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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후 건강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의료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몸의 이상을 제때 발견하지 못하면 혁신적인 기술도 모두 소용없는 일. 그런 점에서 원격 의료 기술을 활용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일컫는 유헬스케어(U-Health Care)는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해 줄 건강관리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 토종 기술로 탄생한 헬스케어로봇 안마의자는 단순한 안마 기능을 넘어 생체 인식 기술로 각자의 체형에 적합한 안마 기능을 제공하는 건강관리 기기다. 헬스케어로봇 안마의자와 요화학분석기 개발로 화제가 된 주식회사 대경산업의 이규대 회장을 만나 헬스케어로봇 제품의 시장 현황과 유헬스케어 서비스의 전망, 경영 방침 등을 들어봤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주치의를 두고 싶어 한다. 평소 가장 가기 싫은 곳 중 하나가 병원이지만 위급한 상황에서는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이 바로 병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막상 병원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이미 너무 늦었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럴 때 만약 나만을 위한 주치의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면? 좀 더 실질적이고 편리한 의료 서비스를 보급하고자 하는 대경산업의 헬스케어로봇은 단순한 기술 발달의 결과물일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 필요로 하는 건강관리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달라진 생활 방식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건강관리 관련 다양한 의료기기 업체들 속에서 대경산업은 토종 기술로 승부를 보는 업체다. 실제로 대경산업과 필적할만한 경쟁 업체를 국내에서 찾아보기는 어렵다. 거의 완제품을 수입하는 업체가 대부분이고 독자적인 기술로 제품을 개발하는 업체는 드물기 때문이다.

5년 연구 끝 안마기기 '체어봇' 탄생

대경산업이 개발한 ‘체어봇’이라는 헬스케어로봇 안마의자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의 연구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기계가 스스로 사람의 체형을 인식해 생체리듬과 피로도, 근육경직도 등을 파악한 후 사람 몸에 맞춰서 안마를 해 주는 생체 인식 헬스케어로봇 안마의자다.

또한 소변으로 암이나 당뇨, 고혈압 등 18개 종류의 병을 진단할 수 있는 요화학분석기 역시 대경산업의 오랜 연구 결과가 집약된 의료기기다.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병원에 가기 불편한 노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가정용 제품이며, 의료보험 비용 절감 및 질병 예방 차원에서 그 유용성을 국내보다 해외에서 오히려 더 폭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수입업체가 대부분인 의료기기 시장에서 기술을 보유하지 않고 수입에만 의존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이규대 회장은 독자적인 토종 기술과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모든 것을 걸었다. 체형 인식과 체형 스캔, 생체인식, 피로도, 근육경직도, 대형 병원 장비를 소형화 하는 기술 등이 모두 대경산업의 특화된 기술이다.

“대경산업이 보유한 발명특허만 총 21건, 기타 의장등록과 실용신안등록이 약 120건, 등록을 위해 출원된 건도 30건 등 약 150건에 이릅니다. 2000년대 초 일본이 안마의자 시장을 도입한 것은 맞지만 이후 시장을 확장하고 발전시킨 것은 저희 대경산업 역할이었어요.”

제품개발·특허 동시 진행

대경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헬스케어로봇 기술은 고령화 시대의 블루오션으로 불리기도 하는 유헬스케어 서비스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유헬스케어는 유비쿼터스 헬스케어(Ubiquitous Health Care)의 줄임말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뜻한다. 대경산업의 헬스케어로봇 기술을 활용하면 생체를 인식하고 맥박이나 혈압, 체지방, 산소포화도 등 병원에서 측정해야 했던 기본적인 데이터를 가정에서 측정할 수 있다. 측정된 데이터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병원으로 전송할 수 있으며, 병원은 해당 데이터를 받아 진료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저희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직접 연구개발을 진행하기 때문에 특허 부분이 대경산업 제품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제품개발과 특허를 동시에 진행하죠. 삼성과 애플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궁극적으로 산업재산권 부분에서 최종적으로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의 문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오랜 연구개발과 시행착오 끝에 중국과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에 수출 계약을 맺는 등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결실을 눈앞에 둔 대경산업이지만 모든 과정이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독자적인 토종 기술로 한 길만을 걸으며 연구개발에 매진한 이규대 회장은 오히려 그 믿음 때문에 거대한 암초에 부딪혔다.

'함께 성공하자 했건만···' 직원 기술유출로 '절망'

 

 

 

“그 일만 없었다면 아마 지금보다 5배는 더 성장하고 발전한 모습일 것입니다.”

이규대 회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헬스케어로봇 안마의자 개발에 탄력이 붙던 2008년, 당시 2년 전 합류한 연구소장이었다. 뛰어난 능력과 학벌을 지녔던 그는 2006년 연구소장 면접 당시 매우 인상적인 열정을 보여준 직원이었다. 이공계 박사 학위 소지자의 열악한 환경과 서러움을 대성통곡하며 적극적으로 면접에 임했고, 해당 직원의 환경과 열정에 가슴이 끓어오름을 느낀 이규대 회장은 ‘우리 같이 잘 해보자. 세계 최고가 돼 보자’며 벅차오르는 감정에 끌어안기까지 했었다고.

