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돈(67) 이천시장 당선자는 개표과정 내내 새누리당 김경희 후보에게 뒤졌다.
새벽 4시쯤 패색이 짙자, 조 당선자는 캠프 관계자들에게 “이번에는 안 될 것 같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상황은 이때부터 반전되기 시작했다. 마지막 부발읍 투표함이 열리면서 조 당선자가 뒤집기에 성공한 것.
이천시민들은 이번 이천시장 선거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평가한다.
그리고 그 드라마의 주연배우는 조병돈 당선자라고 서슴 없이 말한다.
새누리당 공천탈락, 새정치민주연합 자격심사 탈락, 재심청구 후 구제, 유승우 국회의원 부인의 돈다발 사건, 역전승….
그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을 드라마로 만들면 아마 안방극장의 히트작이 되지 않을까.
평소 조 당선자에게 비판적이었던 지역의 한 인사는 “그간 치열하게 조병돈 시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왔는데, 공천탈락하는 모습을 보고 측은지심이 생겨 발벗고 도왔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언론인도 “조 당선자와 사석에서 대화를 나눈 적도 없고, 그저 먼 발치에서 지켜봤는데, 뭔가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같은 게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조 당선자는 24일 기자에게 “선거과정에서 이천지역이 갈기갈기 찢겨지는 등 분열, 대립양상이 심각했다”며 “이런 게 지역발전의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에 따라 조 당선자는 “대통합을 위해 앞으로 토론회와 함께 각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개최해 ‘하나 되는 이천시’를 만드는 데 온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직사회 인사와 관련해 “지금까지 8년 동안 능력위주의 인사를 해왔다고 자부한다”며 “이런 인사철학은 계속 유지될 것이지만, 상·하 관계에서의 품평도 감안하겠다”고 밝혔다.
조 당선자는 “앞으로 4년 동안은 시장으로서 이천시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무엇보다 14개 읍·면·동을 골고루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 기업과 일자리가 넘치는 경제도시를 완성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이를 위해 열악한 산업 기반시설 확충과 기업 유치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발로 뛰겠다는 각오다.
조 당선자는 또 “교통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접근성을 높이겠다”며 “내년 말 개통되는 성남∼이천∼여주 복선전철, 자동차전용도로 6공구 및 동이천나들목 완공, 이천∼충주 중부내륙철도 이천구간 조기 착공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조 당선자는 선거 때 시민들에게 약속한 최고의 관광도시 건설에 대한 입장도 내비쳤다.
사계절 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해 도자예술촌, 테르메덴 확장, 성호호수 승마단지 조성, 서희테마파크, 농업테마공원, 백사한옥단지, 목재체험관, 민주화공원 조성 등 관광 인프라 조성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
조 당선자는 끝으로 “이천시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이라는 원대한 목표 앞에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는 결코 분열의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시민 대통합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시민여러분께서 힘과 에너지가 한 곳으로 모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천=심규정기자 shim66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