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종이
/신효석
향
싸던
종이는
향내가 나고
생선 싼 종이는 생선비린내 난다고,
하더라도
때론
생선비린내 종이를
맑은 강에
종일
띄우고 싶습니다.
맑은 물
머금은 종이에
석양도
잠시 머물면 좋겠습니다.
- <슬픈 근대>(심지, 2011)에서
좋은 냄새 나는 사람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야 인지상정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비린생선을 싼 종이처럼 비루하니 못내 서글플 따름입니다. 이 시에서 가장 맛 나는 대목은 ‘때론’입니다. 설사, 설령 우리 삶이 그렇다하더라도 어느 한때 맑은 강에 몸 푹 담그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민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