그러나 이규대 회장의 가슴을 끓어오르게 했던 당시 연구소장은 개발 2년 만인 2008년, 모든 핵심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려는 사건을 저질렀다. 중국 경쟁업체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 당시 연구소장은 기술을 빼돌린 후 모든 컴퓨터를 포맷하며 대경산업의 생명과 같은 최고의 자산인 연구개발 성과들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중소기업이지만 온 국민과 함께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사명감으로 회사를 운영하던 이규대 회장에게는 수없이 극단적인 자살 생각까지 불러일으켰던 가장 가슴 아픈 사건이었다.

문제는 연구개발 성과가 휴지조각에서 끝나지 않았다. 기술을 망가뜨린 연구소장과 경쟁업체의 검찰 투서로 인해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첨단범죄수사본부와 소송으로 만 2년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중국 경쟁 업체는 나날이 성장했고, 대경산업은 성장 기회를 박탈당했다. 또 경제적 피해와 정신적인 충격으로 이규대 회장은 오랜 시간 병마에 시달리며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다.

“새로 온 연구소장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2008년부터 컨테이너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매일 새벽 2시까지 개발에 몰두했어요. 완전히 죽을힘을 다해서 남은 3년 동안 5년 걸릴 연구 과제를 완료했습니다.”

전임 연구소장이 저지른 기술 유출 사건은 이규대 회장을 절망에 빠트렸지만 이 회장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 역시 신임 연구소장의 연구개발 열정, 즉 사람이었던 셈이다.

“저희는 일주일에 한 번 회의가 있습니다. 일 년에 두 번 하던 것을 2008년 기술 유출 사건을 계기로 조정한 거죠. 그래도 창의력을 제일 중요시하기 때문에 각자의 일은 알아서 하라고 맡깁니다. 처음 회사를 설립한 이유도 국가에 충성하고 더불어 함께 잘 먹고 잘 사는 기업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규대 회장은 직원들을 ‘자유롭게 내버려 둔다’고 표현한다. 직원들을 믿고 지시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러한 성향 때문에 기술 유출 사건 당시 선배 CEO들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직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애정을 줬어야 하는데 모두 CEO인 이규대 회장의 잘못이었다는 충고를 들은 것. 이규대 회장 역시 자신의 부족함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 직원 연봉 1억원 실현

“기업인이 돈에 관심이 없다고 하면 안 되는데, 저는 돈보다도 대한민국 국민 모두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게 꿈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항상 ‘각자 책임감을 갖고 알아서 잘 해라. 그래서 각자의 몫을 많이 가져가라’고 말합니다.”

대경산업에는 ‘꿈의 연봉 1억 원’을 실현한 직원이 몇 명 있다. 최근의 일이 아니다. 1억 원의 연봉을 받는 직원은 이미 10년 전인 2003년에 탄생한 바 있으며 기술 유출 사건을 일으킨 과거 연구소장 역시 연봉 1억 원의 당사자였다. 이규대 회장은 올해의 매출 목표를 500억 원으로 잡고 있고, 2015까지 매출 1천억 원, 순이익 1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규대 회장은 이러한 목표치를 잡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믿고 있고, 그래서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동탄 제2공장 준공··· 첨단 의료기기 개발에 주력

 

 

 

2003년 제1공장이 들어선 지 10년 만인 2013년 1월, 대경산업은 경기도 동탄에 최신식 자동화 생산설비를 갖춘 제2공장을 준공했다. 이곳 제2공장에서는 헬스케어로봇 안마의자와 요화학분석기 등 그동안 연구 성과들의 개발 및 제품화가 이뤄지게 된다.

기술유출 사고가 나기 전 250억 원 가까이 됐던 대경산업의 매출은 끊임없는 연구개발 비용 투자로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사고 후에는 80억원으로까지 줄었다. 그러다가 지난해에 약 270억, 관계사까지 하면 300억 원을 돌파하며 회복세를 타고 있다.

“이미 선진국이 선점한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 최첨단 의료기기 시장에서 실제로 제품화된 것은 거의 없어요. 그리고 의료계의 인건비 문제와 사생활을 중시하는 생활 패턴, 고령화로 인한 가정에서의 1차적인 치료 등을 중시하는 새로운 시장들이 또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만약 없다면 저희들이 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개척해나갈 생각입니다.”

대경산업은 2005년 한양대학교, 2006년 서울대학교, 최근 한양대학교 병원 측과도 MOU 체결을 위한 미팅을 했으며 2011년 개발이 완료된 제품의 양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 의료와 협력하여 제품화 과정에 연구인력을 투입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세계적인 명품을 만들기 위함이다. 또한 헬스케어로봇 외에 2011년부터 연세대학교 및 국립재활원과 재활로봇의 연구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수술로봇의 연구개발 역시 준비하고 있다.
 

 

 


"장벽 많지요"··· 다양한 판매 채널 위해 최선 다할 것

이규대 회장의 올해 경영 전략 역시 연구개발에 집중한다는 점에서는 이제까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그동안 독자적으로 진행해 온 영업 및 마케팅 분야에서 대기업과의 협력을 모색하기로 한 것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자체적인 영업에만 의존하던 대경산업 제품을 OEM 방식으로 대기업에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현행 법규상 의료기기의 판매에 규제가 많은 것이 걸림돌이지만 홈쇼핑,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 다양한 판매 채널에서 대경산업 제품이 유통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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