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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농업전문 경영인] 또나따 목장 양의주 대표

신선도 100% 우유 맛 보실라 牛?
최첨단 로봇착유기 시스템·개폐 지붕·TMR사료 배합기 갖춰 최적의 사육 환경 제공
순수 가공 기법으로 화학원료 배제 고품질 유제품 생산… 오감만족 낙농체험도 운영

장학금으로 받은 송아지 한 마리를 250여 마리의 어엿한 젖소로 키운 사내가 있다.

그의 송아지 양육 원리는 간단했다. 처음 송아지부터 시작한다. 다음이 육성우. 이후 11~13개월이 지나면 초임우가 되고 임신을 한다. 다시 10개월 후 분만하면 착유우가 된다. 이후 경산우인 젖소다. 젖소의 수명은 5~6년이다.

이런 과정을 반복 또 반복해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낳고 또 낳고 했다. 그래서 이 사내가 운영하는 목장의 이름은 또나따. “또 낳았다”의 경상도 사투리 버전인데, 아무리 듣고 봐도 흥미로웠다.

화성시 마도면 백곡리 551에 있는 또나따 목장으로 그를 보러 갔다. 청면산 자락 언덕에 위치한 양의주(40) 대표의 또나따 목장은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가장 먼저 발걸음을 한 곳이 또나따 목장의 자랑거리인 최첨단 로봇착유기 시스템 시설을 갖춘 젖소 목장이다. 이 곳 목장의 건축물과 목장 설비는 국내 낙농업이 당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심한 고려를 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다.

정남향으로 설계, 각도 조절용 개폐 지붕을 통해 젖소에게 알맞은 통풍과 습도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레일식 TMR 사료 배합기로 각 젖소에게 알맞은 양의 먹이를 제공한다.

그러나 가장 눈에 띄는 건 로봇 착유기. 젖을 짜고 싶은 젖소가 착유기로 들어간다. 사료를 먹는 동안 목에 인식된 번호가 컴퓨터로 자동 전송 돼 착유 호스가 젖소의 4개 젖꼭지에 삽입돼 젖 주위를 세척하고 이후 신선한 우유를 한 번에 15kg 정도 5~7분 간 뽑아낸다.

일부 동물보호단체에서 젖소에게 무리하게 젖을 빼는 게 동물 학대라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 목장의 젖소들은 자발적으로 착유기를 드나들고 있었다.

젖소를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다. 우리가 마시는 우유와 먹는 치즈를 또나따 목장에서는 가장 신선도 높게 화학 원료를 쓰지 않고 순수하게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취재진을 맞이한 양 대표는 만나자 마자 또나따 표 치즈와 우유를 내놓았다.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그였지만 20대의 청년 같이 피부 안색은 동안이였다.

그의 목장 자랑이 시작됐다. 무엇보다 또나따의 젖소들은 젖소 스트레스를 적게 줘 신선한 고품질의 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착유한 젖소의 우유는 일반 우유보다 멜라토닌 성분이 3~4배 가량 많이 나온다.

때문에 물량이 제한 돼 가격이 비싸다. 가령 1ℓ 용량의 서울우유 시장 가격이 2천 200원이라면 또나따 우유는 같은 용량으로 4천 200원, 밤에 짜는 우유의 경우 더 비싸 5천 500원이다. 치즈 역시 유산균과 응고효소인 렌셋, 소금으로만 만들어 일반 치즈보다 가격이 비싼 편(120g 기준 5천 800원).

하지만 양 대표는 고객과 시장의 반응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다. 또나따 표 목장에서 생산되는 우유와 치즈, 요쿠르트 까지 이미 고급 반열에 올라 연세우유와 농협, 대형 마트 등지에서 납품 요청이 늘고 있다는 걸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먹어 보니 달랐다. 특히 치즈 결은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맛과 고소한 맛이 겹쳐져 일품이다.

또나따 목장의 자랑거리는 또 있다. 바로 오감만족 낙농체험 프로그램이다. 목장을 둘러보고 트렉터 버스를 타고 마을을 둘러본다. 다음 로봇착유시스템 견학과 송아지와 젖소 먹이주기를 해본다. 다음으로 어미소 우유짜기도 직접 해볼 수 있다. 이후 과일 우유 제조를 위해 6가지 체험도 한다.

