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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농업경영인] 장호원 복숭아 ‘풍원농장’이재권 대표

소포장 유통·무농약 재배·도장지 이용 맛·품질 고급화
백화점·직거래 등 판로 다양… 연평균 1억2천만원 수익
“겸허한 마음가짐·스스로 되돌아보는 농업인 되기 최선”

 

엊그제 내린 눈에 설성산은 설경을 뽐냈다. 산의 남쪽으로는 봉미산이 연결된다. 그리고 그 가운데 방추리가 있다. 방추리는 자연마을로 방각동과 구추동을 병합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방추리에서 대를 이어 복숭아 농사를 짓는 농업인 이재권(51) 씨를 만났다. 그는 현재 풍원 농장 대표다. 농장의 위치는 이천시 장호원읍 방추리 244로 서울에선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이천IC에서 나오면 진입이 쉽다. 방추리에 닿기 전 이황리를 가보면 상승대가 보인다. 상승대는 인근 육군7군단(7276-북진선봉부대)의 주둔지로 떠오르는 태양이 아름다운 곳이다. 7군단 주변 이황초등학교를 지나 봉추리와 이황리 일대 농가는 대부분 복숭아를 재배한다. 평지가 많고 배수가 잘 돼 복숭아 기르기에는 천혜의 토지다.

이 대표 역시 이런 자연의 혜택을 얻은 천성이 농부인 순수한 사람이다. 하지만 아무리 양 같은 농부도 자연의 위력 앞에선 마음이 불편하다. 태풍 곤파스와 이상 기후로 인한 냉해 피해 때문이다. 농작물 재해보험조차 들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 복숭아 재배 농가들의 피해가 컸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자연의 섭리고 이치이기 때문에 더 이상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 다만 내년에는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어머니 같은 대지(大地)가 주는 풍요로움이 찾아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풍원 농장은 겨울의 한 가운데를 들어서는 요즘 황량한 느낌을 줬다. 복숭아 열매는 모두 수확 됐다. 전국의 소비자는 탑푸르트 브랜드로 장호원 복숭아, 미백 이라는 이름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장호원 복숭아는 전국에서도 유명하다. 이천시농업기술센터와 도농업기술원, 이천시가 지역 특산물인 복숭아의 전국화 전략에 따라 많은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이제 장호원 복숭아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이 대표는 “그 동안 롯데백화점과 대형할인점, 직거래 등 다양한 루트로 복숭아를 공급해 연 평균 1억 2천 만 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모두 자연이 주는 생산물로 얻은 소득이기 때문에 더욱 소중합니다.”라고 말했다.

풍원 농장 복숭아의 히트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크게 3가지로 꼽았다. 우선 소포장 위주의 유통 혁신으로 소비자 기호에 철저하게 맞췄다는 점이다. 지난 1998년까지만 해도 10~15㎏위주의 대포장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선물용 기능성에 맞게 포장 형식을 달리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또한 그의 농장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병해충 정밀예찰과 방제체계를 구축해 농약 살포 횟수를 절반으로 줄였다. 각종 미생물 유기제재를 투입해 친환경 고품질의 복숭아 생산 기반을 갖춘 것이다. 그는 지난 2002년 이러한 노력을 인정 받아 친환경 인증까지 받았다.

마지막으로 도장지를 이용해 과실의 비대한 특성을 예방하고 일조량을 늘려 복숭아의 당도가 특히 높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평균 13년 인 복숭아나무 수명을 최대 40년까지 연장해 도장지의 장점을 톡톡히 살렸다는 것이다.

현재 풍원 농장의 전체 규모는 2.7㏊. 이 대표는 당초 농장 규모를 늘리는 것을 수정해 내실을 다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그는 품질 차별화에 승부를 걸었다. 복숭아 미백과 장호원 복숭아 맛의 고급화를 위한 다양한 실험은 기본이다. 그는 대나무를 이용해 복숭아나무의 저수구 원리를 적용시켜 내년부터 실제 농장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2년 전부터 복숭아 탑푸르트 시범농가로 지정된 이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앞으로 미래를 위해 남들보다 2~3배 노력으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복숭아 농업인이 되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해마다 반복하는 복숭아 재배지만 그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농업인이다. 그래서 자연재해가 주는 타격을 슬기롭게 극복했다. 특히 지난 2007년 여름 태풍으로 인한 기습 호우로 복숭아 대부분이 상품가치가 없어졌을 때 그는 아내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결혼 한 이후 20년 간 묵묵히 농장을 함께 지켜온 아내 정순옥(50씨가 그렇게 눈물을 흘릴 줄 몰랐다는 말이다. 3자녀를 기르고 복숭아 농장의 모든 섬세한 일까지 아내가 아니라면 오늘날 풍원농장의 성공도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아내와 함께 풍원 농장에서 울고 웃으며 복숭아를 재배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여생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최고급의 장호원 복숭아를 공급하는 걸 사명으로 여기고 아내와 농장을 일구어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대 째 이곳 방추리 터전을 지키고 있다. 아버지는 고3 때 돌아가셨다. 아버지에게 충분히 효도를 할 수 있었는데 그는 철이 들고서야 아버지의 빈자리를 농장 곳곳에서 느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제 3대째 이곳 복숭아 농장의 성공적인 연착륙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장남 동호(23)가 대상이다. 물론 막내아들인 연호(10)도 있지만 그래도 장남이 대를 이을 적임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는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세워 보였다. 오늘의 인터뷰가 그에게는 소통과 만족의 표시라는 걸 뜻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중요한 건 장호원 복숭아는 이제 장호원이 아닌 전국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명맥을 유지하는 주인공 중 한명인 이 대표. 그의 오늘은 희망의 내일을 위한 징검다리이자, 장호원 복숭아의 미래였다. 문의: 풍원농장 ☎(031)631-1347

※인터뷰

소비자와 소통하며 품종개발 노력 최선

- 장호원 복숭아의 장점은 무엇인가.

▲ 올 초부터 이상기후로 복숭아 농사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장호원은 복숭아 재배의 최고 조건을 지닌 자연 환경을 갖춘 곳인 거 같다. 당도가 더 높을 뿐만 아니라 가격 역시 소비자들의 부담을 고려해 많이 오르지 않았다. 또한 인지도가 높아 연중 소비자 직거래 형태로 판로가 이뤄지고 있다.

-농장 운영을 하면서 겪은 위기는.

▲그 동안 숱한 위기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가족 때문이다. 특히 아내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희망을 갖고 장호원 복숭아의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지난 3년 전 태풍 피해로 손실이 컸지만 지금까지 잘 합심해 극복하고 있다.

-농장 운영 계획은

▲미래 농업은 농산물 생산과 시장출하 만이 능사가 아니라 농업현장에 소비자가 직접 찾도록 해야 한다. 이천시농업기술센터, 이천시 등의 도움을 받아 농촌관광 네트워크에 동참할 계획이다. 또한 경쟁력이 강한 복숭아 품종 개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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