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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예비신부를 잃은 남자의 아픔

 

2001년 월간 ‘문학세계’ 단편소설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후 매년 소설집을 출간하고 있는 조정희 작가의 10번째 작품.

하나는 전체이자 전체가 하나일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이 소설은 믿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우주의식’에 대한 사례를 소설을 통해 나타낸다.

소설에 등장하는 여훈은 방송국 연출자이고, 계영은 20년 전 계영과 선혜의 다큐멘터리, ‘선혜야, 약속해’에 출연한 취재원이다. 함께 출연했던 선혜는 계영의 예비 신부이자, 암환자다.

소설은 암으로 유명을 달리한 20대 젊은 여자 선혜와 홀로 남은 남자 계영을 통해 진정으로 사랑한 여자를 잃고 앞으로 혼자서 어떤 삶을 사는지, 그들이 왜 그렇게 살아야 했는지를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계영과 선혜의 만남 이전부터의 삶을 돌아보며 그들의 어린 시절 아픔과 짧은 만남이지만 진솔한 사랑, 외로움과 그리움이 불치병으로 인해 송두리째 달아나버린 일들이 가슴 아프고 답답하게 전개된다.

등장인물들 각자의 입장을 바꿔가며 그들의 성향과 처한 상황, 과거의 일들이 하나씩 베일을 벗겨내듯 이어지는 소설은 여훈이라는 다큐멘터리 연출가에 의해 하나씩 의문들이 풀리기도, 얽히기도 한다.

여러 작품을 해보았지만 예비 신부를 잃은 계영을 잊지 못한 여훈은 중간에 계영과의 짧은 만남 후 그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 그러던 중 노부부가 숲 속에서 단둘이 사는 모습을 촬영하게 되고, 그곳이 이전에 젊은 커플을 촬영했던 속리산의 그 집이란 걸 알게 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노부부의 모습에서 젊은 커플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의 행동이나 버릇, 밥 먹는 모습을 볼 때도 모든 게 그러하다.

젊은 커플이 노부부의 모습으로 환생한 것인가, 아니면 원래 그런 것인가. 작가는 소설을 통해 믿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우주의식, 즉 근본이며 시작이자 끝이고, 시작함도 끝남도 없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을 것이다./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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