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시의회 파행으로 사상 초유의 준예산 체제로 새해 살림살이를 시작하게 됐다.
시의회는 2012년 마지막날 열린 제191회 임시회에서 집행부가 상정한 도시개발공사 설립안건을 놓고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등원하지 않아 예산안 처리에 손도 대지 못했다.
임시 예산으로 지칭되는 준예산(準豫算)은 회계연도 개시때까지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할 때 전년도 예산에 준해 세입의 범위내에서 일정한 경비(기관 또는 시설의 유지비, 지출의무 이행, 사업 계속 필요 비용)지급에 한정시켜 시정운영에 지장이 초래될 수 밖에 없는 실정에 놓였다.
시의회는 이날 2011년 회계연도 예비비 지출승인안과 2012년도 제3회 추경예산안만 의결한 채 정회한 후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양당이 각자 의원총회를 열어 양당간 첨예한 입장차를 보여온 도시개발공사 설립안 처리에 대해 협의를 반복했으나 공사 설립 불가를 당론으로 정한 새누리당이 결과적으로 이날 자정까지 본회의장에 등원하지 않았다.
시의회는 34석 중 새누리당이 18석을 차지, 재적 과반 출석을 요구하는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민주통합당 단독 처리는 애초 불가능한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의 등원 거부에 대해 이탈표가 생길 수 있는 우려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현 의장 선출 때 이탈표가 발생해 당내 탈락자가 의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이재명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다수당이 출석표결하면 되지 이탈표 무서워 보이콧해놓고…”라는 의견을 냈다.
새누리당협의회는 준예산 체제에 대한 사과 성명서를 통해 “도시개발공사설립,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미래혁신교육도시사업 등 현안들에 대한 첨예한 견해차로 결국 준예산 사태를 맞게 돼 유감스럽다”며 “정치적 계산을 노린 집행부의 의회무시·독선과 갈등 유발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책임을 시에 돌렸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성명서를 내고 “신규사업은 물론 주요 현안사업이 중단되는 처지에 놓여 시민피해와 시정혼란이 예상된다”며 “등원거부로 자동산회 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 행위로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맞받아 성토했다.
한편 시는 1일 오전 이 시장을 비롯 부시장, 구청장, 국·소·단장 등 간부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소집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