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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박기춘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

6.2지방선거 여야의 시각 박기춘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
승리한 현재보다 더 겸손해져야 “민주당은 지금 상당히 중요한 시기”

 

글|김동섭기자 kds610721@kgnews.co.kr

 

 

“지 금 민주당은 상당히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민주당 박기춘 경기도당위원장의 입가에는 미소가 살짝 보였다. 6.2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뒀어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도 6.2 지방선거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당초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없었다. 이는 민주당 내부 일각에서도 제기가 됐었다. 특히 경기도에서 승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세종시 수정안 논란, 김문수 경기지사의 현역 프리미엄, 4대강 살리기 사업, 무엇보다 천안함 사태 등으로 인해 북풍이 강타하면서 민주당이 경기도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민주당이 경기도의회 124석 중 76석을 얻는 등의 성과를 얻었다. 이런 성적표를 받아서인지 박 위원장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도 신중론을 제기했다.
누가 봐도 민주당의 승리이다. 따라서 박기춘 도당위원장은 그 누구보다 더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지금 심경과 19대 총선 전망을 물어봤다.

 

그런데 대답은 간단하지만 의외였다. 민주당이 지금 상당히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는 속담을 머릿속 깊숙이 인식하고 있었던 탓일까. 박 위원장은 민주당이 승리한 현재 보다 더 겸손해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선거의 승리에는 도민의 공이 가장 컸다고 추켜세웠다.

 

“이번 선거는 우리 경기도민이 이긴 선거였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이긴 선거였으며 독점적인 한나라당 지방권력을 경기도민이 이긴 선거였다”
박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결론 내렸다. 이명박 정부 2년 반 동안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고 세종시 약속을 파기하고, 언론을 장악하는 등 계속된 실정으로 도민이 심판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이명박 정부 2년 반 동안 우리 사회는 균형을 잃고 지나치게 편향되고 경직되어 갔다. 언론을 장악하여 비판자들을 말살하고 4대강과 세종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며 청년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김제동씨를 공중파와 케이블에서 밀어낸 것은 이 정권의 오만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다. 젊은 유권자들의 저항이 시작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변화하지 않으면 저항은 계속될 것이다”

 

이번 선거 승리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젊은 표에 있었다고 박 위원장은 분석했다. 젊은 층의 투표가 없었다면 아마도 쉽지 않은 선거가 됐을 것이라는 것. 그만큼 젊은 층의 투표가 이번 선거에서 가장 뚜렷한 성향이었으며 이런 젊은 층의 투표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을 가했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런 승리의 요인과 더불어 천안함 사태를 선거에 이용하려고 했던 한나라당에 대해 도민들이 염증을 느꼈을 것이라는 것.
“천안함 46명의 젊은이들의 죽음을 선거에 이용하려고 혈안이 되었던 이명박 정부의 공작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선택을 한 우리 도민들의 위대한 승리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승리의 원인이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만 있었을까. 다른 요인이 있는지 물어봤을 때 박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후보 단일화를 통한 야권연대를 성사시킨 것을 꼽았다.
비록 경기지사에는 실패를 했지만 기초단체장이나 광역의원 기초의원에서는 야권연대를 통해 승리를 거머쥐면서 민주당 경기도당으로서는 야권연대의 가능성을 보았다.

 

지방선거 통해 MB정부 실정 심판한 것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경기도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심판한 것과 함께 야권연대를 성사시킨 민주당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우리 민주당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킴으로써 변화를 이끌었던 것이 주효했다”

 

야권연대를 주도한 것이 도민들에게 민주당의 신뢰를 보여준 것이 이번 선거의 승리 요인이었다고 분석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야권연대가 아닌 진정한 야권연대 즉 야권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을 박 위원장은 깨달았다고 한다. 야권 통합 후보였던 유시민 후보의 실패를 통해 불안한 연대보다 더 강력한 통합이 필요하다는 것.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는 야당들이 힘을 합치면 국민이 지지한다는 것을 확인했니다. 김대중 전대통령께서도 야당의 통합을 유훈으로 남겼다. 특히 민주당 경기도당은 지난 총선과 보궐선거를 통해 민주당 중심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하는 책임감도 부여됐다”

 

민주 경기도당 역할 따라 道 미래 바뀔 것
이런 책임감은 민선5기 도정 운영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도의회 124명 중 민주당이 76석이 되면서 도민은 도지사로 김문수 지사를 선택했고, 도의회는 민주당을 선택한 상황이 됐다. 이렇게 된 것에 대해 박 위원장은 민주당에게 김 지사에 대한 견제와 함께 경기도에 대한 책임을 맡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 경기도당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게 됐다. 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경기도의 미래가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기도는 정치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다. 이견을 조정하고 합의를 이루는 것이 정치이기 때문에 경기도의 정치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무엇보다 공동지방정부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치가 완전히 뒤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공동지방정부의 성공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공동지방정부는 민주당이 먼저 얘기한 것이고 앞으로 지켜야 할 과제이다. 야권이 반이명박 정부 기치 아래 연대해서 지방정부를 구성했고 승리했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정책에 다른 야당과 시민참여의 보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야당과 시민이 시정에 참여하게 되면 정책의 입안과 실행과정이 투명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지방자치가 더 풍요로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공동지방정부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내렸다. 하지만 공동지방정부가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 야권연대가 진정한 야권연대를 이뤄야 공동지방정부도 성공할 수 있는 법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야당이 힘을 합치는 방법을 깨우쳤다. 하지만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의 실패로 인해 불안한 연대의 한계를 보여줬다. 이런 불안한 연대의 한계를 깨치기 위해서는 대통합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요즘 486이라고 부른다. 10년 후엔 586으로 진보할 것이다(웃음). 새로운 세력이 성장해서 다음 세대의 정치를 실현하는 것은 정당의 연속성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5~60대의 경륜 있는 지도자들로부터 40대의 젊은 지도자들까지, 우리 민주당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이다. 민주당에 50년 전통의 정당이지만 지금도 젊은 정당인 것이다”

 

19대 총선 전망 그리 밝지는 않다
19대 총선 전망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박 위원장은 한참을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굳게 다문 그의 입술에서 약간의 비장함도 느껴졌다. 6.2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했다고 19대 총선의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지금 민주당은 상당히 중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박 위원장의 말에서 19대 총선을 위해 민주당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연한 각오를 읽을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변화를 꼽았다. 변화를 선택하는 자신감. 이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변화를 거부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정당이라면 그 정당은 어떤 선거에서도 승리를 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더 겸손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 준비를 잘해서 2년 후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이 경기도민이 신뢰하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
박 위원장은 이렇게 말을 하고 다른 업무를 보기 위해 쇼파에서 일어나 집무실 책상을 향했다. 그의 책상에는 각종 서류가 있었다. 그리고 일하는 그의 모습에서 민주당 경기도당의 미래를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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