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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ISSUE] 성남 모라토리엄 전국 ‘강타’

찬성 vs 반대 엇갈린 반응

민선 지자체장의 선심성 사업 남발로 지방재정 위기가 제기되는 가운데 지난 7월12일 성남시가 지자체 최초로 전격 채무지불유예(모라토리엄)선언을 해 세인들의 눈과 귀가 이곳에 쏠렸다. 전국 10위권내, 경기도내 재정자립도 1위 도시 성남시의 지불유예 선언은 삽시간에 전국을 강타했다.

글|노권영기자 rky@kgnews.co.kr

 

 


‘판교특별회계 단기간에 못 갚는다’ 작심

이재명 성남시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판교신도시 조성 특별회계에서 빌려 불요불급한 사용용도로 쓴 돈 5천200억원을 단기간에 갚을 수 없다고 작심한 듯 주장했다.

판교신도시는 도, 국토해양부, 성남시, LH공사가 공동 시행하고 있으며 시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판교기반시설 조성을 위해 쓰여야 할 판교특별회계에서 5천200억원을 빼내 공원조성, 도로건설, 시청사 건립 등 일반회계 예산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판교신도시 조성사업비 정산이 완료되면 LH공사와 국토해양부 등에 5천200억원을 내야 하지만 현재 시 재정으로는 이를 단기간 또는 한꺼번에 갚을 능력이 안돼 지불유예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또 이 시장은 “지불유예가 장기화하면 판교공공시설사업과 초과수익금을 이용한 분당~수서간 도로지중화사업 등이 불가능해지므로 먼저 매년 1천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 4년내에 전용예산을 상환하고 재정위기 상황 타결 위해 대체 청사 마련, 위례신도시 사업권 확보, 불필요한 사업 중단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선진회계제도 도입, 재정위기 비상대책팀 구성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성남시민과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LH공사 등 관계자들은 저마다 ‘왜곡’, ‘공범’, ‘직무유기’ 등 거칠은 말투를 마구 쏟아내는 등 날선 진실공방전을 폈고 특히나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자체, 빚내서 공무원 월급준다

이같은 현상은 잘사는 도시로 알려진 성남시에 그치지 않고 실제 빚내야 공무원 월급 줄 수 있는 열악한 지자체까지 상존하는 실정에 자연스럽게 전국 이슈화로 치달았다.

성남시의 지불유예 선언에 대한 평가는 극명히 갈리고 있다. 이 시점에서의 채무지불유예 선언은 부실한 전국 지자체의 재정상황을 점검?예방하고 개선책을 심도있게 마련해 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취임 2주만에 별다른 위기타개 조치없이 조급하게 선언, 시민들의 자존심까지 훼손했다는 등 부정적인 평가가 동시에 대두되고 있다.

이 시점에 시는 최근 각종 사업의 연기 또는 취소로 1천60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기로 하는 등 재정 건전화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못 갚겠다는게 아니라 시간 달라는 것”
贊 이덕수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상임대표

이덕수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상임대표와 홍석환 성남U-city포럼 대표(前 성남시의원)를 만나 찬반 주장을 들어봤다.

이덕수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이재명 시장의 채무지불유예 선언에 대해 시의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배째라는 식’ 정치쇼 표현 적절치 않다

이 대표는 “이 선언은 합리적 상환의사의 표현이라 이해하며 판교특별회계 전입금을 못 갚겠다는게 아니라 시간을 달라는 것으로 항간의 배째라 식이거나 정치쇼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고 “나쁜 정치, 공익에 반하는 정치 행위가 나쁜 것이지, 손대지 말아야 할 판교특별회계를 전용해 마구 써 거덜 낸 시 살림살이를 위해 당장 갚을 수 없어 단계적으로 갚겠다는 것은 합리적이며 현명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시 재정악화는 전 시 집행부와 다수당의 횡포라고 지적하는 이 대표는 “판교특별회계 전입사용은 전임시장의 성과지향적 사고에서 비롯 됐고 여기에다 심각한 재정악화 상황을 불러온 시청사건립 추진에 대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감시?견제는 낙제점으로 반드시 시민들에게 사죄해야 하며 지금에와서 의회와 협의없이 선언했다며 지적하는 것은 불썽사나운 일로 이제는 판교특별회계 전입에 따른 시 재정악화 실태 분석과 함께 상환방법에 대해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해 시의회 한나라당협의회가 “정치적 목적으로 협의없이 성급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지적한데 대해 이 대표는 “현 시장이 전임 시장 때의 잘못된 시정 결과에 대해 시급성을 느꼈거나 나름대로의 판단과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라 보며 시 발전과 시민 행복위한 지향점은 같기 때문에 시집행부, 시의회, 언론을 포함한 시민사회간의 건강한 긴장 관계 설정으로 더 큰 발전을 이끌 수 있다”며 열린 의정상을 촉구했다.

