의 가지를 생산할 수 있다.

실로 엄청난 양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간 대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내인 67년 생(양 띠) 동갑내기 아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두 사람은 가남면에 있는 중고등학교 동창생이다. 20살 초반에 결혼한 간씨 부부가 이루어 낸 가지의 기적은 물론 지난날 두 번의 시련을 거쳐 완성됐다.

1990년 9월 늦여름 3일 동안 내린 비로 비닐하우스는 다 떠내려 갔다. 그렇지만 간 씨 부부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10년 후인 2001년 1월 57cm의 기록적인 폭설로 간 대표는 모든 걸 잃을 위기에 처했지만 오뚜기처럼 일어났다.

그의 빠른 회복 능력은 무엇보다 낙천적인 성격과 긍정적인 마인드에 있었다.

가지 특구로 지정된 여주 땅에서 가지 재배 경력만 20년이 넘는 그이지만 정작 지역의 가지 연구회에선 끝에서 두 번째로 젊은 막내다.

"무엇보다 젊음이 제일 큰 경쟁력이죠. 가지 농사를 포기할 수 없는 건 가지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보람과 희망 때문입니다"

어떠한 시련과 고난이 와도 간 씨 부부가 가지 농사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문의 : 덕실농원 ☎031-884-1506 <공동기획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사 통해 자연의 감사함 배워”

   
▲ 간종철 대표
-가지 농사를 짓게 된 계기가 있다면
▲어릴 적 아버지와 장인 어른 두 분다 전형적인 농민이다. 지금도 건강하게 장수하고 계신다. 무엇보다 농사를 통해 자연으로부터 감사함을 늘 간직하며 자연의 힘 앞에 순종하며 순리대로 살아가라고 가르치셨다.
가지는 어찌 보면 생계 수단일 수도 있지만 농촌에서의 나의 삶 자체를 봉사라고 볼 수 있다.
가지가 수단인 것이고 그래서 가지를 풍성하게 길러 많은 도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자녀들에게도 가지 재배 기술을 전수할 생각인가.
▲요즘 농촌에는 사람이 없다. 나처럼 40살 초반의 농사꾼은 보기 쉽지 않다. 대부분 60이 넘은 어른들이다 보니 어디를 가도 내가 막내다. 처음에는 번거롭고 잡일들이 많아 부정적 이였지만 바로 이 점을 통해 더욱 고개를 숙이고 겸손함의 미덕을 배울 수 있다. 큰 딸은 상지대학교에서 태권도를 전공한다. 현재 가지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거 같지만 성실한 사위를 데리고 온다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고등학생인 둘째 딸은 애 엄마와 함께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 대를 이어 가지 농사를 짓는 것이 내 생애 남길 수 있는 가장 큰 봉사일 것 같다.

 

-젊은 농촌 지도자 일꾼으로써 농업에 대한 본인의 비전이 있다면.
▲농업은 모든 산업의 기본이다. 지금은 누구나 도시에서 살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질병은 물론이고 수명도 짧아지고 위험에 둘려 쌓여 불안해하고 있다. 하지만 시골, 농촌은 다르다. 농촌은 내가 태어난 곳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고향이다. 이곳에서 모두가 어깨를 맞부딪히며 대지에서 난 채소와 과일, 쌀을 함께 나누면 그것이 바로 삶의 연대이자 나의 꿈이다. 이곳에서는 팔뚝 만한 붕어도 이웃에게 거리낌 없이 나눠주고 함께 한다. 농촌이니까 가능하다. 이기적이고 경쟁적인 공동체가 아닌 서로 보듬어 주고 사랑하고 아껴주는 삶의 공동체 그곳이 내가 꿈꾸는 농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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