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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또 급락… 도내 증권가 패닉

그리스 부도위기 500p 하락…증권영업인 투자손실 문의 진땀
“내 손해 상관없지만 가족·지인들 손해 어찌 만회해야 될지 막막”

“매일 밤마다 낭떠러지에서 추락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수원 인계동의 한 증권사 10년차 영업직원 A씨는 요즘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잔다. 미국 증시와 글로벌 시장이 워낙 요동을 치니 안심할 수가 없다. 지난밤에는 그리스도 국가부도 위기로 미국과 유럽 증시가 동반 폭락했다.

A씨는 “오늘 출근길 하늘이 노랗게 보이더라”며 “요즘 매일 밤마다 내일은 얼마나 떨어질까 걱정에 출근하기가 두렵더라”고 토로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소위 ‘잘나가던’ 증권사 직원들이 최근 두 달 동안 코스피가 500p 이상 폭락하면서 고난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주가와 펀드의 끊임없는 추락에 이제는 고객들 얼굴 보기도 미안해졌다.

특별히 본인의 잘못 이라기보다는 글로벌 증시하락의 영향으로 동반 하락하고 있지만 “왜 미리 말해주지 않았느냐. 왜 미리 안 팔았느냐”는 고객들의 원망 섞인 항의에는 할 말을 잊는다.

오히려 “증권사 직원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라며 마음을 헤아려주는 고객들 앞에서는 고마운 마음에 눈물이라도 흘리고 싶은 심정이다.

인근 증권사의 5년차 영업인 B씨는 “오늘만 100여 통의 항의 전화를 받고 있지만 마땅히 고객들에게 변명거리 조차 없어 죽을 맛”이라며 “오히려 항의하는 고객에게 ‘나도 이만큼 손해를 보고 있다’ 펀드통장이라도 보여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러한 가운데 이들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본인의 주식과 펀드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이 관리하는 계좌 중에는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과 친척들 돈까지 적지 않다. 장이 폭락한 영향이라지만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더구나 가족과 친척들의 돈은 사실상 직원이 임의로 판단해 매매하는 일임매매 계좌나 마찬가지다.

증권사 직원의 일임매매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인고객들의 요청과 영업실적의 압박으로 인해 일임매매가 여전히 이뤄진다는 건 증권사 직원들 사이에 공공연한 사실이다.

10억 원 이상의 일임매매 계좌를 관리하는 한 영업인은 “현재 원금의 절반이상 손해를 봤다”며 “내 손해는 상관이 없지만, 가족과 지인들의 손해를 어찌 만회해야 할 지 막막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연중 최저치인 1652.71 기록하며 44p 이상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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