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연구진이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염색체를 해독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로 농진청은 맛, 색깔, 모양 등이 다양한 기능성 배추에서부터 재해저항성 배추까지 맞춤형 배추 품종 개발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다.

17일 농진청 식물유전체 연구팀에 따르면 ‘배추 유전체 해독 프로젝트’ 일환으로 농진청은 그 동안 배추의 10개 염색체 중 가장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1번과 2번 염색체의 6천500만개 DNA 염기서열을 완전 해독했다.

앞서 농진청은 2번 염색체 해독결과에 대해 유전체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게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11월호에 ‘배추 2번 염색체의 서열과 구조’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고 1번 염색체 해독결과는 내년에 공개할 예정이다.

농진청 연구팀은 배추 2번 염색체의 3천200만개 DNA 염기쌍이 총 7천58개의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유전자 중에는 세포 안에서 단백질 효소를 조절하는 ‘인산화효소(kinase)’,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 등 500개 이상의 중요한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농진청은 확인됐다.

농진청 박범석 연구관은 “이번 배추 염색체 해독은 배추과 작물(겨자, 양배추, 브로콜리, 유채, 무 등) 중에서는 세계 최초로 우리 자체기술로 고등식물의 염색체를 완전해독한 첫 번째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편 ‘배추 유전체 해독 프로젝트’는 농진청 주도로 영국, 호주, 캐나다 등 7개국이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 배추 유전체를 완전해독하기 위한 사업으로, 10개의 배추 염색체를 각 나라별로 나눠 해독에 들어가 1, 2번 염색체를 맡은 한국 농진청이 처음으로 해독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