하지만 구제역 사태로 인해 이곳 또나따 목장도 지난 1월 방역 작업을 했다. 양 대표는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지난 1월 포천에서 구제역이 터지면서 화성시 일대 농가에도 불똥이 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그였다. 최근 들어 다시 충청도까지 구제역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추세지만 그는 또나따 목장의 젖소들을 믿고 있다.

전화위복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양 대표는 시련과 위기가 또나따 목장을 덮칠수록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저력이 이미 젖소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제역 여파로 인해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그래도 목장의 젖소들은 모두 그 동안 위기에도 건강하게 버텨왔다"며 우유와 치즈의 품질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남은 과제도 있다. 이미 목장은 위해환경요소가 없다는 조건으로 HACCP를 받았지만 향후 농협과 연세우유 등 대형 공급업체에 우유 납품을 위해서는 컨설팅 작업이 남았다.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하지만 그의 사전에 포기란 없다. 올해 안에 이 같은 인증 작업을 모두 마치면 수도권은 물론 전국의 사람들에게 또나따 표 우유와 치즈를 더욱 풍부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송아지 한 마리에서 시작한 그의 목장 경영의 숨은 일등 공신은 아내 김선용씨의 내조 덕이였다. 여성의 손길은 목장에서 더욱 필요로 한다. 젖소가 새끼를 낳거나 출산 전에 양씨의 아내는 젖소를 친구처럼, 엄마처럼 보살펴 왔다. 그 덕분에 또나따 목장의 젖소들은 한 마리도 병이나 스트레스에 걸려 본 적이 없다. 그 만큼 섬세한 돌봄의 손길이 절실했던 것이다. 사람은 이 세상에 한 번 태어나 이름을 남기고 떠나지만 호랑이는 가죽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양 대표에게 또나따 목장, 젖소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의 가슴 속에는 숨이 다하는 날까지도 젖소와 함께 생과 사를 함께 하겠다는 순수함과 열정이 베여있었다.

화성은 물론 전국의 그 어느 목장보다 경쟁력 있고 효율성 높은 목장으로, 젖소들이 마음 놓고 착유하며 새끼를 맡겨도 안심할 수 있는 그런 천국의 목장이 양 대표의 품 안에 있었다. 또나따목장 : ☎(031)356-1602

 

“질높은 사료로 구제역 공포 극복”

   
▲ 양의주 대표
-송아지 한 마리에서 시작한 목장 일이 쉽지 만은 않았을 텐데 슬럼프는 없었나.
▲믿기지 않을 테지만 없었다. 그럴 여유도 없었다. 천성이 일꾼이라 젖소 양육과 우유 치즈 생산에만 매달렸다. 물론 중간에 구제역 변수를 만났지만 극복했다. 모두 마음 가짐의 문제다. 또나따 목장의 젖소는 어떤 외부 질병이나 바이러스에도 강하다. 약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질 높은 사료와 천혜의 자연환경 등이 어울려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혼자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었다. 화성시 농업기술센터와 경기도농업기술원 그리고 마을의 많은 어르신들, 선배님들이 사심 없이 도와줬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나따 목장에 위기 상황도 있었다고 들었다. 어떻게 이겨냈나.
▲모두 가족의 힘이라고 생각된다. 집사람의 섬세한 손길과 보살핌으로 젖소들이 정서적인 안정을 찾게 됐다. 또한 착유 과정에서부터 새끼 분만에 이르기까지 집사람의 역할이 컸다.
구제역 같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엄습했지만 지금까지 잘 견뎌냈다. 모두 주변 이웃과 화성시, 경기도농업기술원의 도움이라고 생각된다. 오늘날 또나따 목장의 번성은 혼자힘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었다. 모두 주변 이웃들의 도움으로 완성됐다.

 

-앞으로 또나따 목장의 비전은 무엇인가.
▲또나따 목장에서 출시되는 우유와 치즈의 가격이 시중 가격에 비해 비싼 건 사실이다. 하지만 품종과 양이 한정 돼 있는데다 생산 과정 역시 까다로워서 적잖은 수고와 노력이 들어간다.
또나따 목장의 생산물을 주위의 가난한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다. 이를 통해 돈이 없어 가난해 어려움을 겪는 가정의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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