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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gion] 정호스님·조계종 포교연구실장

이주민들의 편안한 안식처 ‘행복한이주민센터’
다문화가정의 삶의 질 향상위해 노력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 정호스님(60·조계종 포교연구실장)은 오산역 앞을 지나면서 어두운 낯빛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봤다. ‘머나먼 타지에서 힘들게 일하는 저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따뜻한 곳인지를 알려줘야 한다’ 정호스님의 이러한 마음이 오산시의 이주 노동자 및 이주여성들의 쉼터인 ‘행복한이주민센터’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가 됐다. 글 l 정재훈기자 jjh2@kgnews.co.kr

‘행 복한이주민센터’는 지난 2007년 1월부터 창립 준비에 들어가 같은 해 6월 10일 비영리 민간단체로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이주근로자, 결혼이주여성, 이주민 자녀가 국경, 종교, 인종을 뛰어넘어 한 인간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누리며 살아가도록 지원하는 ‘행복한 이주민 센터’는 오산 지역 다문화 관련 최초의 단체로 인정받게 됐다.

나아가 현재 ‘오산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설립의 모태가 됐다.

오산의 다문화 원조로 통하는 ‘행복한 이주민 센터’의 설립자이자, 상임 대표인 정호스님은 20살이 되던 해에 우연히 경남 통도사를 방문했다가 그 편안함에 매료돼 출가를 작정했다.

정호 스님은 “처음 불가에 들어가고자 결정했을 때는 불교가 뭔지도 잘 몰랐다”며 “절에서 치르는 4년 동안의 대학 공부를 하면서 불교에 대한 의식이 생기고 철이 들었던 것 같다”고 출가 당시를 회상했다.

정호 스님은 이후 오산에 터를 잡고 불심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오산 인근 몇몇 사찰의 주지를 맡기도 했다.

불교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 중의 하나로 꼽히지만 스스로를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달은 정호 스님은 산에서 내려와 대중들에게 불교의 존재를 알리고, 다가가는 적극적인 불교로의 변모를 위해 일했다.

그 결과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85년 오산에 대각포교원을 설립했고, 이후 정호 스님은 사회의 소외계층을 찾아 불교를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던 중 불교 전파의 일환으로 우리 사회 소외계층 중 하나인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주여성, 이주민 자녀를 위한 ‘행복한이주민센터’가 만들어지기에 이르렀다.

정호 스님은 “개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향을 버리고 머나먼 한국까지 건너 온 여러 이주민들이 한국인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고통 받는 모습을 보고 저들의 안식처가 돼 주겠다”고 결심하고, “우주 모든 만물은 한 생명이라는 불교의 진리를 기본으로 한국인과 이주민이 차별 없이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행복한 이주민 센터’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행복한 이주민 센터’는 이주민들에게 우리나라의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섰다.

정호 스님은 한국인들의 이주민을 향한 차별은 서로 다른 언어에서 온다고 판단해 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중점을 두고, 컴퓨터 교육을 비롯, 각종 취미 교실들을 열어 이주민들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기 위해 애썼다.
 

 

 


나아가 한국인들의 이주민을 향한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정호 스님은 이주민들을 위한 각종 교육 및 상담과 함께 한국인들이 이주민을 가엾게 보거나 특별하게 보지 않고 그냥 평범한 공동체 구성원으로 생각하도록 인식 개선에도 노력했다.

이런 것이 바로 정호 스님이 말하는 ‘깨달음의 사회화’를 다문화에 접목시킨 것이라 하겠다.
 

 

 


더욱이 이러한 정호 스님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행복한이주민센터’는 지난 1월 오산시로부터 ‘오산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로 지정 돼 현재는 210명의 이주여성과 335명의 이주 근로자가 등록된 명실상부 오산시를 대표하는 다문화 단체로 인정받게 됐다.

끝으로 정호 스님은 “이제는 불교도 산에서 내려와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야 할 때”라며 “삼국시대 이후부터 우리나라 유형·무형의 문화를 이끌어 온 불교의 발전과 사회 통합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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