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의 산지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 폭락했음에도 대부분의 음식점들은 삼겹살의 판매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현재 산지가격으로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중인 대형마트의 삼겹살 가격과 음식점의 판매가격이 많게는 20배가량 차이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다.
31일 육류수출입협회와 대형마트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돼지고기 산지 평균가격은 마리당 26만9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만9천원에 비해 무려 52%나 떨어졌다.
또 전국 도매시장에 공급되는 지육 평균가격도 지난달 기준 1㎏당 3천47원으로 지난해 4천308원보다 무려 29%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지 가격이 폭락하면서 도내 대형마트와 정육점 등은 현재 삼겹살을 200g당 83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며 소비촉진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에도 불구 도내 음식점 대부분은 여전히 삼겹살 등 돼지고기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실제 수원의 A정육점 식당과 안양의 B정육점 식당은 삼겹살 1인분(200g)에 1만1천원으로 대형마트 등에 비해 10배 이상 비쌌고, 동탄신도시 C식당은 이보다 비싼 1만4천원으로 20배가량 비쌌다.
시민 김모(27)씨는 “돼지고기 가격 폭락 소식에 대형마트를 찾았는데 정말 삼겹살 가격이 저렴해 놀랐다”며 “회식을 위해 음식점을 찾았다가 오히려 예전보다 비싼 곳도 있는 것 같아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모(27)씨도 “식당의 삼겹살 가격에 아무리 인건비와 임대료 등 부수비용이 추가됐다지만 아무리 산지가격이 떨어져도 요지부동”이라며 “말로만 소비자가 왕이고 완전 봉으로 생각하는 꼴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동탄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산지가격이나 대형마트에 비해 식당에서 판매되는 삼겹살이 비싼 이유는 그만큼 질좋은 원자재를 사용하기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식당은 산지가격의 영향을 받지않고, 비싸든 싸든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