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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손봉수 수원중앙주부대학 학장

대중문화 창달 숨은 공신
50~80대 이르는 주부들 잠재 역량 발굴

 

귓가로 스미는 고운 합창 선율을 따라 가노라면 50대에서 80대에 이르는 주부 10여명이 노래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은 7년째 일본과 한국의 음악 교류를 이어오고 있는 경정한일대중문예협회 회원들이다. 그저 노래가 좋아 주부대학 소모임에서 시작했던 이들이 이제는 문화의 가교 역할을 하는 민간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 중심에서 주부들의 숨은 역량을 발굴하고 대중문화 창달을 위해 숨은 공을 세우고 있는 이가 있다. 손봉수 수원중앙주부대학 학장(52, 사단법인 대한가수협회 수원지부장). 그를 만나 경정한일대중문화협회가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그의 음악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글 l 권은희기자 keh@kgnews.co.kr
사진 l 이준성기자 oldpic316@kgnews.co.kr

 

수원 최초 주부대학 설립

 

손봉수 학장은 굳이 그의 지난 행보에 대해 설명을 더하지 않아도 지역 내에서는 사회자로, 가수로 너무나 잘 알려졌다. ‘토야 가수’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고, 복지TV의 전국나눔노래자랑 MC이자 예능부장이기도 하며, 대한가수협회 수원시지부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1998년 ‘남인수가요제’ 대상, 2000년 MBC ‘대한민국향토가요제’ 대상 등의 수상 경력을 미뤄 보면 그는 그저 화려한 연예인 혹은 무대를 휘어잡는 여타의 가수와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지역의 크고 작은 무대는 물론 브라운관을 통해서 그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만, 그의 일상은 우리가 만나는 순간보다 그 활동영역이 넓고 깊이 있다. 그의 숨은 포부와 계획, 수십 년 쉼 없이 이어온 그간의 사업들은 새로운 손봉수를 만나게 하는 것.

“20여 년 전 수원에 최초로 주부대학을 설립했다. 지역사회 주부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자아 성취와 화목한 가정생활의 주체가 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다”

그의 수십 년간 열정과 노력은 주부대학 설립 년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희노애락을 함께해온 여러 주부들과의 인연이 대신 설명한다. 그는 주부들의 활동을 주부대학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경정한일대중문화협회를 통해 문화 교류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이 교류는 일본과 한국의 주부들이 양국의 노래를 배우고 부르는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됐다.

 


일본의 오찌아이쥬이치 작곡가와 이성림 경정한일대중문화협회 회장의 만남이 손 학장에게 이어지면서 2004년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게 된 것.

“노래로 통하는 ‘감성 교류’는 말보다 큰 힘을 갖는다. 화려하고 멋있거나 대단하지는 않지만 한국과 일본의 가요를 바꿔 부르며 서로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

수원시 주부들과 일본 시즈오카현 기꾸가와시 주부들은 매년 양국을 오가며 노래를 필두로 서로의 문화를 나누고 있다. 일본에서의 공연은 3박4일 일정으로 치러지며 매년 펼쳐지는 큰 규모의 가요제와 어우러져 진행된다.

또 수원 향토가수인 안주연, 최수진 씨도 매년 동행해 손 회장을 물심양면 돕고 있다. 안주연 씨는 손 학장이 작곡한 ‘코리아 아리랑’의 가수이기도 하다. 최수진 씨는 ‘수원 화성 아시나요’라는 곡으로 음악을 통해 수원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여든 나이 연습 날 손꼽아 기다려요”

경정한일대중문예협회의 최고령 회원인 이상희(85) 씨는 “음악은 여든이 넘은 내 나이를 잊게 할 만큼 생활에 활력을 준다. 연습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즐겁고 잘 해내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같이 연습하는 한국 회원들은 물론 일본의 친구들과도 가족같이 지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몇 년 전부터는 장정희한국춤연구회의 후원으로 우리 전통 무용단이 특별 출연해 한국 고유 춤의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있다. 주부들은 즐거운 노래와 아름다운 춤을 통해 마음의 건강은 물론 몸의 건강도 되찾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황경숙(78) 씨는 “적지 않은 나이에 일본까지 가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 참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이제는 5년여 동안의 교류로 모두 익숙한 얼굴들이라 식구처럼 마음 터놓고 지낸다. 그들의 문화를 알아가고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음악 교류 활동의 가장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수로, 사회자로, 주부대학학장이자 수원가수협회지부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손봉수 학장. 향토 가수들에게는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고자 힘쓰고 한·일 민간교류에 앞장서는 그의 행보는 분명 현재를 넘어서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를 넘어서 세계에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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