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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나눔현장] 수원외국인복지센터 다문화피플퍼즐자원봉사단

도내 결혼이주여성 3만2천여명 자녀 2만5천여명
우리도 한국인… 사회적 정체성 확립위해 힘써요
양로·고아원 등 방문 소외된 이웃 보듬는 일 실천

 

‘도움받는’대상서 ‘나누는 삶’ 실천 우리는 더 이상 이방인 아니에요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인 어머니. 역사적으로 단일민족이 이어져온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을 인정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소위 ‘결혼 이민자’들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단체들이 만들어지고 한국어 교육을 진행하는 등 이들 결혼 이주여성들을 포함한 외국인 거주자들은 우리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존재로만 여겨졌다.그런데 이러한 외국인 거주자들이 직접 나서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는 곳이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수원중앙복지재단(수원중앙침례교회)에서 운영하는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 산하 다문화퍼즐피플 자원봉사단(이하 다문화 자원봉사단)이 그들이다.지난해 기준 도내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은 3만2천44명이며 이들의 자녀들은 2만5천여명.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우리 이웃인 다문화 자원봉사단의 활동이 주목되는 이유다.

▲다문화 자원봉사단 발족

지난해 4월 25일 발대식을 갖고 활동을 시작한 다문화 자원봉사단은 그간 매우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발대식 이후 이들은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도내 양로원과 고아원 등을 차례로 방문, 배식봉사와 이발봉사 등을 진행하며 소외된 이웃들을 보듬는 일을 해왔다.

또한 여름철에는 수원시 인근 광교산과 이목동 일대 농가를 방문, 일손 돕기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온지 3년 됐다는 강월화(29·여)씨는 “처음 해보는 농사일이라 어려웠다”면서도 “다 같이 모여서 큰 나무도 치워내는 등 함께 일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지난해 관내 명인중학교에 일일 교사로 참가, 자국의 문화와 언어를 소개하는 시간이 가장 뜻 깊었다고 말한다.

일일교사로 나섰던 한 배트남 봉사단원은 “월남전 등으로 우리나라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한국 학생들에게 우리 역사와 환경 문화 등을 소개하는 기회가 됐다”며 “학생들이 흥미를 느껴 많은 질문을 해 줘 좋았다”고 말했다.

▲외국인이라는 편견 극복, 봉사 연속성 아직 과제로 남아

이들의 봉사활동이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행사에서 100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은 센터 관계자는 다문화 봉사단 15명과 함께 그 곳을 찾았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수원외국인복지센터 윤보경 담당자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 거주자들을 단지 이방인으로 보는 차가운 시선을 또다시 느끼게 됐다”며 “이를 극복하는 것이 우리 봉사단의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거주자들에게도 역시 봉사활동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말과 음식, 문화가 다른 낮선 땅에서 내가 아닌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생소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활동을 정리하는 세미나에서 대부분의 외국인 거주자들은 봉사활동에서 많은 의미를 찾았다고 소감을 밝혔지만 계속 봉사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가 남는다는 평이다.

윤 담당자는 “올해 새롭게 봉사활동 진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활동의 연속성과 동기부여”라고 강조하며 “이들이 지역사회에 직접 봉사하면서 사회적인 정체성을 확립하고 소속감을 고양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리화성 다문화자원봉사단장

 


“봉사, 자기 마음에서 우러나야 이웃돕는 미소 느껴보고 싶어”

“봉사는 자기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문화피플퍼즐자원봉사단 단장을 맡고 있는 리화성(37·여·중국) 씨는 무엇보다 봉사활동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남을 위해 아무 대가도 없이 활동하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졌다는 리 단장은 “센터에서 웃는 얼굴로 외국인들을 대하던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대가는 없지만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뿌듯한 미소를 느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리 단장은 “40여명에 이르는 자원봉사단들이 일본,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 10여개국의 사람들로 구성된데다 한국에 건너온 기간도 모두 달라 단원 대부분이 소극적인 경향이 강해 봉사단 활동 초기 어려움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보니 처음에는 장소로 이동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았다”는 리 단장은 “처음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가 먼저 찾아와 또 언제 봉사활동하러 가냐고 묻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리 단장은 “중국에서는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부터 대학생 등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동남아 지역 등에서는 봉사활동이 거의 없기 때문에 처음 한국에 오는 결혼이민자들이 생소하게 느낀다”며 “올해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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