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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땀 한땀 엮인… 이념과 인간의 본질

함경아 ‘자수프로젝트’전/26일까지 경기창작센터
다다를 수 없는 장소를 넘어서는 ‘소통의 시도’ 선봬

 

경기창작센터는 오는 26일까지 작가 함경아의 자수 프로젝트 ‘다다를 수 없는 장소를 넘어서는 소통’전을 연다.

작가는 어느 날 현관문 틈으로 날아든 낯선 전단을 보고 ‘나도 북한에 삐라를 보내 보면 어떨까’라는 다소 엉뚱한 시도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북한의 특산품인 ‘자수’ 기능인들을 연결해주는 중국인 브로커를 고용하고 인터넷에서 모은 각종 전쟁관련 이미지들, 자본주의의 풍요로움을 연상케 하는 샹들리에와 보석 이미지들, 남한과 아시아 나아가 미국의 국제관계를 짐작하게 하는 유행가 노랫말을 북한으로 보냈다. 우연히 마주한 대남선전체제 도구를 역이용해 전하는 독창적인 작업을 펼쳐나간 것.

함 작가는 지난 2008년 개인전 ‘Such Game’을 통해 북한에서 제작된 직물 작업들로 된 첫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수집한 이미지를 합성해 중국을 통해 북한의 여성 수공예자들에게 몰래 보냈고 전통적인 기술과 재료로 수놓게 했다. 작업이 동반하는 정치적인 민감함 때문에 대다수의 수공예품들은 북한 당국에 의해 압수당했으며, 남한에서 조립할 수 있도록 북한의 작업자들이 직물품을 분해해 우송하기도 했다. 작품 회수율은 30%를 넘지 못하고 잦은 분실, 연락 두절 등 긴 호흡이 요구되는 프로젝트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특유의 낙천적인 인내심으로 10점의 작품을 공개하기 이르렀다.

관객들은 작가가 작품 하나하나에 엮어놓은 이야기를 읽으며 이념, 인간, 정의의 본질의 의미를 재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호세 다 실바(Jose Da Silva) 제6회 아시아퍼시픽 트리엔날레 감독은 “함경아의 자수 작업은 정치선전, 사적인 기억, 그리고 사회적인 매개의 기이하고도 복합적인 뒤섞임”이라며 “작가에 있어서 온라인으로 즉각적으로 정보를 취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과 협력자인 수공예자들의 제한된 정보망 간의 대비는 그녀가 말하듯 궁극적으로 ‘다다를 수 없는 장소를 넘어서는 소통’에 대한 시도”라고 말했다. (문의: 032-890-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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