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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정재영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대표의원

“올바른 지방자치 정립 위해 소명 다하겠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정재영(55·3선)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대표의원의 얼굴은 환한 웃음 속에서도 한가닥 수심이 깃들어 있었다. 민주당의 GTX검증특위 등의 구성을 저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허재안 의장의 거짓 발언 논란으로 각종 회의 불참이 이어지는 상황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자책의 표시가 아닐까. 한나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해 무소불위의 힘을 휘둘렀던 7대 도의회와 정반대로 이번에는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했다. 이런 현실에 대해 정 대표는 “민주당이 다수당이 돼서 독선과 오만을 저지르고 있다”는 말로 최근 민주당의 행태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글 l 송용환 기자 syh43@kgnews.co.kr
사진 l 노경신 기자 mono316@kgnews.co.kr

 

 


5남매의 맏이, 실질적 가장

소수당의 대표로 뽑히면서 어느 정도 예상하기는 했지만 제8대 도의회 개원 초기부터 한나라당은 민주당과 각종 사안을 두고 충돌,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치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혼자서 집안을 꾸려 나간 자신의 젊은 시절처럼.

성남 판교가 고향인 정 대표는 20살이던 지난 1974년에 아버지를 잃었다. 평소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정 대표의 아버지는 어느날 갑자기 쓰러진 이후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특별한 병명조차 몰랐지만 정 대표는 “아마 요즘으로 말하면 뇌졸중 정도가 아닐까”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결국 아버지의 사망으로 5남매의 맏이였던 정 대표가 어머니 안복준(78)씨를 대신해 집안을 꾸려 나갔다.

정 대표는 “다들 나를 보고 부유한 집안 출신에다 어릴 때부터 고생 한 번 해보지 않고 귀하게 자랐을 것 같다고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며 “전통적인 유교 집안이었는데 농사 외에는 별다른 밥벌이가 없었다. 소도 키우고 돼지도 키우는 등 돈되는 일은 닥치는 대로 다하면서 식구들을 먹여 살렸다”고 회상했다.

군 입대 전에는 고등국민학교라는 것이 있어 여기서 교사를 약 2년 정도 하기도 했고, 제대 후에는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1년 가까이 하기도 했다.

농협 조합장이 이끌어 준 정치와의 인연

집안 사정으로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면서 직업 선택에 고민을 하던 정 대표는 무속인에게서 공직이 맞겠다는 조언을 듣게 된다.

이에 검찰 사무직 7급 시험에 응시했지만 떨어졌고 이후 한 지역의 농협에 특채로 들어가게 된다.

바로 정 대표의 인생좌표가 정치로 결정되는 계기를 만들어준 이가 조합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곳이다.

임태희 현 대통령 비서설장의 아버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빠른 업무 처리와 성실성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은 정 대표는 전국 최연소 지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결국 평소 정 대표를 눈여겨보던 임 실장의 아버지와 임 실장이 정치계로 그를 끌어들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키운 정치의 꿈, 향후 목표는

갑작스런 정치계 입문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특히 2002년 농협 퇴사 당시 연봉이 약 7천만원이었는데 이 때는 도의원이 무급이었을 때라 많은 사람들이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사실 정계 입문이 그다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잊고 있었지만 어릴 때부터 장래희망이 정치인이었다”고 말한다.

실제 그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는 1~3학년까지 모두 정치인이 장래희망 1순위였다. 2순위는 외교관.

어릴 때부터 백범 김구나 도산 안창호 선생과 같은 위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란 터라 남자로 태어나 국가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이 정 대표를 정계로 이끈 원동력이다.

향후 정치인생에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정 대표는 “인생은 일회성이다. 두 번 태어나지 않는데 한 번 태어난 인생을 어떻게 하면 보람차게 보낼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한다”는 점을 우선 강조했다.

이어 “뭔가를 해야 하는데 이왕 길을 나섰으니 태평양까지는 못가더라도 서해안까지는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경기도지사 등의 구체적 목표에 대한 직접적 언급 대신 간접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내비쳤다.

무엇보다 소중한 내 가족

정신없이 달려온 지난 8년간의 도의원 생활. 여느 정치인과 마찬가지로 정 대표 역시 도민들에게 봉사한다는 일념에 정작 자신의 가족들에게는 소홀했다고 토로한다.

정 대표는 부인 이혜숙(52)씨와의 사이에 아들과 딸 하나씩을 두고 있다.

집안일에 신경 쓰지 못하는 남편에게 서운함을 느낄 법도 하지만 부인 이씨는 묵묵히 정치인의 아내로서, 내조에만 충실히 하고 있다.

이런 아내에게 정 대표는 늘 미안하고 안쓰러움을 느끼면서도 더없는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정 대표는 “언제까지 정치인으로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고생한 부인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철없던 아들의 성장은 정 대표의 자랑이다.

정 대표는 “사실 아이들에게 신경을 많이 못썼다. 특히 아들은 공부에도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홀로 설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며 뿌듯해했다.

영어 한 마디 못하던 아들은 홀로 미국행에 나서 미국 전역을 다니며 영어를 배운 데 그치지 않고 메릴랜드대학 회계학과에 입학,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이것만은 꼭 이뤄내겠다

큰 방향에서 보면 지방의회가 더욱 성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 지방자치는 정상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중앙관료적 사고 때문에 지방분권이 아직 정립이 안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가 올바로 정립되도록 의원들도 자질을 갖추고 노력을 하면서 나아가 지방자치가 확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

개인적 희망은 재선 때까지 스스로를 위해 도의회 입성만을 위해 살았는데 이제는 소명을 찾았다.

당을 위해 지방의원으로서 지역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지역주민의 입장을 위해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배우고 싶다.

가정형편 때문에 제대로 배우지 못해 늦게나마 대학을 졸업하는 등 못다한 학문에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가장 본질적이면서도 이루기 쉽지 않은 소망을 가진 정 대표의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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