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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X]손혁재 수원시정연구원장

천천히 가는 거버넌스 행정 실현 최우선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 제시 최선 다할 것

 

정약용이 ‘여유당전서’에 쓴 것처럼 항상 살얼음 위를 걷듯이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거버넌스 행정과도 일맥상통한다

수원시 과거와 현재 열공 중

매주 목요일 ‘수원읽기포럼’ 진행
화성행궁·팔달문 구도심 등 탐방
현장 정서 알고자 책상머리 연구 탈피

수원시 미래 밑그림 그리는 중
광역자치단체급임에도 기초지자체
시민 115만명 행·재정적 피해 문제
주민참여형→주민주도형 행정 선도

“거버넌스 행정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복잡하고 더딘 절차로 보일 수 있지만 행정행위에 의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최선의 행정입니다.”

지난 3월 전국 최초 기초자치단체 연구기관으로 설립된 수원시정연구원의 손혁재(59·사진) 원장은 염태영 수원시장이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거버넌스 행정을 이같이 표현했다.

수원시정연구원이 거버넌스 행정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손 원장은 연구원이 시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거버넌스 행정을 첫번째 목표로 삼았다.

그는 “우리나라에 거버넌스 행정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것도 채 몇년 지나지 않았는데도 수원시는 한국의 거버넌스 행정에 있어서 최고 수준에 올라있다. 아직 시작단계인 만큼 100%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며 “절차가 복잡한 거버넌스 행정이 언뜻 보면 천천히 가는것 같이 보이지만 관 주도의 행정으로 발생되는 주민과의 갈등을 비롯한 현장의 목소리가 결여된 행정으로 발생되는 추가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손혁재 원장은 천천히 가는 거버넌스 행정의 실현을 시정연구원의 핵심목표로 삼고있는 만큼 그의 집무실 테이블 위에는 조선시대의 문신인 다산 정약용(丁若鏞)이 저술한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가 놓여있었다.

손 원장은 “우리는 정약용의 호로 다산을 많이 기억하지만 그에게는 ‘여유당’이라는 호도 있었으며, 남양주 집 역시 여유당으로 이름 지었다”며 “정약용이 여유당전서에 쓴 것처럼 항상 살얼음 위를 걷듯이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거버넌스 행정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손혁재 원장은 지난 3월 28일 수원시정연구원의 개원식을 마친 뒤 ‘수원의 장기적인 미래발전 청사진 제시’, ‘수탁과제 수행’, ‘시 정책 현안사항에 대한 해결책 모색’ 등의 3가지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 연구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본인의 시정연구원 운영 방침을 정했다.

그는 “내가 원장으로 발탁된 근거는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나의 장점인 현장성을 활용해 수원시 만의 특색에 맞는 현안사항 파악과 정책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연구원 설립 초창기에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연구원들이 수원을 이해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원시정연구원 전 임직원은 수원의 정신을 알고 배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연구원 자체적으로 ‘수원읽기포럼’을 진행해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이 수원에 대한 주제를 갖고 번갈아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이것은 수원 특유의 정서에 익숙하지 않은 연구원들이 수원시민들만 가진 현장의 정서를 익혀 연구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손 원장은 “수원시의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된 수원시정연구원이 수원의 정서를 모른 채 책상머리에서 연구에만 몰두한다면 시민과 함께하는 거버넌스 행정 실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모든 연구원들이 수원시민이 되고 수원의 정서에 녹아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수원읽기포럼’ 뿐만 아니라 화성행궁과 광교신도시, 팔달문 주변 구도심 등 수원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볼 수 있는 곳을 직접 다니면서 수원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래 수원시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수원시가 115만명의 인구로 울산광역시 등 광역자치단체급으로 성장했는데도 기초자치단체에 머물러 있어 행·재정적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런 제도적 단점 때문에 수원시가 입게 되는 피해는 고스란히 수원시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한 뒤, “중앙정부가 권한을 지방에 이양해 수원시와 같이 불평등한 행·재정적 피해를 보는 지자체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손혁재 원장은 과거 국민의 정부 시절 중앙에 집중된 행정권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지방이양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었다.

그러나 그가 느낀 ‘지방이양추진위원회’의 권한은 극히 제한돼 있었다.

중앙정부가 자신들이 가진 권한을 양보하지 않으면 사실상 권한의 지방이양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손 원장은 “허가권 등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중앙정부가 모두 가지고 있고, 민원 발생 소지가 많은 업무만 지방에서 담당하고 있는 실정인데도 중앙정부는 이런 권한을 양보하지 않고 있다”며 “수원시와 같은 대규모 기초지자체는 그런 피해가 더 큰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축소해 지방의 권한을 높여주는 것이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정부는 거버넌스 행정의 영역을 대폭 확대해 ‘주민참여형 행정’에서 ‘주민주도형 행정’으로의 발전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손 원장은 “수원시가 우리나라 거버넌스 행정의 중심에 있는 만큼 주민주도형 행정으로의 변화에도 선두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염태영 시장이 추구하는 거버넌스 행정의 진정한 실현을 위해 시정연구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손혁재 원장은 5월 4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참여예산박람회에 참가해 수원시를 대표로 수원시의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해 발표하고 다른 나라의 주민참여예산제를 배워 올 계획이다.

수원시정연구원이 제시하는 수원시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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