국토부와 LH공사의 반박 논리에 대해 이 대표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성숙하지 못한 대응태도”라며 “협의를 통해 시가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상환할 수 있게하고 판교기반시설공사가 차질빚지 않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동시에 성남시를 반면교사 삼아 범 전국적인 대비책 마련에 나서야한다”고 밝히는 등 정부차원의 개선책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협의 잘 되면 의외로 잘 풀릴 수도

이 대표는 “협의가 잘 되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며 “상환해야 할 기간을 충분히 제공하는 등 공동 책임자적 입장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앙정부, 지자체할 것 없이 의기투합해 부채증가로 인한 재정난을 극복해나가야 한다”며 “성남시 문제는 국가의 장래와 성남시민을 위해 국토부, LH공사 3자가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가슴으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런 지불유예 조급했다”
反 홍석환 성남U-city포럼 대표

홍석환 성남U-city포럼 대표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갑작스런 지불유예 선언이 조급했다고 평가했다.

재정파탄 도시 지목돼 고개 들 수 없다

홍 대표는 “지불유예 선언으로 재정파탄 도시로 지목돼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라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가 최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채무에 대해 상환유예를 요청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 이상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또 “이 시장은 최근 해명성 담화문에서 ‘악성부채로 인해 일시적인 어려움은 겪고 있지만 우리 시의 재정 기초체력은 튼튼합니다’라고 밝혔다”며 “이는 조급하게 선언한 것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또 악성 부채란 표현에 대해 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 대표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악성부채는 고금리 부채를 의미하는 것으로 현재의 성남시 부채를 채권단(?)인 LH공사 등과 제대로 협의한 것인지, 이처럼 시민들을 여론의 구렁텅이로 몰아가도 되는 것인지, 성남시의 체면이고 뭐고 나만 살아남겠다는 것인지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미 지난 2007년도부터 재정운영에 황색불이 켜지는 등 재정상 어려움이 있었다해도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단언했다.

이 시장의 재정문제 쟁점화 이유로는 임기 내 재정건전화를 가져왔다는 성과 과시용 또는 시장과 주변 참모들의 조급성으로 진단하고 선언에 앞서 재정문제 극복안 마련이 선행됐어야했다고 아쉬워했다.

홍 대표는 재정 건전화를 위해 사업 축소와 재검토가 요구되고 세외수입확대를 위한 경영사업 발굴과 재정운영방식 개선을 들었다.

현재의 재정운영 방식은 세입의 과다계상으로 과다 지출을 부추켜 보다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별회계를 일반회계로 전입해도 세입으로 처리돼 세입의 과다계상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실례로 “시 일반회계에서 2007년도 세입은 2006년에 비해 2천100억원 정도 증가했지만 특별회계전입금 1천300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1천억원 정도며 2008년도도 500억원이 2007년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입금을 제외하면 실제 감소폭은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정치 행태적 소모성 행동 더이상 곤란

홍 대표는 “시를 더이상 언론의 중심에 서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하고 “특히 정치 행태적 소모성 행동으로 인한 잇슈화는 더이상 곤란하다”며 이에 공감하는 시민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특히 공약추진 남발은 화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이 재정이 어렵다면서도 공약사업인 1공단 공원화, 시립의료원 건립 등 대규모 재정투입이 요구되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늘 건전 재정 운영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홍 대표는 “전임 시장 탓만 하지 말고 시민들에게 조속히 재정 건전화 위한 종합경영계획서를 발표해 ‘시민이 주인인 성남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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