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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곤충산업 ‘맨땅에 헤딩’… 5년 만에 ‘굼벵이 성공’

 

김진일·권효창 공동 대표

틈새시장 노리고 무작정 도전

주위 곤충농가·정보 없어 고전



건강 챙기는 현대인 타겟

3년간 ‘식용곤충’ 굼벵이에 올인

판매처 없어 꾸준히 홍보 발품



5년 만에 단골 생기며 시장 반응

현재 굼벵이 연간 1톤 생산

장수풍뎅이 등 7천수 도·소매



농장 출장학습·온라인 쇼핑몰 운영

“곤충산업 대중화 위해 더욱 노력”


귀농 성·공·사·례-스머프 곤충나라

“농사가 장난도 아니고, 수십년을 해도 잘 안된다. 쉽지 않다.”

귀농·귀촌에 큰 포부를 안고 농촌으로 뛰어든 네 남자에게 첫 만남부터 강력한 카리스마로 이들을 긴장시키는 마을 이장의 첫마디다.

바로 양준혁 전(前) 야구선수와 개그맨 양상국, 쉐프 강레오, 배우 강성진 등 네남자의 귀농프로젝트 이야기를 담은 TV 예능프로그램, ‘삼村 로망스’의 한 장면이다.농촌에서의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많은 시청자들은 우리나라 대표 농업대학인 한국벤처농업대학에 입학해 강원도 인제군 소치마을에서 농촌수업을 받으며, 농촌에서 이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와 함께 전달되는 실제 귀농·귀촌 스토리를 통해 조금씩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이처럼 귀농을 원하는 도시민들이 늘어나며 이들에게 귀농정보를 제공하는 ‘귀농귀촌종합센터’가 운영되는 등 귀농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예능프로그램이 한국벤처농업대학의 도움을 받고, 귀농귀촌종합센터의 운영 모두 귀농이 막연한 기대감과 안일한 준비만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귀농에 도전하며 갖은 어려움과 실패를 겪은 끝에 성공한 사례만큼 귀농 희망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것이 또 있을까? 이에 곤충사육으로 귀농에 성공한 ‘스머프 곤충나라’의 김진일(50)·권효창(35) 공동대표를 만나 그들의 귀농 이야기를 들어봤다.이미 각종 언론을 통해 곤충사육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사인 그들을 만난 곳은 남양주시 진건읍에 위치한 한 곤충농장이었다.

▲곤충사육에 뛰어들기까지

남양주시에서 나고 자란 김진일 대표는 비록 부모님께서는 농사를 지었지만, 정작 본인은 한번도 농사 경험이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1983년부터 용인과 화성, 안산, 양주 등 경기도 각지를 돌아다니며 자영업에 종사하던 김 대표는 부동산 개발 바람이 한창이던 2002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당시 정부의 토지거래허가 규제 등의 여파로 남양주 지역 부동산의 30% 이상이 줄줄이 문을 닫았고, 김 대표 역시 그 흐름을 피할 수 없었다.

결국 2년만에 부동산을 정리하고 그동안 다른 사람에게 임대를 주던 과수원을 직접 운영하기위해 배 농사에 뛰어들었다.

1.2㏊(3천600여평), 300주(株) 정도의 소규모로 농사를 시작했지만, 한번도 농사경험이 없던 그는 다른 과수원과의 경쟁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 대표는 “마침 당시 신문에서 앞으로 뜨는 산업으로 곤충산업에 대한 소개가 자주 나왔다”며 “가뜩이나 배 농사에 지쳐있던 때라 그 때부터 곤충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대표는 이내 아내 권영미(46)씨와 토목설계를 하던 처조카 권 대표와 함께 곤충사육에 뛰어들었다.

▲연속되는 고난, 쉽지 않은 도전

이내 과수원도 그만둔 그는 곤충사육에 도전하고자 했지만, 사육법부터 판매경로까지 무엇하나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설상가상 주위에도 곤충을 사육하는 농가가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

어쩔 수 없이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정보를 토대로 무작정 전국의 곤충농장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전문적인 곤충농장도 찾을 수 없었고, 그나마 찾은 농장들도 그들을 환영해주거나 노하우를 알려주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워낙 시장이 좁다보니 새로운 진입자에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그는 “심지어 농장 안 조차 못들어가게 하는 곳이 허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2008년 극적으로 화성시의 한 농장의 도움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과수원 자리에 애완곤충 체험학습장을 세우면서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등을 사육하는 곤충농장을 설립했다.

