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교정의 의미를 넘어서 패션 아이템으로 발전한 안경. 유행과 취향에 따라 안경 역시 자주 구입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폐 안경의 수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안경을 아프리카·아시아의 이웃들에게 주세요’라는 의미의 ‘안아주세요’는 이러한 폐 안경을 기부 받아 수리해 기부한다면 수만명의 사람들에게 시력을 되찾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시작됐다.
 

폐안경 보급위해 '안아주세요' 전국 30여 단체 활동

비영리 청년봉사단체인 ‘안아주세요’는 2008년 고등학생 동아리로 시작, 현재 대학생 운영진 30여명과 전국 30여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커졌다.

‘안아주세요’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경헌 수원시안경사회 회장은 “‘안아주세요’는 가난 때문에 시력 개선을 하지 못해 생계와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며 “세계인의 시력 개선과 국내 청년들의 긍정적 미래상 제공을 위해 안경 보급 및 강연회 개최, 교육 연수생 초청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5년간 ‘안아주세요’가 이룬 성과는 놀랍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홍보 행사를 진행한 달은 1천500여개에서 5천여개의 안경이 기부된다.

이 회장은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펼칠 경우 연간 3만개 이상의 폐 안경 기부가 예상되는데 60%만 재활용 가능 안경이라 가정해도 연간 1만8천명의 시력을 되찾아 줄 수 있다”며 “그동안 라오스, 가나 등 21개국에 보낸 안경만 5천여개에 이르고, 창고에서 누군가의 눈이 되길 기다리는 기부안경만 1만5천여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4년간 ‘안아주세요’의 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천여 개의 안경을 안과의료 봉사단체 Vision Care에 전달했고, 에티오피아와 라오스, 몽골, 가나 등에 보급했으며 한국 의료 봉사자들이 파견돼 안경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2011년 안경사 봉사단체 ‘초’와 협력, 저소득층 및 다문화가정에 안경 보급 사업의 일환으로 수원시 지역 주민 대상 무료 안경 제작 행사를 진행하고, 관세청 서울본부세관과 협력해 관세청에서 불법 밀수품 등을 폐기하는 대신 방글라데시에 기부하기로 결정하는 데서 ‘안아주세요’의 안경 기부 프로그램이 채택돼 헌 안경 5천여개를 기부 받아 방글라데시 대사관에 전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후진국 학생들 초청 안경기술 전수도

‘안아주세요’는 안경 기부에서 더 나아가 안경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국가의 학생들을 초청해 안경 제작 기술을 가르치고 관련 기기를 지원하는 교육연수생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는 해당 국가의 자체 안경 제작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지역의 시력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한안경사협회, 안경사 봉사단체 ‘초’, 대학 안경광학과 교수 등이 참여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교육연수생 사업이 진행될수록 더 많은 나라에서 자체 안경 제작이 가능해져 사람들의 시력도 한층 개선되는 날이 곧 올 것이란 기대다.

10여년째 안경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다는 이경헌 회장은 “우리가 무심코 집에서 썩히고 있는 안경이 개발도상국의 한 사람을 실업으로부터 구제할 수 있다”며 “몇몇 나라에서는 안경 하나의 값이 일년치 월급에 해당하고 있어 그 나라 사람들에게는 안경을 기부 받는 것이 시력을 되찾는 데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과 진료 NGO의 산별단체인 ICEE는 공부하는 아이들이나 일하는 어른들에게 심각한 시력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미교정 근시를 앓고 있는 사람만 전 세계적으로 1억5천만명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미교정 노안에 대한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보고서에 따르면 몇몇 나라는 노안을 가진 사람들의 94% 정도가 시력교정을 전혀 받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듯이 봉사단체 ‘안아주세요’는 가난 때문에 시력 개선을 하지 못해 생계와 학업에 지장을 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고 덧붙였다.
 

'너도나도' 기부 행렬에 동참하길

마지막으로 그는 “아시아·아프리카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기부와 시력개선 사업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안아주세요’는 아프리카, 아시아, 몽골, 스리랑카, 에티오피아 등 안경을 필요로 하는 여러 나라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중고 안경을 모아 전달하고 있다. 현재 운영진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숭실대, 한국외국어대 학생들로 구성돼 있으며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