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도문제로 인한 한-일 간의 갈등, 댜오위다오열도(일본명 센카쿠열도)로 인한 중-일 간의 갈등.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에서 열린 2012 한·중·일 국제 스포츠교류에서는 영토 분쟁으로 인한 한-일 갈등, 중-일 갈등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8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 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서 열린 2012 한·중·일 국제 스포츠교류에는 지난 2004년 경기도와 중국의 요녕성, 일본의 가나가와현이 청소년들의 스포츠 교류를 통한 도·성·현의 화합과 우정을 나누기 위해 시작됐다.
첫 해인 2004년 남자축구를 시작으로 2007년부터 여자농구가 추가된 이후 매년 한국과 중국, 일본을 오가며 각 국의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통한 우정을 나눴다.

올해로 9회쨰를 맞은 스포츠교류는 교류 일정을 앞두고 터진 한-일 간 독도 문제과 중-일 간 댜오위다오열도(센카쿠열도) 문제로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하지만 교류기간동안 청소년들은 스포츠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K-POP)에만 관심을 보였고 영토 분쟁과 관련된 대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이번 교류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경기 중엔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환한 미소로 서로를 격려하는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였다.

이태영 도체육회 사무처장을 단장으로 한 경기도는 이번 스포츠교류에 오는 10월 11일부터 17일까지 대구광역시에서 열리는 제93회 전국체육대회에 남자고등부 축구와 여자고등부 농구 도대표로 출전하는 용인 신갈고와 수원여고를 파견했다.
특히 도·성·현의 스포츠교류 종목을 늘리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탁구를 시범종목으로 선택해 수원 신곡초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양재성 코치와 손석현(신곡초 5년), 권오진(양주 은현초 6년) 등 2명의 유소년 선수를 함께 보냈다.

8월 27일 환영식과 환영만찬으로 시작된 스포츠교류는 28일 경기도-가나가와현의 축구와 가나가와현-요녕성의 농구경기로 본격적인 시합에 돌입했다. 이번 스포츠교류에 요녕성은 축구팀을 파견하지 않아 축구는 경기도와 가나가와현이 두 차례 경기를 갖는 것으로 결정됐다.
경기도 축구대표로 출전한 용인 신갈고는 주전인 3학년 선수들이 국내에서 열린 또다른 한·중·일축구대회에 출전하는 바람에 1, 2학년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반면 가나가와현은 3년 전인 지난 2009년 가나가와현에서 열렸던 6번째 스포츠교류 때 당했던 6-0의 참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듯 7개 학교에서 선발한 정예 멤버 17명으로 팀을 꾸렸다.
신갈고는 가나가와현과의 1차전에서 파견된 18명의 선수들에게 국제경기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전원을 교체투입했고 결과는 1-4의 패배였다.
1차전을 패하기는 했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국제경험을 쌓아준다는 목적은 달성했다.
가나가와현과 요녕성의 여자농구는 요녕성이 30여점차로 대승을 거뒀다.
3일째인 29일에는 경기도와 가나가와현의 여자농구 경기가 진행됐다.
경기도를 대표해 출전한 수원여고는 가나가와현 선발팀보다 신장은 작았지만 오는 10월 11일부터 대구광역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93회 전국체육대회를 대비하기 위해 주전들을 모두 기용하며 혼자 37점을 몰아넣은 구슬과 박시은(9점), 홍소리(8점), 박보미(7점), 우슬비(7점)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가나가와현 선발에 73-52, 21점 차 대승을 거뒀다.
공식일정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경기도-가나가와현의 축구 2차전과 경기도-요녕성의 농구경기가 펼쳐졌다.
1차전에서 모든 선수들의 국제경험을 쌓아준 신갈고는 2차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컨디션이 좋은 11명의 선수를 뽑아 출전시켰지만 이번에는 심판들의 일방적인 편파판정에 아쉬운 패배를 당해야 했다.

