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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 테니스계의 유망주 정현

“로저 페더러 뛰어넘는 선수 될래요”

미래가 기대되는 테니스 유망주 테니스가족 전폭적 지원이 원동력

“테니스가 정말 좋아요. 테니스 가족이 자랑스럽고요. 많은 무대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한국 테니스계의 미래를 짊어질 테니스 유망주 정현(수원북중 2년)이 8월 11일부터 4일동안 대전광역시 일원에서 열린 제39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경기도에 값진 동메달을 선사했다.

글·사진/김동성기자 kds@kgnews.co.kr

 

 


정현은 체코에서 열린 세계주니어대회에 출전했다가 전국소년체전이 시작되기 이틀전인 9일 입국해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했다. 오랜 여정으로 피곤했겠지만 도에 메달을 선사하겠다는 일념으로 피로도 잊은 채 폭염이 내리쬐는 코트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비록 팀이 아쉽게 서울에 패하면서 동메달에 그쳤지만 정현의 실력만큼은 주니어 최강이었다.

그는 지난 2008년 세계 주니어 12세 대회에서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단식 우승과 복식 준우승을 차지했고 프린스컵 단식 준우승에 이어 오렌지볼 우승까지, 아시아 선수 최초로 3주간 연속 3개 대회 결승전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특히 2008년 오렌지볼 테니스대회 남자 12세부 우승은 한국 선수로는 1998년 최동휘(명지대) 이후 10년 만의 우승이었다.

테니스인 가족의 든든한 지원

역시 피는 못속이나 보다. 정현의 아버지는 경기도테니스협회 전무이사 겸 수원 삼일공고 테니스 감독인 정석진 감독이며 그의 형은 국제테니스연맹(ITF) 주니어대회 우승경력과 지난해 종별선수권대회에서 고교 1학년생으로는 최초로 단·복식을 모두 석권한 정홍(삼일공고 2년)이다.

어려서부터 형을 잘 따랐던 정현은 테니스를 치는 형의 모습을 접하며 초등학교 1학년때 테니스를 처음 시작하게 됐고 6학년때 청소년 국가대표로 뽑히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정석진 감독은 막내 아들이 테니스를 취미로 하는 것을 원했고 선수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 김영미씨는 “운동선수의 힘든 부분들을 잘 알고 있고 큰 아들이 테니스를 하고 있으니 둘째는 다른 것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죠. 하지만 테니스를 할때 신이 나서 하는데 말릴 수도 없고 여러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으니 하고 싶은 걸 하도록 해야죠”라고 말했다.

정현은 이번 소년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데에 대해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4회째 출전했는데 금메달은 6학년때 땄어요. 이번까지 동메달은 2개고요. 체코에서 열린 월드주니어 대회에도 참가하고 11일부터 열리는 소년체전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월요일에 돌아왔는데 시차 적응이라던지 컨디션이 좀 안좋았던것 같아요. 많이 아쉬운 대회였고 다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훈련에 매진할 거에요”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테니스로 약시를 극복하다

7살때 약시 판정을 받은 정현은 활발히 움직여야 하는 종목인 테니스에서 안경을 착용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중등부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약시는 안과적 검사상 특별한 이상을 발견할 수 없는데 교정시력(안경이나 콘택트렌즈 등으로 교정한 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 상태로 시력 측정이 안되는 장애를 가지고 운동을 시작해 가족들의 걱정도 많이 샀지만 현재는 좌·우 0.8이라는 시력이 생겼고 7년을 담당했던 의사도 놀랐다고 한다.

정현은 안경을 써야하는 불편도 “안경이 불편하기는 한데 오래 써오다보니 이제는 익숙해요. 자외선이 차단되는 좋은 렌즈들도 많아 모자를 안써도 되요”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김영미씨는 “테니스 코트가 녹색인데 녹색이 일반적으로 눈을 편안하게 해줘서 시력이 좋아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또 “아이에게 녹색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는데 테니스는 공, 코트, 주위에도 녹색천으로 둘러쌓기 때문에 시력에도 좋고 정서적으로도 좋은 운동”이라고 덧붙였다.

안경을 쓰고 운동을 하는 아들에게 정석진 감독은 승패에 관계없이 조언을 한다고 한다.

“경기에서 이기던 지던 ‘잘했다’고 해주세요. 그런데 그게 경기내용에 따라 달라지죠. 호랑이도 토끼를 잡을 때 최선을 다 한다고 하잖아요. 그런것 같아요. 최선을 다하고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면 승패에 상관없이 ‘잘했다’고 해주시죠. 하지만 이겼더라도 그 경기의 내용을 두고 봤을 때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지 않았다면 혼도 나요.”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지난 2009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형 정홍과 자주 함께 테니스를 즐길 정도로 테니스를 좋아하는 정현은 함께 운동하다보니 형제간의 우애도 남다르다고 자랑한다.

“형이 초등학교때도 많이 놀아줬어요. 특히 테니스를 치며 놀았는데 그냥 즐기면서 친 것이 훈련도 되고 형제간의 우애도 돈독하게 만들 수 있었던 요인이었던 것 같아요. 테니스는 우리 가족과는 뗄 수 없는 운동이에요. 집에서 가족끼리 모여도 다른 이야기들 보다 테니스 이야기가 우선으로 나와요.”

정현이 테니스 유망주로 올라 서기까지 어머니의 노력이 숨어있다.

물리치료사인 어머니 김영미 씨는 두 아들의 체력을 위해 몸에 맞는 한약을 지어 먹이는 등 누구보다 많은 신경을 쓴다. 또 모든 경기를 쫓아다니지 못하지만 4강전부터는 꼭 현장에서 응원한다.

IMG 후원 아래 미국으로 테니스 유학

“준결승부터는 현장에서 꼭 봐요. 현이는 평소에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경기때 기자분들이 큰 카메라를 현이쪽으로 향하면 실력이 더 좋아지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기자분들을 찾아가 안찍어도 좋으니까 우리 아들 좀 카메라로 봐달라고 부탁하곤 하죠.”(웃음)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우상으로 꼽고 있는 정현은 “큰 무대에서 외국선수들과 대결을 펼쳐 밀리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싶어요. 현재 20대 외국 선수들이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데 나도 그 나이때가 되면 세계 무대에 당당히 서고 싶고 형과 함께라면 더욱 행복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한편 정현은 형 정홍과 함께 지난 2009년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한 IMG(인터내셔널 매니지먼트 그룹)로부터 후원을 받아 형은 3년, 동생은 5년간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를 제공받으며 미국에서 테니스 공부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거칠 것이 없는 활약이 기대되는 정현이 형과 함께 한국 남자테니스를 세계 테니스 정상에 우뚝 세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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