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7 (수)

  • 흐림동두천 ℃
  • 흐림강릉 30.0℃
  • 서울 26.2℃
  • 흐림대전 29.2℃
  • 흐림대구 31.6℃
  • 구름많음울산 29.0℃
  • 흐림광주 27.7℃
  • 흐림부산 26.7℃
  • 흐림고창 29.2℃
  • 흐림제주 33.1℃
  • 흐림강화 24.2℃
  • 흐림보은 28.6℃
  • 구름많음금산 29.3℃
  • 흐림강진군 29.3℃
  • 구름많음경주시 30.6℃
  • 구름많음거제 26.3℃
기상청 제공

[앞서가는 농업전문 경영인] ⑨ 대부도와인 김지원 대표

대부도産 1등급 포도 원료로 맛·향·색깔 ‘일품’
한해 수입 10억 훌쩍… 국내시장 주류 품목 자리
그린영농조합·안산시 일심동체 세계화 구슬땀

 


입안 가득 퍼지는 ‘대부도 향기’


농촌진흥청이 지난 3월 한국소믈리에협회와 와이너리 등 전문가를 초청해 실시한 포도주(와인) 40종을 심사한 결과 국내 품종이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국산 포도 품종으로 만든 포도주(와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흔히 서양에서 난 포도로 만든 수입산 와인이 최고다 라는 통념이 점차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와인 시장은 종류만 5천 가지에 95%가 수입산이다. 나머지 5%를 놓고 국내 업체나 포도 농장으로 구성된 영농조합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절대 다수의 시장 점유율에 맞서 국산 토종 포도(캠벨얼리)를 원료로 만든 우리 포도주를 전국화에서 세계화로 이끄는데 선두를 달리는 곳이 있다.

바로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1011-4에 위치한 대부도 와인이 그 주인공.

상표 등록은 GRAND coteau(그랑꼬또)로 했다. 그랑꼬또라는 브랜드는 이미 국내 와인시장에선 주류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안산 대부도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따뜻한 햇살을 받아 당도가 으뜸이다.

이런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만 46곳이나 된다.

이들 농가는 지난 2000년 열악한 농촌 현실 가운데 걱정 없이 농사로 생계를 잇는 다는 목표로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69명의 조합원 모두 혼연일체가 됐다. 이들은 한마음 한 뜻으로 생식용 품종으로 길렀다. 그러면서 외국산과는 다른 전혀 다른 분위기의 신토불이 토종 국산 와인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안산시의 행정 재정적 지원을 받아 현재의 안산농업기술센터 자리에 둥지를 틀고 그린영농조합을 만들었다.

이후 조합은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그랑꼬또라는 포도주 와인 브랜드로 승부를 걸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어인 그랑꼬또는 우리 말로 풀어 쓰면 큰 언덕이라는 뜻이다. 현재 조합은 그랑꼬또 매장을 내기 위해 안산농업기술센터를 떠나 독립했다.

새로이 정착한 그곳에서 그랑꼬또 보급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이끌고 있는 김지원(46) 대표를 만나러 갔다.

수원 1번 국도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안산 방향 월곶IC를 빠져 나왔다.

가는 길은 봄비로 축축했다. 시화방조제 길을 지나면서 달라졌다.

우측으로 탁 트인 바다와 물이 차 건널 수 없어 외로워 보이는 제부도가 눈에 들어왔다.

마음이 가벼웠다.

그랑꼬또 매장으로 가는 길이 점점 가까워 졌다. 차로 대부도 방향으로 계속 달리니 구봉도유원지가 보였다. 근처에는 서해 쭈꾸미를 맛볼 수 있는 먹거리 촌이 눈길을 끌었다.

이런 유혹을 뒤로한 채 자무길에 이르러 그랑꼬또 매장 입구로 들어섰다. 논과 밭, 바다가 보이는 시골에 갑자기 서울 강남에서나 볼 수 있는 명품관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랑꼬또가 적힌 문 아래로 김 대표가 반갑게 손님을 맞았다.

이미 오전에 오겠다고 해 아침부터 옷 매무새를 가다듬었던 그다. 하지만 약속시간 보다 몇 시간 늦게 지각한 취재진 일행을 그는 내색하나 없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이곳은 그린영농조합이 지은 것이다. 내부를 살펴보니 와인 매장뿐만 아니라 야외 테라스시설까지 갖추어 손님맞이엔 안성맞춤.

그는 처음부터 그랑꼬또를 체험해 보는 게 중요하다며 레드를 권했다. 혀에 살짝 적셔보니 입안에 향긋한 포도 향과 함께 개운한 뒷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탁월했다.

김 대표는 “그랑꼬또 와인은 대부도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국내 최고 품질의 1등 포도 와인입니다. 국내에선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맛과 향, 색깔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그랑꼬또 와인은 레드와 화이트, 아이스와 브렌디 등 5가지 종류로 출시된다.

