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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철 경기도 4-H 연합회장

‘명석한 머리(Head)’, ‘충성스런 마음(Heart)’, ‘부지런한 손(Hands)’, ‘건강한 몸(Health)’. 이 4가지를 완벽하게 갖춘 사람이 있다면 세상에 어떤 일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말 이상적인 이념이라 할 수 있다. 4-H회는 이 4가지 이념을 생활화해 인격을 다듬고 농심을 키우며 창조적 미래세대로 성장하도록 돕는 ‘4-H운동’(지역사회 청소년 교육 운동)을 실천해 나가는 단체다.

4-H운동은 해방직후 낙후된 농촌의 부흥과 실의에 빠진 청소년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1947년 구자옥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군정관인 앤더슨 중령, 이진묵 경기도 문정관 등이 미국의 4-H활동을 도입, 경기도내 시·군당 1~2개 마을을 선정해 ‘농촌청소년구락부’를 조직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H로 시작되는 4개의 단어 의미를 각각 지(智), 덕(德), 노(勞), 체(體)로 번역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 2월 15일 경기도 4-H연합회의 젊은 수장인 이성철(28) 회장이 새로 취임했다. “4-H 활동을 통해 젊은 후계농업인들이 성공적으로 영농에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그를 지난달 14일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만났다.
 

 

 


◇ 우리나라 1940년대 이후 농촌의 역사와 함께해 온 4-H회

1947년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우리나라 4-H운동은 6·25전쟁 이후 농촌 진흥과 청소년 육성의 필요성이 요구됨에 따라 1952년 정부시책사업으로 채택, 전국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전쟁으로 황폐화된 산업의 각 분야를 도와주기 위해 1953년 8월 한미재단이 발족됐고, 11월에는 민간추진단체인 ‘한국4-H구락부중앙위원회’(현 한국4-H본부)가 결성됐으며, 4-H중앙경진대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농촌진흥청이 1962년 3월 발족되면서 정부의 조직적인 지원으로 4-H운동은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고, 이후 특수지도사의 부활과 4-H민간단체 육성, 자원지도자 연찬회, 4-H연합회 육성 등을 통해 활성화의 여건을 마련했다.

또 4-H회원의 연령을 10~20세에서 13~24세로 변경하는 한편 전국대학4-H연구회연합회 결성, 4-H신문의 발행, 4-H운동발전연찬회 개최, 전국4-H지도자야영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1970년대에는 새마을운동과 함께 추진돼 농어촌의 환경개선, 농업생산기반의 정비, 주곡의 자급기반 확충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1981년에는 한국4-H중앙연합회가 창립돼 새마을운동중앙본부 회원단체로 가입하면서 조직관리가 새마을운동중앙본부로 이관됐으며, ‘4-H구락부’ 명칭도 ‘새마을청소년회’로 바꿨다.

1988년에는 ‘4-H회’라는 이름을 되찾는 등 4-H운동이 전반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였다. 농촌에 기반을 뒀던 4-H운동은 산업화와 인구의 도시 이동, 특히 농촌사회의 붕괴라고 불릴 만큼 급격한 변화 속에서 회원의 감소 등으로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0년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한국4-H회관을 건립함으로써 4-H운동 추진에 새로운 발전적 전기를 맞게 됐다. 학생4-H회를 통해 4-H이념을 확산시켜 지역사회 청소년교육운동으로 뿌리를 내리는 한편 농업과 농촌을 이끌어갈 후계세대인 영농회원들은 특화작목 등으로 농업의 활로를 찾는 노력을 기울였다.

새로운 사회변화에 발맞춰 회원의 연령을 9~29세로 조정해 회원 배가운동을 전개하고 자연·농촌사랑 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각종 교육 및 연수활동을 강화했다.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정보화 및 리더십교육, 각종 활동프로그램의 개발 보급, 도농교류 확대, 과제교육 활성화사업 등을 활발하게 추진했다.

특히 그동안 4-H의 3대행사인 청소년의 달 행사, 야영교육, 중앙경진대회를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청소년 활동을 펼쳐 나갔다.

2007년에는 새로운 시대변화에 적합한 4-H운동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4에이치활동 지원법’이 제정, 법에 따라 4-H활동 주관단체로 지정돼 한국4-H발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
 

 

 


◇ 청년 농업인들의 열정과 패기를 보여줄 터

경기도 4-H연합회에는 영농 4-H 421명, 학생 4-H 1만862명 등 모두 1만1천283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대부분 영농 2세대들이다. 때문에 1세대들의 가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 그에 따른 마찰, 방황 등을 젊은 시기에 경험하게 된다. 고양에서 영농을 이어가고 있는 이성철 회장도 이러한 과정을 겪었다고 한다.

“농업 관련 대학에 갈 생각이 없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농업에 종사하는 부모님의 힘든 모습을 봐 왔기에 솔직히 농사 지을 생각도 없었죠. 그러던 중 천안 연암대학교를 추천받아 들어가게 됐죠.”

대학에 막상 들어갔지만, 자신과 같은 또래는 거의 없고 나이 차이가 많은 선배들만 있어 적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같은 업종에 있는 선·후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학교에서 실시하는 아영, 봉사활동 등을 하면서 차츰 농업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4-H회를 접하게 됐다. 그는 4-H회 매력에 대해 ‘소통’과 ‘열정’ 2가지를 꼽았다.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농업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고, 우리나라 미래농업을 이끌 후계세대들도 점차 농촌을 떠나고 있어요. 이러한 시점에는 농업을 이어가는 젊은 후계농업인들 간 소통의 장을 4-H회가 마련해 주고 있다고 봅니다. 자신의 분야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소통)를 할 수 있고, 특히 열정과 패기 넘치는 젊은 청년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거죠.”

4-H운동이 다른 청소년운동과 다른 점은 농업·환경·생명의 가치를 창출하고, 청년농업인4-H회원의 경우 우리 농업과 농촌사회를 이끌어갈 전문농업인으로서 자질을 배양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 교육이 지육·덕육·체육에 역점을 두고 있는 데 비해 4-H운동은 노육을 추가하고 현장교육과 실천과제 등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하고 있다.

경기도 4-H연합회장의 임기는 1년에 불과하다. 연임이 가능하나, 하는 일이 워낙 많다 보니 1년이라는 기간도 벅차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러 행사에 참여하고 협동생활을 체험하는 4-H활동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은 금세 잊힌다.

“4-H 활동을 통해 젊은 후계농업인들이 성공적으로 영농에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우리 농업과 농촌의 미래가 젊은 4-H 회원에게 있다는 사명의식을 가지고 더 많은 땀과 노력으로 신바람 나는 농촌 건설에 앞장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회장의 다짐에서 청년 농업인의 열정과 패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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