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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수행의 삶, 속세의 일상을 흔들다

30년간 불교계 베스트셀러 굳힌 지허 스님의 3번째 수필
23개 에피소드 담백·치열한 수행자 인간적 삶 묘사 탁월

선방일기

지허 스님 글|불광출판사 116쪽|9천800원.

출신으로 대전대 국어국문학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을 나왔다. 1989년 불교신문에 입사해 현대불교 법보신문 등에서 기자생활을 했으며 현재는 현대불교 편집부국장을 거쳐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지난 2004년 ‘유심’으로 등단해 왕성한 시작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감성으로 가는 부도 밭 기행’, ‘행복을 찾아가는 절집 기행’ 등이 있다.

법정스님의 수필과 함께 30년 넘게 불교계 최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온 책이다.

선방의 모습을 고증한 23컷의 일러스트와 함께 저자의 세 번째 외출이다. 이미 지난 1993년과 2000년 각각 단행본으로 출판된 적이 있다.

1993년에는 비매품으로 5천부가 인쇄 배포됐는데 인기가 높아 복사본이 돌아다녔을 정도다. 2000년 출간됐을 땐 수만 부가 팔렸지만 출판사 사정으로 사실상 절판됐다.

‘선방일기’는 지난 1973년 ‘신동아’에 처음 연재됐다. 이 책은 모두 2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는데 때로는 담백하게 때로는 치열하게 전개되며 철저히 고독한 존재일 수 밖에 없는 선승(禪僧)의 존재감과 눈물나게 인간적인 수행자의 두 모습을 잘 묘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래서 ‘선방일기’는 종교나 연령을 초월한 수많은 사람들의 서재에 잊혀지지 않는 책으로 남아 있다. 장익 주교로부터 ‘선방일기’를 선물받은 이해인 수녀는 이렇게 말한다.

“매우 솔직담백하면서도 구도자의 깊은 사색과 예리한 성찰이 돋보이는 수행일기를 읽고 나니 시원한 바람 한 줄기가 내면을 흔들어 깨우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 글을 쓴 ‘지허 스님’의 행적은 묘연한다. 서울대를 졸업한 후 근대 고승인 탄허 스님 문하로 출가해 수행했다는 얘기가 떠돌지만 스님의 행적만큼 과거의 이야기도 바람과 함께 세상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1962~1963년 1년간 강원도 정선 정암사에서 20여리 떨어진 토굴해서 수행했는데 이 때의 기록이 ‘대한불교’에 연재된 적이 있다. 1975년 입적했다는 진술이 있으나 확실치 않다.

하여튼 이 ‘선방일기’는 저자가 오대산 상원사 선방에서 동안거를 난 이야기다. 안거는 여름과 겨울 각각 3개월씩 진행되는데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죽비를 신호로 간단히 3배의 예를 올린 뒤 화두를 들고 선(禪)에 들어간다. 이런 스님들의 일상을 치열하게 묘사했다.

저자는 또 담백한 문장으로 수행 이면의 이야기들을 살갑게 풀어내고 있다. 뭔가 결심이 필요하거나 확신이 필요할 때마다 들춰볼만한 책이다. 종교나 연령을 떠나 새해에 누구에게나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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