매장 창고에는 수 천 병의 와인이 저장 돼 있다. 내부로 들어가보니 10톤 용량의 대형 와인 발효 탱크 수 십 여대가 보였다. 한 대당 1만 5천 병의 그랑꼬또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단다.

그랑꼬또 와인 특유의 맛의 비결은 바로 대부도 포도에도 있지만 김 대표가 직접 해외에서 주문해 들여온 발효 탱크도 한 몫 했다고 생각됐다.

그랑꼬또 와인으로 벌어들이는 수입만 한해 10억 원이 넘지만 정작 김 대표는 매출액이나 양적인 순위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그랑꼬또 와인의 성공과 도전, 응전의 역사는 당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면서 “나의 자식은 물론이고 그랑꼬또의 정신과 역사를 이어갈 수 있는 헌신과 희생 자세가 되어있는 사람은 누구나 그랑꼬또를 이끌 어 갈 수 있다”며 초연한 자세를 보였다.

사람은 가진 만큼 얽매이기 마련이다. 소유한 만큼 불안하다는 말이다. 김 대표는 이런 삶의 철학을 가진 듯 했다. 그에겐 집착이 없었다. 하지만 그랑꼬또에 대한 애착만큼은 남달랐다. 그렇다고 아내와 가족을 소홀히 하진 않는다. 그에게 두 자녀와 아내는 그랑꼬또 이상의 존재지만 그랑꼬또와 대부도 포도가 그에 못 미치는 것도 아니다.

김 대표는 “대학 2학년인 첫 딸이 와인에 상당한 관심이 있고 그 방면으로 공부할 계획이다”며 “아내가 그 동안 함께 어려운 환경에서도 함께 동고동락 해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라며 애처가임을 드러냈다.

시간이 흘러 취재진이 그랑꼬또 매장을 떠나야 할 때. 김 대표는 그랑꼬또의 미래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누가 어디서든 전 대에 희생과 고통을 치르지 않으면 결코 희망과 미래는 없어요. 그랑꼬또 역시 그린영농조합원과 사랑하는 나의 가족, 안산시와 대부도 주민들과 함께 일군 삶의 증거이자 비전 그 자체예요”

그랑꼬또가 얼마나 그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았는지 알 수 있는 말이다.

그랑꼬또의 불은 오늘도 꺼지지 않는다.

한국 와인 시장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해 김 대표와 그린영농조합, 안산시가 일심동체로 간절히 국산 와인의 세계화를 외치며 땀 흘리기 때문이다.

대부도와인: ☎(031)886-9873·www.grandcoteau.co.kr

최고 토종와인 자리매김 기대 - 김지원 대표-

   

-생식용 포도를 와인으로 발전시키는 구상은 어떻게 나왔나.
▲안산 대부도에 자리를 잡기 전 농협에서 근무했다. 당시 농업 분야 발전과 가능성, 비전을 봤다. 특히 포도는 안산의 대부도 자리가 적격이다. 대부도는 포도가 자라기에 알맞은 일조량과 해풍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아내도 당시 농협에 근무했었는데, 같이 포도 농사 짓자고 하니 흔쾌히 수락했다. 그 때 아내가 그렇게 사랑스러워 보일 수 없었다. 나를 믿어 주고 11년 간 지금까지 함께 해준 것이 가장 크다. 포도 재배는 그렇게 시작됐고, 그린영농조합을 결성해 아내가 앞장 서 봉사했다. 생식용으로 시작한 포도로 국산 최고의 와인으로 발전시켜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

 

-그린영농조합이 그랑꼬또의 모체인데, 안산시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았나.
▲주지하듯 그랑꼬또는 안산시 특산품 중 하나다. 충북 영동에서 나는 포도로 만든 포도 와인도 이미 나왔지만 거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린영농조합원들이 무엇보다 나와 아내를 신뢰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여러 편견과 선입견으로 힘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농협을 과감히 관두고 나와 함께 했다. 국산 포도 와인 시장에 뛰어 들어 수입산으로 장악된 우리 포도 와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이 과정에서 안산시의 역할이 컸다. 안산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이 수시로 찾아와 안산 대부도의 포도로 명품 포도 와인을 지역 특산품으로 만들자는 비전을 함께 공유해 지금의 위치에 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앞으로 30년 후 그랑꼬또의 모습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이나.
▲대부도에 자리한 그린영농조합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도심의 지친 심신에 삶의 자양분이자 문화적 에너지를 충전해 갈 수 있는 터전이 됐으면 좋겠다. 지금도 그랑꼬또 매장을 찾는 분을 위해 예약을 받고 있다. 와인 체험 행사도 열고 있는데 앞으로 우선 수도권의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명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대부도 길을 돌다가 그랑꼬또 매장을 오면 기분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 만큼 그랑꼬또가 내뿜는 세련되고 깊이 있는 와인 문화가 방문객에게 주는 아우라와 영향은 크다는 뜻이다. 그랑꼬또가 후대에게도 널리 사랑받는 한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토종 와인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