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대학입시보다 오히려 더 어렵다는 도내 유치원 입학 추첨 전쟁이 점화됐다.
더욱이 이날 입착 추첨이 동시 추첨제로 진행되면서 집안 가족들이 총출동하는 웃지못할 풍경마저 연출돼 제도 도입과 동시에 개선 대책마저 요구된다.
2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사립유치원들은 지난 1일 일제히 입학 추첨식을 갖고 원아를 선발했다.
도내 988곳의 사립유치원들의 모집정원은 14만4천여명.
반면 도내 만 3~5세 어린이는 무려 38만여명에 달한다.
맞벌이 가정 등에서 선호하는 국·공립유치원 1천46곳 2만2천여명도 지난달 29일 공개추첨으로 원생선발을 끝내 사립유치원 추첨에서 떨어지면 추가모집말고는 사실상 보낼 곳도 없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사립유치원들의 경쟁률이 사상 최고로 치달으면서 일부 유명 유치원의 경우 경쟁률이 무려 60대 1을 넘어서기도 했다.
학부모들도 희비가 엇갈렸다.
실제 1일 아침 9시 입학 추첨을 앞두고 대부분의 유치원들이 올해 들어 가장 춥다는 영하의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아이 손을 잡은 부모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이 가득 찼다.
입학 추첨이 시작되면서는 환호성과 탄식이 추첨장에 교차했다.
15명의 신입 원아를 뽑는데 600명이 넘게 몰린 도내 A유치원은 물론 광교, 분당, 동탄 등지에서 이날 같은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유치원 입학이 결정된 학부모 B씨는 “경쟁률이 어마어마하다는데 15명 중 첫번째로 돼서 너무 기쁘다”면서 “대학입시보다 더 힘들다는 유치원 입학에 통과한 만큼 앞으로 아이가 다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추첨에서 탈락한 학부모들은 근심으로 가득했고, 동시추첨제의 폐해에 대한 지적까지 이어졌다.
학부모 C씨는 “아침부터 와서 기다렸지만 탈락해서, 다른 유치원에 가있는 친정어머니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며 “선택의 폭을 넓힌다면 최소한 동시 추첨은 없애야 하는 것 하는데 왜 이런 건지 이해도 안되지만, 육아를 위해 당장 일을 그만둬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유치원 입학을 둘러싼 학부모들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추첨제를 도입했던 교육과학기술부로 다시 불똥이 옮겨 붙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기존 선착순과 추천서 제도의 폐해를 없애고 유치원 선택 기회를 충분히 주고자 추첨제를 도입하게 된 것”이라며 “유치원 선택 기회를 제한하는 것들은 지양하도록 계속 지도 감독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내년 8개(67학급), 2014년 15개(122학급) 등 23개의 단설 공립유치원을 신설하는 등 2014년까지 신·증설을 통해 공립유치원 학급을 지금보다 444개 늘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