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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심재철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

 

“축하합니다”“예, 감사합니다” 한나라당 심재철(53.안양 동안을) 경기도당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27일 오후 2시30분 여의도 국회의 원회관 622호실, 그의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국회의사당 분수대와 너른 뜰의 창 밖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방이었다. 건축 풍수의 문외한이 보더라도 생기(生氣)의 흐름이 원할해 다선(多選)이 보장되 는‘소통의 방’처럼 느껴졌다.

글 l 김동섭부장 kds610721@kgnews.co.kr

사진 l 최우창기자 smicer@kgnews.co.kr

일 각이 바쁜 그의 일정을 감안해 덕담을 나눌 새도 없이 바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취임식 때‘오늘은 새롭게 탄생하는 기폭제의 날이다‘고 말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어떻게 도당을 쇄신시키고 어떻게 변화와 소통의 물꼬를 틀 것이냐”고 첫 질의를 던졌다. 심 위원장은 주저없이“당원 중심의 활동 강 화와 경기도당의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당원 교육·산하 위원회 적극 지원”

그는“하향식 활동은 한계가 있다. 대충 눈도장 찍기나 얼렁뚱땅 식으로 해서는 지지세 확산이나 각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의 당선 기반 확보에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면서“당협이 스스로알아서 해야 하며 도당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당원 교육과 산하 위원회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의 어투는 아주 차분하면서 조용 조용했다. 80년대 서슬 퍼런 신군부 때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서‘서울역 회군’을 이끈 주역이자,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연루돼 오랜 기간 영어의 몸이었던 그의 투쟁의 역사와는 달리 몸가짐과 인상 자체에서 평온함이 묻어 나왔다.

이걸 두고 선입견이라는 걸까. 순간, 후회 막급했다. 심 의원은 계속 말을 이었다.

 

 


“경기 도당을 화합과 소통의 장으로 만들 것이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이야기가 통할 수 있는 문화를 확산시키겠다. 특히 6.2 지방선거 이후 와해된 조직을 추스르고 낙천자, 낙선자들과 함께 대동단결 하겠다” 그는 3선(選) 의원이다. 15대 때 첫 도전에 낙선의패배를 맛본 이래 와신상담해 16,17,18대 내리 당선됐다.

다른 곳도 아닌 한국의‘뉴 햄프셔’라고 일컫는 안양에서다. 한국 정치의‘풍향계’에서의 3선의 가치는 그래서 돋보인다.

정치 입문 10년 만에 얻은 도당위원장

그에게 다시 물었다. “꼭 정치 입문 10년만에 도당위원장이 됐는데 본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심 의원은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답변했다.“도당 위원장은 그 역할과 책임만 있지, 실질적인 권한이 없다. 국회의원 10년차인 내게 도당 위원장이라는 중책이 주어지게 된 것은 지난 6.2지방선거의 결과에 대해 뼈아픈 반성과 향후 변화에 대한 당원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10년간의 경험, 그리고 국민과 당원들의 요구사항을 조화시키면서 실천하는데 고민하겠다”

분위기가 다소 경직되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그의신상과 정치철학 쪽으로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는 80년부터 길게는 2000년까지 장장 20년간 시련과 고난의 세월이었다. 90년 초반 문화방송 기자 땐 방송노조를 설립해 첫 전임자로 언론민주화를 부르짖 다가 또다시 투옥됐고, 이후 출근하다가 대형교통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됐다. 눈물겨운 그의 병상 투쟁도 한편의 드라마이고‘인간승리’다.

삶의 좌표로서 멘토는 누구?

그에게“살면서 멘토가 있는가, 정치적 멘토도 좋고 삶의 좌표로서의 멘토가 있다면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심 의원은“멘토는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정치인으 로서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의‘의지’는 존경스럽다”면서“이들 전직 대통령은‘집권 의지’가 대단했다. 정치

적으로 갖은 위험이 직면했을 때도 슬기롭게 풀어나갔다. 강렬한 의지가 버팀목인 것 같다”고 대답했다.‘집권 의지를 배울만하다’는 그의 답변에 틈새를 놓칠세라“정치적 꿈이 뭐냐”고 물었다. 흔히 말하는‘정치적 야망’이 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는 단호하게“대통령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정치인으로서 3선에 이르니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는, 난관을 뚫고 헤쳐가는 두 전직 대통령의 그 의지에 존경을 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잘 살게 해야겠다’생각에 정치 시작

이어“어떤 자리를 원하지는 않는다. 정치를 시작할때‘국민이 좀 편하게 잘 살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개인의 행동은 시스템을 바꿀 때 이뤄진다.

시스템을 고쳐서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고 싶어서 정치를 한 것이다, 어느 자리에 가고 싶은 것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심 의원은 보건복지부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는 3대째 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저가 구매 인센티브) 도입에 상당 부분 기여한데다 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법안 발의에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심 의원은“만약 보건복지부장관으로 임명되면 최선을 다해 일 할 것이다”면서“당내에서 사람을 찾는다면 내가 장관되는 것이 조금 앞서 있다.

그러나 당밖이라면 모르겠다” 고 자신의 분명한 의사를 밝혔다.

만약 이럴 경우 경기도당 위원장은 새로 선출해야 한다.

이에 대해 그는“후반기 위원장으로서 당이 어려운때 고생하는 것이 맞는 도리이다. 그러나 국가에서 부른다면 달려갈 수 밖에 없다”면서“비록 위원장직을 새로 선출하기 때문인데 번거롭지만 의원들이 모여 다시 결정하면 되는 거니까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다시 화제를 돌려 도당 위원장으로서의 각오와 포부를 들어봤다.

심 위원장은“경기도당 뿐만 아니라 산하 지구당의 자세와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이번 변화의 민심을 올바르게 직시해야 한다. ‘바꾸면 살고 안바꾸면 죽는다’젊은이들의 의견을 듣고 진취적인 모습을 가져야 한다. 변화만이 살 길이다”고 강조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서재에 꽂혀 있던‘질그릇 아내’ 란 책에 대해 물었다.

“사모님께서 쓰신 책이죠? 심 의원께서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맬 때 간병하면서 쓰신 거죠?”

그는“그렇다”면서 한 권을 선물로 주었다.

아내‘권은경’씨가 쓴 이 300쪽의 책의 본문 중 그 가 지향하는‘정치’를 읽을 수 있었다.

“남편은‘이 사회가 장애인, 저소득층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돼야 한다는 진실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나는 더 이상 남편을 말릴 명분을 찾지 못했다.

남편의 말에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나의 내면의 양심이 뜨겁게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의 아내로서 내가 그동안 보아 온

세상..... 그것은 결코 우리가 방관하고 넘어갈 진실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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