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아까운 시민의 혈세를 이렇게 낭비하고 있는지 아주 가관이야”
수원천 주변을 산책하던 박모(58·연무동)씨는 태풍과 폭우에 휩쓸려 훼손된 산책로 한켠의 복구 공사 진행 현장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박씨는 “시가 내세운 자연형 하천은 사라진 지 오래”라며 “시멘트와 콘크리트들이 하천을 점령하고 있지만 여름만 지나면 매년 공사로 일년의 반은 이용이 불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시가 총 60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4월 매교에서 지동교까지의 수원천 복개 구간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했지만 완공 4개월여만에 곳곳이 유실돼 ‘부실공사’논란과 함께 시민들의 비난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시는 보수공사에 나서면서 각종 시멘트구조물 등을 그대로 방치해 시가 내세운 자연형 하천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또 포크레인 등 중장비와 각종 공사자재들이 공사구간을 점령해 자칫 안전사고의 위험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최모(61·여·매교동)씨는 “장마때면 토사가 유실돼 다시 흙만 채워놓는 수박 겉핥기식 공사가 해마다 반복되는 것도 모자라 이번엔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수원천을 훼손하고 있다”며 “수원천 인근 주민 10명중 8명은 예산낭비라고 쓴소리하는 것을 시가 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매년 집중호우 등으로 파손되는 구간을 보수해 재해예방과 하천치수기능을 갖춘 자연형 하천 조성을 위한 보수공사를 진행중”이라며 “수원천이 도심하천인만큼 일부 구간에 불가피하게 콘크리트 등 인위적 요소를 쓰고 있을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