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3 (목)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동해를 사이에 두고 우리와 맞닿아 있는 일본의 선진화된 마을들에서 양평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양평군 각 읍·면 지역만들기 위원 40여명은 ㈔한국지방자치경영연구소 주관으로 지난달 22일부터 사흘간 일본 시마네현 마쓰에시, ㈜요시다 고향촌 요시다마찌 혼쪼거리, 아마초와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 미즈키 시게루 거리 등 6곳에서 벤치마킹을 진행했다. 이들 마을은 모두 동해를 사이에 두고 맞닿은 이웃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김선교 군수와 윤양순·박명숙(새누리당), 박현일·송요찬(민주통합당) 군의원 등도 함께한 이번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특색 있는 마을만들기를 주창한 강형기 충북대 교수(한국지방자치경영연구소장)의 지도로 이뤄졌다. 특히 일본 현지에서 30여년 전부터 마을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호보 다카히코 시마네대학 명예교수(일본 재정학회 고문)가 동참해 이들 마을의 성공사례를 설명했다.

연수에 참여한 핵심리더 주민은 “연수 일정이 빠듯해 몸은 피곤했지만 지역만들기를 성공적으로 실현한 일본의 마을을 보고 설명을 들으면서 연수를 떠나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주민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알게 된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민운동으로 성공한 마쓰에 마을만들기

인구 20만의 마쓰에시는 시마네현 최대 도시로 교토, 나라와 더불어 일본의 3대 고도(古都)로 꼽힌다. 그러나 20여년 전부터 점차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하면서 지자체는 물론 주민들도 위기의식을 느끼자 대안 마련에 나섰다.

마쓰에시는 청·장년들의 건의를 수용, 마쓰에성을 중심으로 흐르는 해자(垓字·성을 방어하기위해 조성한 물길)로 이뤄진 호리천을 살리기 위해 수질개선(청류 르네상스)은 물론 유람선 운영계획을 마련해 마을만들기회사(TMO)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관광객들을 받아들였다. 그 결과, 1995년 연간 330만여명이던 관광객이 최근 500만 이상으로 급증했다.

마쓰에 마을만들기학교 이노우에 토모코 대표는 “토담장도 역사적 문화유물이 될 수 있듯 인근 신지코 호수 등 자연경관과 마쓰에성 등 문화유적들을 연계, 시민을 중심으로 마을만들기에 올인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시다마찌 혼쪼거리, ‘남처럼 하지 말자’

제철산업이 융성했던 요시다 마을은 갈수록 감소하는 인구에 대처하기 위해 1985년 주민들을 중심으로 제3섹터 방식으로 마을만들기 법인인 ㈜요시다 고향촌을 결성했다.

초창기 주민들이 모두 주주가 돼 100여명이 2천750만 엔을 출자했다. 이후 농산가공부, 수도부, 버스사업부, 원료생산부, 관광사업부, 국민숙박시설인 국민숙사인세이란 소우, 계란밥 전용 간장인 ‘오다마항’ 운영부 등으로 외연을 넓혀나갔다.

인근 요시다마찌 혼쪼거리에는 에도시대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집들이 고스란히 보존돼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요시다 고향촌 타카오카 대표는 “마을만들기는 남을 따라가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다, 갯바람, 소금 그리고 ‘섬의 행복론’

우리나라 독도에서 지근거리에 위치한 섬인 아마초는 인구 2천여명에 불과한 지자체다. 중앙정부는 그동안 파산 직전이던 아마초에 대해 다른 지자체와의 병합을 끊임없이 종용했지만 아마초는 일본 최고의 특색 있는 마을만들기를 통해 꿈의 지자체로 거듭나고 있다.

현 야무우치 미치오 군수의 진두지휘로 자신은 물론 50여명의 공무원 월급까지 깎으면서 2002년부터 새로운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초 주민들은 군청을 ‘주민서비스 주식회사’로 부르고 있을 정도다.

특히 학생수 100명 미만인 섬 내 유일한 고등교육기관인 도젠고교를 명문고로 육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복지정책으로 결혼 시 10만 엔, 자녀 1명 출산 시 10만 엔, 4명 출산 시 100만 엔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아마초는 바다, 갯바람, 소금 등을 지역 특산품으로 발굴해 일본 최대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만화 캐릭터로 성공한 미즈키 시게루 거리

사카이미나토시는 일본 수산업의 보고인 돗토리현에 위치한 인구 3천500여명의 도시다. 이 도시에는 매년 수백만명이 찾고 있는 미즈키 시게루 거리가 있다. 이 마을은 일본의 저명한 만화가인 미즈키 시게루의 요괴만화 캐릭터들을 형상화한 콘셉트로 마을만들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하진 않았다. 이 마을의 주종 산업인 수산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야만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2005년부터 이 마을에도 위기가 닥쳐왔다.

이에 주민들은 한마음으로 뭉쳐 도로 800m에 요괴 캐릭터를 형상화한 동산 154곳을 조성했다.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점포들도 되살아나 지금은 100여곳이 성업 중에 있다.
 

 

 


양평군 지역만들기 성공하려면…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중요’

일본에서 마을만들기를 처음 주창한 호보 다카히코 시마네대학 명예교수는 “양평군의 마을만들기가 성공하려면 인구를 늘려야 하고, 고령화와 경제적인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하며, 생활과 전통문화를 접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촌인구 감소문제는 양평군만의 고민이 아닌 만큼 젊은층을 유입할 수 있는 정책을 세워 이들이 장기적으로 군을 이끌어가는 차세대 리더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보 교수는 “리더는 모름지기 자신의 마을 발전을 위한 전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활력과 진취, 진솔 등의 덕목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마을만들기의 키워드는 교류’

강형기 충북대 교수(한국지방자치경영연구소장)는 마을만들기의 패러다임으로 자립과 도전, 교류를 제시했다.

강 교수는 “기본목표로 자립을 설정하고 끊임없는 도전과 교류 등을 통해 마을주민들에게 꿈을 보여줘야 한다”며 “‘돈이 없다’, ‘그런 사례 없이 못하겠다’, ‘제도가 없어서 못하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을만들기는 또 다른 애향운동’

김선교 양평군수는 “거창한 토목사업도 중요하지만 전국에서 유일한 특색을 갖춘 마을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지역발전의 원동력이자 성장엔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이번 벤치마킹은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군수는 이어 “일본의 마을들은 이미 30여년 전부터 마을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우리에게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며 “특히 인구 2천명 수준의 자그마한 마을인 야마초의 마을만들기는 우리에게 소중한 사례로, 주민들을 위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가늠케 해주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요괴마을 조성으로 성공한 미즈키 시게루 거리와 관련, “대다수 주민들이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너지효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며 “마을 지도자들은 ‘미쳤다’는 소리를 듣겠다는 각오로 새롭고 참신한 콘텐츠를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