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23.1℃
  • 흐림강릉 27.2℃
  • 서울 23.5℃
  • 천둥번개대전 24.0℃
  • 흐림대구 29.6℃
  • 흐림울산 29.0℃
  • 광주 25.6℃
  • 흐림부산 26.4℃
  • 흐림고창 26.8℃
  • 흐림제주 32.5℃
  • 흐림강화 23.7℃
  • 흐림보은 24.7℃
  • 흐림금산 24.5℃
  • 흐림강진군 27.2℃
  • 흐림경주시 29.8℃
  • 흐림거제 26.8℃
기상청 제공

[이 한편의 시] 아버지의 전화



술 취한 취객들이 새벽을 몰고 왔다.

새벽은 구역질로 인육의 냄새를

뿌려놓고

발로 차고 부수며

화풀이도 모자라

독수리에 침을 뱉는다.

거친 삶들이 출렁이는 혓바닥

이 밤을 지나 아침까지 수많은 말들을

들어줄 재간이 내겐 없다.

송수화기에서 휴대폰소리

또다시 새벽을 깨운다.

해남에서 급행 통신선을 타고

달려온 아버지의 전언이다.

별일 없느냐?

아이구! 아버지께서 이 시간에!

밤새 꿈자리가 너무 안 좋아.

꿈속에서 내가 사표를 냈다는 것이다.

노인네 안심이라도 한 듯

어여! 들어가라 하신다.

자식 걱정하는 아버지는

꿈속에서 아들과 만났고

나는 술 취한 취객들과

긴긴밤을 보내고 있었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