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조
고작 눈물 한 방울 한숨 한결이야
개미행렬에 가로놓인 티끌 한 점의 방책
이런 날 번갯불 일며 한 줄금 비도 내리는.
그래 선뜻 비 맞으며 비 맞으며 남루해
매듭풀 한 잎 한 잎 잣던 꿈이 얼마인지
네게로 가는 길마다 화살표만 그려져.
--<바람의 기미를 캐다>(동방, 2013)에서
시인은 자기존재의 증명을 어떻게 확인하는가를 묻고 있습니다. 인생은 개미의 행렬과 같습니다. 그때 우리 앞에 놓인 장애는 우리를 남루의 지경으로 곤두박질치게 하지만 해결책 역시 티끌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 삶을 매듭지게 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으로부터 지향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이민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