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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 인천편입 ‘15년 허송세월’

낙후 이유로 낚더니, 구색맞추기식 입질만

 

한국사의 축소판, 지붕 없는 역사박물관으로 불리는 강화도가 인천으로 통합(1995.3.1) 된 지 15년이 지났다. 강산이 변해도 한참 변해야 할 기간이다. 당초 정치적 거래에 따른 불합리한 행정구역조정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통합을 밀어붙였고 강화군민들은 정부시책을 믿었다. 온갖 사탕발림으로 주민을 설득 했지만 그 결과는 여전히 낙후된 강화 섬마을 모습뿐이다. 굳이 변한 걸 찾자면 지난 2002년도에 준공된 ‘강화초지대교(1.2km)’가 전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천시의 새로운 수장으로 취임한 송영길 시장이 어떠한 강화발전 정책을 내놓을지 주민들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강화군의 현실을 짚어 본다.<편집자 주>

◆ 도시행정에 농촌은 뒷전

강화군은 지난 1995년 3월 1일을 기해 경기도에서 인천으로 행정구역이 변경됐다. 중간에 경기도 구간인 김포를 뛰어 넘어 버스로 1시간이나 떨어진 인천시와 한 가족이 된 셈이다. 졸지에 ‘도민’에서 ‘시민’으로 신분이 업그레이드 된 듯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가 다였다. 당시 강화군은 함께 편입된 김포일부와 옹진을 합쳐 954㎢의 면적과 235만 명의 인구를 가진 거대 광역시의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

당시 행정구역통합에 따른 불만의 소리는 채 한 달도 가기 전에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농번기와 어업철을 맞아 각종 지원사업과 보조사업 추진에 불협화음이 나오기 시작했고 인천시는 부랴부랴 농업관련 부서와 어업관련 부서를 확충하고 인원을 보강하는 등 허둥댔다.

인천시 행정은 전형적인 도시행정이 주류였다. 통합된 인천시 전체면적의 40%를 차지하는 강화에 대한 정책적 준비가 부족했다. 그러한 현상이 많이 완화 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 군민들의 가슴에는 ‘변한 게 없다’는 불만이 가득 차 있다.

실예로 당시 강화군 인구는 약 7만명 이었으나 현재는 6만7천명으로 줄어있다.

인천시는 지금 경제자유구역사업 말고도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기반시설사업’, ‘구도심 개발사업’, ‘복합물류시설사업’, ‘MICE산업 육성’ 등 대규모 투자사업이 줄을 잇고 있다.

모두가 천문학적 예산을 수반하는 사업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하기에는 시민들이 받아야 할 희생이 너무 크다는 것이 주민과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강화는 결과적으로 인천시의 당면한 과제로부터 관심 밖이 될 수 밖에 없고 송영길 시장의 관심이 부여되지 않는 한 여전히 홀대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주민들의 생각이다.

◆ 강화~영종간 다리건설 조력 발전소 물 건너가나

인천에서 인천을 가는데 경기도 땅을 밟고 가야하는 현실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안방에서 건너 방을 가는데 남의집 처마 밑을 건너야 하는 격으로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

더구나 인천 편입 후 금방 확장될 것 같던 초지대교에서 인천에 이르는 경기도 김포시 관할 도로는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2차선으로 도로면이나 노선이 정비되고 있지 않아 만성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6.2지방 선거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5월, 인천 영종도에서는 강화~영종간연결도로 기공식이 포스코건설 주관으로 열렸다. 총연장 14.8km, 왕복4차선 규모의 이 도로는 포스코건설(사장 정동화)과 인천도시개발공사(사장 어윤덕)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 8천973억원을 들여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직전인 2014년 8월에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송도국제도시에서 영종도· 강화도 그리고 더 나아가 개성까지 연결되는 환 서해안 하이웨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두 달 후, 전임 안상수 시장으로부터 인천시정을 이어받은 송영길 신임 시장측은 아직 이렇다할 추진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어 강화 주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또한 강화 교동도 석모도 본도를 연결해 추진하려던 조력발전소가 사실상 취소되면서 이에 따른 기대감으로 강화 발전의 미래를 꿈꿨던 희망도 사라졌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인천시가 강화지역에 대단위 산업단지 건설을 발표 했으나 이 또한 환경성 문제와 입주업체 선정 등으로 난항이 예상 돼 강화 지역발전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요원한 실정으로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연간 500만명 공항 환승객 유치 최적지

국제공항을 안고 있는 인천시로서는 연간 500만명이 이용하는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한국적인 곳이 강화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복원 정비된 각종 문화유적지는 그때의 적극적 지원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고 강화의 역사 문화 복원과 발전에 대한 비전은 선거 때 마다 말만 무성 했을 뿐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강화를 더 이상 침체의 섬으로 방치하지 않기 위해서는 영종대교의 건설이 시급하다. 해외여행객을 상대로 국내여행을 주관하는 여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요즘의 여행객들은 도시보다는 그 나라의 풍속과 문화를 보고 싶어 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길어야 하루나 이틀정도의 시간밖에 없는 환승객들의 입장에서 가장 가볼만한 곳이 수도권에서 강화 말고는 대안이 없다.

강화도가 어떤 곳인가? 구석기 선사유적을 비롯해 근세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역사에서 한순간도 빠지지 않을 만큼 굴곡진 세월을 온몸으로 아로새긴 땅이 아닌가!

더구나 영종·강화·개성을 잇는 해상도로는 해주를 거쳐 평양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남쪽의 목포를 출발해서 평양까지 이르는 길 중간에 위치한 인천과 강화는 말 그대로 환 서해안 경제중심의 한 가운데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강화~영종간 도로는 인천이 물류중심지로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인천광역시 강화군민들이 더 이상 경기도 땅을 밟지 않고 인천에 이르는 유일한 대안이다.

만약 14.8km의 영종대교 소요예산이 과다하다면 다른 대안도 있다. 강화동검도와 인천 서구 성광 모래야적장 쪽과 연결하면 대략 3~4km 거리의 교량만 건설하면 된다.

◆맺는 말

송영길 시장은 얼마 전부터 언론이든 회의석상이건 자리를 불문하고 “강화를 모든 시정에 중심에 두고 생각 하겠다”라고 밝혀 그동안 냉대를 받던 강화군민들의 응어리진 가슴을 어루만지고 있다.

실제로 자신을 보좌할 인물로 강화에 정치적 연고를 둔 신동근씨를 정무부시장에 발탁함으로써 강화에 대한 진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총 32쪽 분량의 2010년 인천시 주요업무계획에는 강화에 대한 내용이 ‘강화 갯벌센터 마니산 진입로 확충, 테마형 관광단지 조성’이라는 달랑 한 두 마디가 언급돼 있을 뿐이다.

이에 인천시 편입 후 가슴앓이 하며 분노했던 주민들은 인천 편입당시 약속했던 발전 방안이 하루빨리 실천되기를 기대하며 송시장의 출범을 기대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더 이상 떠나는 섬이 아닌 돌아오는 섬이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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