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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섭

눈물을 흘릴 때 내 얼굴은 할머니의 얼굴 같다
입술을 내밀 때 내 얼굴은 외증조할머니의 얼굴 같다
먼 옛날 할아버지가 집어던진 목침에 맞아 이마가
깨진 할머니의 얼굴이 어느 날 내 愛人의 얼굴에

가을, 붉은 단풍이 든다

-신기섭 시집 『분홍색 흐느낌』(문학동네, 2006)

 

원하지 않아도 저절로 영향을 받는 사람이 있다. 화자에겐 할머니가 그렇다. 과학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언어들 또는 표정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영향을 주었던 그들이 떠나는 시절이다. 세월이 간다는 건 붉은 단풍이 들 듯 그렇게 붉게 내 마음을 물들이고 서서히 말라가버리는 것일까. 하지만 눈앞에서 사라진다고 당시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리라. 영향은 얼굴에도 나타나고 말투에도 나타나고 행동에도 나타난다. 당신은 누구의 영향을 받았을까 생각해본다. 시인의 시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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