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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성(진·고양) 경기도의회 의원

 

이상성(진·고양) 의원은 정치에 입문한 지 채 5년도 안 된 늦깎이 정치인이다. 하지만 8대 경기도의회 131명 의원 중 단연 돋보이는 아이디어로 참신한 안건을 발굴해 베테랑 정치인 못지않은 의정활동을 펴고 있다.

대표적인 여당 지역으로 민주당도 포기한 지역구에서, 100% 떨어질 것이라는 설왕설래 속에 도전한 선거에서 901표 차이로 승리를 거두며 8대 경기도의회에 입성했다.

철저한 교섭단체 위주의 의회에서 소수정당 소속 의원으로서 많은 한계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이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이슈를 생산해내는 이 의원. 아직도 도민들을 위해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학자 이상성, 50 중반에 정치 입문하다”= 이 의원(59)이 정치에 입문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였다.

“노 대통령이 재임 당시 실수한 것도 있고 잘못한 점도 분명히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인간적인 정치인이라는 생각에 존경해왔죠. 결국 그 인간적인 점 때문에 목숨까지 버린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던 중 그 분을 따르던 사람들이 당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국민참여당’에 가입하면서 정치에 발을 들여놓게 됐습니다.”

정당에 가입해 열심히 활동에 참여하면서도 ‘정치는 오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이 의원에게 정치는 남의 일이었다.

그렇게 정치에 발을 들여 놓은 지 몇 개월 후, 2010년 지방선거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모든 선거구에서 후보를 내겠다는 목표로 후보들을 물색했지만, 한자리수의 지지율을 얻고 있던 정당의 후보로 선뜻 나서는 이가 많지 않았다.

특히 유시민 당시 국민참여당 대표의 지역구였던 고양에서는 당세가 컸지만 대표적인 여당지역으로 민주당조차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던 일산 동구의 경우 정당의 도움을 기댈 수 없는 상황에서 생업까지 포기해야 하는 선거판에 뛰어들기 쉽지 않았다.

“당선 가능성이 제로였죠. 선거는 6월 2일인데 4월 중순이 다 돼서야 야권 단일화가 진행돼 선거운동기간도 짧았고 누가 봐도 어려운 선거였죠. 저의 경우 강의를 다니고 있는 상태라 다른 당원들에 비해 생업포기의 부담이 없었기에 출마 제의에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죠.”

이번 선거 출마가 당선이 목적이 아닌 노 대통령에 대해 의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에 가족들의 지지를 얻어 선거를 치렀고, 결국 100% 낙선할 것이라던 주변의 예상과는 다르게 901표 차로 당선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 교섭단체 위주의 도의회에서 비교섭의원으로 산다는 것…= 8대 경기도의원으로 결국 의회에 입성했지만, 처음 느낀 감정은 기쁨이 아닌 ‘난감함’이었다.

도의원에 도전할 당시만 해도 국회의원들이 모든 권력을 가진 정치판에서 과연 도의원들이 지금 갖고 있는 권한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막상 도의원이 돼서 바라보니 도민을 위해 도의회가 해야 할 일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은 아무 것도 시작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교섭단체였던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 간에 원 구성을 둘러싼 갈등으로 시작부터 의회가 파행을 빚게 된 것이다. 비교섭단체 의원들은 그저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 의원은 의정활동은 둘째로 치더라도 당장 의회를 운영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는 사실에 너무도 답답했다.

여당인 한나라당보다는 야당인 민주당과 노선이 맞는다는 생각에 민주당과 공조하고 싶어도 대부분의 상황을 뒤늦게 언론을 통해 단편적인 사실만 접하는 것이 다반사일 정도로 돌아가는 상황을 알지 못해 성명서조차 낼 수 없었다.

“똑같이 도민의 선택을 받은 도의원인데 의원의 숫자가 많은 당들이 교섭단체를 구성해 의회의 모든 일들을 결정하면서 비교섭단체 의원들에게는 아무런 결정권한이나 의견제시권을 주지 않았습니다. 나중에는 결정권과 발언권은 기대도 안 할 테니 의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도록 참관할 수 있게라도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지금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 외유로 불거진 윤 의장 사태 “이미 예견됐었다”= 최근 윤화섭(민·안산) 의장의 프랑스 칸 영화제 외유와 거짓 해명 등으로 경기도의회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었다.

이번 일이 불거지기 한참 전인 지난 1월, 이 의원은 이번 사태를 예견이나 한 듯 공무국외여행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했다.

기존 도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을 조례로 격상하고 심사 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이번 조례안에는 공무국외여행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예외조항을 삭제해 의원들의 모든 해외 출장에 타당성 심사를 받도록 했다.

의장의 권한으로 외유가 정당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결국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쳐 심사 예외조항을 부활한 수정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이마저도 본회의에서 부결되며 외유를 막기 위한 이 의원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이 일이 있고 몇 개월 뒤인 지난 5월. 이 의원이 우려했던 일은 현실로 나타났다.

윤 의장이 경기도에서 예산을 지원받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FiPan) 사무국의 예산으로 외유를 떠난 것이 들통 나면서 윤 의장은 의장직마저 내놓게 된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 의원은 다시 한번 조례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해당 조례가 의원들의 국외여행을 막는 것이 아닌 떳떳하게 다녀올 수 있게 하는 장치라는 점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심사를 통해 내실 있는 공무국외연수가 이뤄진다면 의원들도 당당하게 다녀올 수 있고 그에 대한 보상은 도민들에게 돌아갈 테니 일석이조 아닌가요.”

■ 무궁무진 아이디어맨= 이 의원은 3년간의 의정활동 중 가장 보람 있던 일을 꼽으라면 단연코 ‘행복한 갱년기 보내기 프로그램’ 추진을 꼽는다.

“출산 장려가 국가 시책이 되면서 여성을 위한 정책은 대부분 출산과 보육으로 집중돼 있지만 출산으로 인한 생명학적인 부작용, 또는 결과로 일컬어지는 갱년기 여성에 대해서는 그 어떤 지원을 해주지 않고 있더군요.”

이 의원은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갱년기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예산 부족으로 도내 31개 시·군별로 연중 단 한 차례씩 진행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갱년기 여성을 비롯해 남편들의 호응을 얻으며 건강가정지원센터의 고유업무로 자리 잡고 있는 중이다.

이같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내는 비결이 뭘까. 이 의원은 그냥 보면 보인단다.

“미국의 경우 도로 상황에 따라 주차 가능한 시간이 정해져 있어 주차와 관련한 범법 부담이 거의 없는 반면 우리나라 도로의 99% 가까이가 주차금지구역으로 불법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나라에서 만드는 거죠.”

이같이 주차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심하는 과정에서도 몇 개의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주차단속에 대한 규정을 정리하는 방안을 비롯해 아파트의 주차장을 유료 주차장으로 이용하는 방안 등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하철의 온도 조절시스템을 적용해 버스에도 온도조절장치를 설치하는 방안, 소방헬기 대신 비행기를 도입하는 방안, 도립대학을 평생교육기관으로 활용하는 방안, 공공기관의 연구원들이 소신껏 연구결과를 내놓게 하는 방안 등 이 의원의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멈추려야 멈출 수가 없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아니면 추진하고 싶은 일들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 도의원을 한번 더 도전해 볼 계획입니다. 도민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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