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LA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오른손 투수 정영일(23)이 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에 입단한다.
고양 원더스는 25일 “정영일이 최근 입단에 합의했다”고 밝혔고 정영일 측도 이날 “지난주 입단 제의를 받고 고민하다 입단 결정을 내렸다. 전주에서 훈련 중인 고양 선수단에 26일 오후 합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키 188㎝, 몸무게 90㎏대로 체격 조건이 좋은 정영일은 광주진흥고 재학시절 직구 최고 구속이 150㎞에 육박한 우완 정통파 투수로 지난 2006년 7월 연고 프로구단인 KIA 타이거즈의 제안을 뿌리치고 LA 에인절스와 계약금 100만 달러를 약간 넘긴 금액에 사인,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이 이루어 지는 듯 했다.
그러나 팔꿈치 등의 잦은 부상과 재활로 지난 5년간 루키리그와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만 총 24경기에 등판해 33⅔이닝을 던지는 데 그치는 등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채 지난 2008년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이후 재활 중 팔꿈치 통증이 재발돼 결국 지난 5월 팀에서 방출, 국내로 복귀했다.
고교 시절 김광현(SK), 임태훈(두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정영일은 2006년 4월 대통령배 대회 경기고와의 1회전에서 13⅔이닝 동안 무려 242개의 공을 던져 ‘혹사 논란’을 일으키며 국내 고교 야구 최다인 23개의 삼진을 뽑아내기도 했다.
정영일은 ‘1999년 이후 해외에 진출한 선수는 2년 간 국내 구단과 입단 계약을 할 수 없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 107조 2항에 의해 복귀 후 군 입대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그 사이 KBO에 속하지 않는 고양 원더스의 창단으로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맞게 됐다. 정영일은 당분간 고양 원더스에서 재기를 모색할 계획이다.
정영일은 “김성근 감독님 밑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라며 “국내 야구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고양 원더스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김성근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고양 원더스는 KBO가 주관하는 프로야구 리그에는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야구단으로 내년부터 프로 2군 리그(퓨처스리그) 소속팀들과 번외경기를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