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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국경없는 노동자의 대변자 안산이주민센터를 찾아서

예수교장로회, 외국인노동자 선교차 출발
‘더불어 살기’ 목표지향 국경없는마을 명명
“소수자 인권 보호 다수자 인식 변화” 천명
상담外 복지·교육·연대 등 다채 활동 펼쳐

 


환하게 웃고 있는 그들이 보이십니까
얼굴색은 달라도 우리는 하나입니다


안산 시화공단, 반월공단과 근접한 원곡동의 ‘국경없는마을’. 이곳은 외국인 이주민들이 10여만명 살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 곳에서는 자신의 권익을 호소하고 한국의 문화를 배우는 동시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성을 함께 공유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그리고 ‘국경없는마을’의 이주민들은 그 일을 도맡아 하는 기관인 ‘안산이주민센터’를 찾는다.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진정함을 이곳에서 확인해 보자. <편집자주>

안산이주민센터는 지난 1994년 ‘안산외국인노동자상담소’로 출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서울 서남노회와 부천노회에서 외국인 노동자선교를 위해 전국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가장 많은 안산, 시화 공단지역에 설립한 기관이다.

‘국경없는마을’이라는 이름을 지은 안산이주민센터 대표 박천응 목사는 국경없는마을 만들기를 시작하면서 ‘외국인노동자와 한국인이 지역사회 내에서 국적, 언어, 피부색, 종교, 경제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공동체적으로 더불어 살기’를 지향하는 운동’이라고 원곡동마을을 정의하고 있다.

이곳 국경없는마을의 목표는 ‘하나가 되자’이다. ‘행복한 사회 만들기’. 국경 없는 공동체·국경 없는 평화·국경 없는 인권·국경 없는 노동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를 포함해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원함에도 이전까지 외국인 노동자를 그 범주에 넣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아픈 모습을 반성하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 1988년 88 올림픽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외국인 노동자가 지금은 40만에 이르며 외국 국적 동포와 결혼 이민자까지 합하면 총 외국인 수는 80만을 넘을 뿐아니라 2, 3년 안에 100만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숫자가 나올 수 없는 것은 불법 체류자와 밀입국자도 많기 때문이다. 80만이라면 이들은 사실상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이들에 대한 이해는 초보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기본 인권을 갖고 있으며 다양한 욕구와 문화를 가진 세계 시민의 일원이란 인식조차도 희박할 뿐 아니라, 인권이 무시당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안산이주민센터의 박천응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가 가장 많은 안산 시화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인권운동가인 동시에 다양한 이주민들의 문화에 관한 연구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이다.

그의 목표는 ▲국경없는 평화 ‘신인간운동’ ▲국경없는 공동체 ‘국경없는마을’ ▲국경없는 인권 ‘국경없는 시민권’ ▲국경없는 노동 ‘노동의 축제’ 등 네가지를 들 수 있다.

한 마디로 소수자인 이주민의 인권을 보호하려면 다수자인 국민들의 인식이 변해야 하고, 결국에는 소수자와 다수자가 어울리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산이주민센터는 이주민 노동자들의 상담업무 외에도 인권·복지·교육·친교·국제연대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센터 대신 이주민센터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이유도 그 때문. 제한된 기구와 인력으로 많은 기구를 운영하는 데 무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곳에서 종사하고 있는 스텝들은 휴일까지 반납하는 헌신과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봉사자들과 고용주 간에 빈번하게 일어나는 임금체불과 산업재해문제를 비롯해 출입국과 관련한 법률상담, 여성노동자들에게 일어나는 성폭력관련 등의 정보를 나눈다.

이외에도 산업연수생제도, 연수취업제도, 노동허가제 등의 정책문제에도 적극 개입해 근본적인 외국인노동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명절과 방학에는 성공적인 한국생활 적응을 위해 성인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전통문화와 한국어를 가르치고, 노동자교육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권익과 의무를 행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곳에서 많은 활동이 이뤄지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안산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외국인들의 경우 자국 대사관의 미흡한 도움을 제외하면 외국인 차별이 심한 한국 실정에서 법률, 의료, 교육, 문화적인 지원을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천응 목사는 “앞으로 이주민여성상담소를 비롯한 관련기관을 더 확장할 계획이고 국가지원으로 운영되는 단체들도 더 늘어날 전망이라 여건은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를 위한 다문화운동”
   
▲ 안산이주민센터 박천응 대표
“여기 이주민들은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할 주민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우리에게 그늘진 땅에 작은 자로 다가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선한 이웃이 되고자 안산이주민센터는 여러분과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라는 화두를 던지기 훨씬 전인 90년대 중반부터 안산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돕기 시작한 안산이주민센터 박천응(50) 대표를 만나 보았다.

박천응 대표는 1999년 ‘국경없는마을 1차년도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경없는마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법과 제도로만 해결할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범주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세계화로 인한 노동의 이동 과정에서 한국사회 역시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갈 것이 불가피해 보였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 불법 노동자들의 문제를 단속과 강제 추방이라는 법적인 제재로만 해결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는 이곳 원곡동의 ‘국경없는 마을’을 다문화공동체라고 표현한다. 다문화적 관점에서 주민과 축제, 행사 등을 함께 함으로써 원주민과 이주민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것.
“지금까지 외국인은 원곡동 주민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없었고 원주민의 배타성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법적으로 주민이 될수 있는 조례가 만들어지면서 90일 이상 거주하면 주민이 될 수 있죠”

이러한 결과는 박천응 대표가 20여년간 이주민을 위한 생각 하나로 버텨온 결과물 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는 또 다시 이들과 함께 하는 세상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경없는마을운동은 하향운동입니다. 하향운동이 되어야 여기 사는 분들의 지지도 받고 연대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한국교회는 지역사회에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교회 이름 드러낼 것도 없이 그저 봉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의식개혁을 모토로 하는 것이 바로 다문화운동인 것입니다.”

그리고 박 대표는 “다문화운동은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닌 다수자를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며 “다수자가 소수자를 차별하기 때문에 다문화 문제가 발생하는 거고 그래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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