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속에서 천둥이 치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지진임을 실감 했습니다”
지난 14일 일본 미야기현 일대로 파견돼 10여일에 가까운 구조 활동을 마친 뒤 지난 23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한 수원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이상균 소방장(46)은 참혹했던 일본 대지진 구조현장에 대해 “한 마디로 지옥과 같았다”며 구조 활동을 회상했다.
이 소방장은 24일 오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센다이시에 도착 후 즉시 텐트를 치고 첫 날 침상에 누웠는데 처음으로 여진을 겪었다”며 “그날 밤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소방장은 “그곳 상황은 말 그대로 참혹함 그 자체여서 100여명의 구조대원들은 세면은 커녕 마실 물조차 부족한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일본 지진 현장에서 재앙을 당한 일본인들을 생각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임무에 충실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센다이시 인근을 수색하던 중 아기 기저기를 발견했는데 생존자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며 “모든 것을 쓸어가 버린 쓰나미의 위력으로 끝내 숨진 이들의 시신만을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가슴 아팠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 소방장은 직접 소지하고 있던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며 “센다이시 체육관에 일렬로 수습된 시신들과, 쓰나미에 밀려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차량들을 보며 새삼 지진의 위험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소방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춰 맡은바 임무를 다한 동료 구조대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국내에서도 역시 철저한 지진 피해 예방활동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