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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몽롱한 것은 장엄하다

 

몽롱한 것은 장엄하다

 


                                                 /이재무

 


나는 나무들에게

어느 날 의지가 생겨

직립 보행하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구 도심지를 휘젓고 다니며

자동차를 뒤 업고 빌딩을 뒤 업고

못된 생각에 골몰하는 나 같은 놈들을

패대기쳤으면 좋겠다

 


아아, 나무들의 반란, 나무들의 혁명,

그리하여 마침내 수목의 제국에서

인간이 나무의 수족이 되어 순종하는

거룩한 노예가 되었으면 좋겠다

 


-리토피아 봄호에서

 

 

 



 

인간도 따지고 보면 자연의 하나이겠으나 자연 속에서 본다면 참 답답한 존재일 수도 있겠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존심에 걸맞은 자연스러움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욕망을 숨길 수 있는 자연은 없다. 그러나 무모하게 자신만의 욕망을 위해 주변을 망가뜨리는 강력한 칼을 휘두를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니 이기적 욕망에 빠지지 않는 자연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가질 만하다. 말 없는 자연을 향해 겸허하게 고개를 수그리는 미덕이 사라진 지 오래다. 인간은 끝이 잘 보이지 않는 어디론가 무작정 가고 있다.

/장종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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