하지만 애완곤충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지 않다보니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애완곤충만으로는 안되겠다 싶어 식용곤충으로 시선을 돌렸다”며 “하지만 아직 굼벵이 등 식용곤충은 애완곤충보다도 사람들의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농촌진흥청과 도농기원 등 농업관계기관들조차 식용곤충에 대한 연구는 전무했다.

하는 수 없이 굼벵이 농장을 찾아 또 다시 전국을 헤맸다.

“굼벵이는 애완곤충보다 배우기가 더 어렵더라. 마치 큰 벽이 있는 것 같았다”는 그는 “그나마 몇몇 농장에서 배운 단편적인 정보와 인터넷 등을 통한 간단한 내용 습득 및 그동안 애완곤충을 키우며 익힌 방법을 토대로 3년여간 굼벵이 사육방법 연구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이후 2010년 도농기원으로부터 ‘시설개선지원자금’을 지원받아 2011년에 굼벵이 전용사육장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식용곤충 사육에 나섰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굼벵이 사업이 전망이 좋다는 소식이 있어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생각을 읽고, 틈새시장을 노렸을 뿐이다.

김 대표는 “불모지에 가까웠던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시기가 잘맞았다”라며 “굼벵이 사육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마침 여러 기관에서 식용곤충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굼벵이 사육농가 중에서는 가장 현대화된 시설을 갖추고 있고, 체계적으로 사육을 하다보니 다른 농장과 여러 기관에서의 견학이 줄을 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어려움은 존재했다.

아무리 생산을 해도 마땅한 판매처가 없었던 것이다.

김 대표는 “정말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느낌이었다”며 “애완곤충 판매 규모도 크지 않고, 식용곤충은 판매를 할 곳이 없으니 수익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시설을 매년 늘리는 등 재투자만 계속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스스로 판매처를 구할 수 밖에 없던 그들은 처음에는 생산한 곤충들을 기관과 지인들을 찾아다니고 각종 행사장에서 시식회를 펼치는 등 시민에게 무료로 나눠주며 직접 홍보에 나섰다.

인터넷을 활용한 고객 확보를 위해 블로그와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사육환경 등을 공개하며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이같은 노력 때문이었는지 마침내 조금씩 시장에서 반응이 왔고, 입소문을 통해 단골고객도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 곤충사육을 위해 뛰어다닌지 5년 만이었다.

▲식지않는 열정, 끊임없는 자기계발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들은 점점 늘어갔지만, 여전히 고정적인 판로는 없었다.

굼벵이 농가도 전국의 500여개 농가 중 이들처럼 제대로 규모와 시설을 갖춘 농가는 200여개에 불과했다.

경기지역에는 현재까지도 30개 농가가 채 되지 않는다.

식용곤충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권 대표는 “시장에 공급될 물량이 많아져야 대중화도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처음 곤충사육을 시작할 때부터 미래를 내다보고 꾸준히 준비를 해왔지만, 보다 전문적인 지식의 필요성과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 보급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바로 남양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그린대학교를, 권 대표는 도농기원이 운영하는 농업대학 내 경영과를 다니며 자기개발에 힘썼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지식을 그동안의 경험에 접목시키며 나름의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마침 2010년에는 곤충산업법을 통해 곤충사육도 농업으로 지정되면서 2012년에는 농진청이 선정하는 기술개발과제에서 우수과제로 선정되는 희열도 맛볼 수 있었다.

식용곤충 사육의 보급을 위해 지난해부터는 농진청과 농업대학, 도농기원 등에 마련된 귀농귀촌반에 강의도 다니고 있다.

권 대표는 “우리가 처음 곤충산업을 시작할 때 체계적인 배움을 받지 못해 겪을 수 밖에 없었던 노력을 새로 시작하려는 농업인들도 똑같이 겪게하고 싶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곤충산업의 대중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현재 스머프 곤충나라는 흰점박이 꽃무지 풍뎅이(굼벵이)의 대량생산을 통해 연간 1t을 생산하고 있으며, 연 7천수의 장수풍뎅이 사슴벌레류를 애완용으로 도·소매하고 있다.

또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농장내 및 출장학습을 운영하는 한편, 곤충에 대한 온라인 쇼핑몰(www.sfbc.kr)도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직접 귀농해보니 결코 만만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라며 “귀농을 희망한다면, 농사도 하나의 사업체라는 생각으로 굳은 결심과 많은 준비를 한 뒤 도전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전승표기자 sp4356@

/사진=이준성기자 oldpic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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