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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夕 감사 넘치던 신라의 달밤 오늘날에도 잇는 그 풍요

 

농경사회 풍요 상징 만월 중시
농사 결실 보는 ‘농공감사일’
이듬해 풍농 기원하는 명절

추석에 관한 ‘삼국사기’ 기록
신라 초기에 이미 자리 잡아
고려·조선도 큰 명절에 포함
지금까지 위상 이어져


‘으뜸 명절’ 추석의 의미와 유래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특히 올해 추석은 사흘 간의 휴무 끝에 주말이 이어져 5일 동안의 어느 해 보다 긴 황금 연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랜 불황으로 추석 명절의 씀씀이가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래도 추석은 추석이다.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며, 8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연중 으뜸 명절인 추석의 의의와 유래에 대해 알아본다.

◇추석의 의의

추석은 정월대보름, 6월 유두, 7월 백중과 함께 보름명절이다. 보름 명절 가운데서도 정월대보름과 추석은 가장 큰 명절이다.

추석은 그동안 농사를 잘 하게 해준 것을 감사하는 농공감사일(農功感謝日)이며 농사의 결실을 보는 절일이다. 아울러 한해 농사의 마무리를 하는 시기로, 이듬해의 풍농을 기리는 시기로 깊은 의미가 있다.

농경사회에서 보름의 만월은 농사의 풍작을 비롯해 풍요다산을 상징해 대단히 중시된다. 추석은 만월이 뜨는 보름날이다. 보름달은 곡물로 치면 수확 직전의 알이 꽉 찬 모습이다. 그래서 추석을 달의 명절이라 한다.

초승에 소생한 달은 보름에 생명력의 극치를 보여주다가 그믐 무렵이면 소멸하고 다시 초승에 소생해 ‘차고 기움’이라는 순환을 반복한다. 이는 죽음과 삶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곧 재생하는 속성을 의미한다.

농경사회에서는 이러한 달의 재생과 농사의 재생적인 속성을 같은 것으로 본다. 그래서 달의 형상 가운데서도 풍요를 상징하는 만월은 중요하며 만월명절은 당연 중시된다.

◇추석의 유래

12세기 ‘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新羅本紀)1 유리이사금(儒理尼師今) 9년조에 기록된 추석에 관한 기록은 다음과 같다.

“왕이 육부(六部)를 정한 후 이를 두 패로 나눠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部內)의 여자들을 거느리게 해 편을 짜고, 7월 16일부터 날마다 육부의 마당에 모여 길쌈을 했는데 밤늦게야 일을 파하게 하고 8월 보름에 이르러 그 공(功)의 다소를 살펴 지는 편은 음식을 장만해 이긴 편에 사례하고 모두 노래와 춤과 온갖 놀이를 했으니 이를 가배라 한다. 이때 진 편의 여자들이 일어나 춤추며 탄식하기를, ‘회소회소’(會蘇會蘇) 했는데 그 소리가 구슬프면서 아름다웠으므로 뒷사람들이 그 소리를 인연으로 노래를 지어 회소곡(會蘇曲)이라 했다.”

이 자료를 통해 추석이 신라 초기에 이미 자리 잡았으며,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명절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 추석의 관습이 가락국에서 왔다고 했다. 일본인 승려 원인(圓仁)은 그의 저서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에 당시 산동(山東) 근방에서 살던 신라인들이 절에서 가배명절을 즐겼던 사실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신라인들이 발해와 싸워 이긴 기념으로 추석을 명절로 즐겼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추석은 고려에 와서도 큰 명절로 여겨져 9대 속절(俗節)에 포함됐다. 고려 9대 속절은 원정(元正, 설날)·상원(上元, 정월대보름)·상사(上巳)·한식(寒食)·단오(端午)·추석·중구(重九)·팔관(八關)·동지(冬至)였다. 이 명절들은 조선시대로 이어졌고 조선시대에 추석은 설날, 한식, 단오와 더불어 4대 명절의 하나로 꼽혔다.

우리나라에서 추석 명절을 비롯한 세시명절의 위상은 근래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우리 세시풍속이 농경의례로 농사라는 생업과 직결돼 있었던 것만큼 산업사회 이후 공업이 생업의 중심이 되면서 농촌사회가 변화해 세시명절이 약화하기 시작했다.

추석도 전통적인 성격이 퇴색해 차례와 성묘하는 날로 축소됐지만, 국가 차원의 공휴일로 지정됨으로써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에서 큰 명절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참조=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송편은 첫줄 동쪽

반찬은 좌포우혜<左胞右醯>

과일은 조율이시<棗栗梨枾>


추석 차례상 차리기

추석 차례상의 기본적인 상차림은 다음과 같다.

① 제주가 제상을 바라본 자세에서 오른쪽이 동쪽, 왼쪽은 서쪽이다.

② 첫째 줄에 술잔, 송편을 놓는다. 송편은 동쪽에, 술잔은 서쪽에 올린다. 시접(수저를 놓는 빈 대접)은 한 분을 모시는 단위제의 경우 서쪽 위치에, 두 분을 모시는 양위합제의 경우 중간에 올린다.

③ 둘째 줄에는 서쪽에서부터 전, 육적(고기류 적), 소적(두부, 채소류 적), 전, 어적(생선류 적)을 놓는다.

여기서 전(煎)은 재료를 얇게 썰어 밀가루를 묻힌 다음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지진 음식을 말하며, 적(炙)은 생선이나, 고기, 채소 따위를 대 꼬챙이에 꿰어 양념해 굽거나 번철에 지진 음식을 일컫는다.

④ 셋째 줄에는 보통 육탕(육류), 소탕(두부, 채소류), 어탕(어패류) 등 세 종류의 탕을 놓는다. 탕을 다섯 개 올릴 경우에는 봉탕(닭, 오리탕), 잡탕을 추가한다.

⑤ 반찬을 놓는 네번째 줄에는 서쪽에는 포, 우측에는 식혜를 놓는다.(左胞右醯, 좌포우혜) 중간의 나물반찬은 콩나물, 숙주나물, 무나물 순으로 올린다. 고사리, 도라지나물을 쓰기도 하며, 청장(간장), 침채 등은 그 다음에 놓는다.

⑥ 과일이 올라가는 다섯번째 줄에는 조율이시(棗栗梨枾)에 따라 서쪽부터 대추, 밤, 배(사과), 감(곶감)의 순서로 진설한다. 다른 과일들은 정해진 순서는 없으나, 나무 과일, 넝쿨 과일 순으로 차린다. 과일 줄의 끝에는 과자류를 놓는다.

⑦ 향상은 차례상 앞에 두고 축문, 향로, 향합을 올려놓으며, 향로 뒤쪽에 모사(사당이나 산소 등에서 제사 지낼 때 그릇에 담은 모래와 거기에 꽂은 띠묶음) 그릇을 놓는다. 퇴주 그릇과 술 등은 제사상 오른쪽에 별도의 상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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