신갈고는 전반 4분 일본의 오프사이드 상황에 넣은 골을 주심이 그대로 인정해 어이없이 선제골을 내준 뒤 9분 추가골을 허용해 0-2로 끌려가다 전반 22분 한재균과 전반 30분 남진영의 골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 11분과 45분 또다시 일본에 연속골을 내줘 2-4로 끌려가던 신갈고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가시간이 주어진 후반 47분 강해인의 헤딩골로 3-4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신갈고는 전반에 한 번, 후반에 한 번 페널티킥 상황을 맞았지만 일본 심판들이 이를 외면한데다 일본진영에서 신갈고 선수와 가나가와현 선발팀 선수간의 몸싸움이 벌어지면 신갈고의 파울을 선언하는 편파판정에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수원여고도 요녕성 대표팀과 농구경기에서 10㎝가 넘는 신장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68-81, 13점차로 석패했다.
수원여고는 청소년 대표인 구슬이 28점을 넣고 박보미가 3점슛 3개 포함 11점, 박시은이 3점슛 2개 포함 11점, 우슬비가 10점 등 홍소리가 8점 등 주전 전원이 고른 득점을 올리며 선전했지만 신장에서 큰 차이를 보인데다 5반칙 퇴장이 3명이나 나올 정도로 거친 플레이를 펼친 요녕성에 아쉽게 패했다.
탁구 대표로 파견된 손석현과 권오진은 일본 측이 상대 선수를 배정해주지 않아 시범경기를 갖지 못할 뻔 했지만 평소 일본과 교류를 가져온 양재성 코치의 주선으로 하야토중학교에서 평가전을 치룰 수 있었다.
손석현과 권오진은 일본 학생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힘을 입은 일본 초등학교 랭킹 5위와 8위의 선수들을 상대로 선전하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타국이라는 낮선 환경에 상대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응원전 때문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손석현과 권오진은 침착한 플레이로 일본 초등학교 랭킹 상위권 선수들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경기 후 일본 학생 응원단에게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번 스포츠교류의 마지막 공식일정인 환송식에서 진행된 각 국 선수들의 장기자랑 시간에는 걸그룹의 히트곡에 맞춰 멋진 댄스를 선보인 수원여고 선수들과 최근 유투브 조회 건수 1억건을 넘기며 지구촌을 말춤으로 흔들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안무를 따라한 신갈고 선수들이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타카하시 마사루 일본 가나가와현 선수단장은 환송사를 통해 “이번 교류을 통해 3개국 청소년들이 서로를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됐길 바란다”며 “특히 일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돌아가 각 국 청소년들에게 일본의 좋은 이미지를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주홍하이 중국 요녕성 선수단장(요녕성 외사변공실 부주석)은 “이번 스포츠교류가 3국의 청소년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가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같은 민간 교류를 통해 3국이 더 가까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태영 경기도 단장은 “내년 한·중·일 스포츠교류가 경기도에서 개최된다”며 “올해 참가했던 선수들이 내년에도 참가해 경기도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스포츠교류에 참가한 경기도 선수단은 특별한 경험을 했다.
일본 요코하마주재 대한민국총영사관을 책임지고 있는 이수존 총영사가 교류 첫 날 환영만찬에 참석한 데 이어 신갈고와 가나가와현 선발팀의 축구 1차전을 직접 참관해 선수들을 격려하는 등 교류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선수단 찾아 격려한 것.
한·중·일 스포츠교류가 9년 동안 진행되면서 대사관이나 영사관 직원이 선수단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총영사가 직접 선수들을 격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교류에 참가한 한 임원은 “대한민국 총영사가 바쁜 와중에도 경기도를 대표해 파견된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매일 시간을 내 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외국을 많이 나가 봤지만 이번 처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이 크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수존 총영사는 “선수단을 이끌고온 이태영 단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선수단을 격려했는데 우리 학생들의 밝은 모습이 보기 좋아 매일같이 선수들을 찾은 것 같다”며 “한·중·일 3국의 학생들 중 가장 표정이 밝은 우리 학생들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